국제대회 출전조건 통합이 낳은 구조적 모순, 태권도 품새의 정체성 위기
최근 전국체전, 아시안게임, 유니버시아드 등 국제 및 국가 단위의 종합대회에서 공인품새 선수에게 자유품새 역량까지 요구하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WT)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 같은 흐름은 '종합형 품새선수' 양성이라는 명분 아래, 공인품새와 자유품새의 경계를 사실상 허물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종목 통합의 문제가 아니다. 공인품새와 자유품새는 성격과 철학, 기술체계가 전혀 다른 운동이다. 공인품새는 전통적인 틀 안에서 절제된 움직임, 호흡, 균형, 기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정적인 예술'이다. 반면 자유품새는 아크로바틱과 고난도 점프, 회전 기술이 결합된 역동적 퍼포먼스, 즉 체조와 익스트림 스포츠에 가까운 영역이다.
말도 안 되는 통합… 현실은 부상의 연속
공인품새 선수들이 자유품새를 병행하기 시작하면서 부상의 위험은 급격히 증가했다. 평소 하지 않던 고난도 공중 동작을 연습하다 무릎 인대 손상, 허리 디스크, 발목 골절 등의 부상을 입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정적인 운동 특성에 맞춰 훈련된 신체가 자유품새의 격렬한 동작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다.
태권도계 한 관계자는 “공인품새 선수에게 자유품새를 요구하는 건, 마치 클래식 바이올리니스트에게 브레이크댄스를 시키는 것과 같다”며 “이는 기술의 융합이 아니라 정체성의 파괴”라고 지적했다.
세계적인 선수들마저 이탈… 경쟁력 약화 우려
문제는 이것이 단지 국내 이슈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제무대에서 활약 중이던 공인품새의 정통 강자들조차 부상의 위험을 우려하며 은퇴하거나 자유품새 연습을 포기하는 일이 늘고 있다. 이는 결국 세계 대회에서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태권도 품새의 위상과 전통성을 흔드는 결과로 귀결될 수 있다.
▲ 제105회 전국체전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선수들. 사진은 특정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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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새의 다양성은 존중하되, 강요는 문제
자유품새의 존재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유품새는 태권도의 창의성과 대중성을 확장하는 데 기여하여 왔다. 문제는 공인품새와 자유품새를 동일선상에 두고 선수들에게 모두를 강요하는 현재의 구조다. 이는 각 종목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선수 개개인의 안전과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태권도는 다양성과 전통이 공존하는 무예다. 그 다양성을 이유로 한 ‘억지스러운 통합’이 아니라, 각각의 분야가 존중받는 구조와 분리된 경쟁 체계가 지금 필요하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구조적 부조리를 더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
다양성은 존중하되, 강요는 독이다. 정체성 훼손 막기 위한 정책 재검토 시급
태권도 품새는 정제된 전통성과 기술적 완성도가 생명인 무예 종목이다. 세계 140개국에 보급된 공인품새는, 오랜 역사와 기술축적 위에 자리 잡아 왔다.
그러나 자유품새는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최근 도입된 퍼포먼스 중심 종목으로, 뚜렷한 선수층과 훈련 환경이 별도로 존재해야 한다. 이것이, 공인품새선수들에게는 많은 무리가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 제105회 전국체전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선수들. 사진은 특정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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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세계적인 선수들이 자유품새의 도입으로 인해 이탈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그들은 공인품새의 정통성을 지키고 싶어하며, 자유품새의 요구가 그들의 훈련 방식과 철학에 맞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 이는 태권도의 국제적 위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태권도 품새의 발전을 위해서는 공인품새와 자유품새의 구분을 명확히 하고, 각 품새의 특성과 훈련 방식을 존중해야 한다. 두 품새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해서는 각 품새의 본질을 이해하고, 선수들이 안전하게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결론적으로, 태권도 품새의 미래는 공인품새와 자유품새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선수들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태권도의 전통과 현대적 요구를 조화롭게 이끌어가는 것이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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