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포털에서 합기도를 검색하고 화면을 내리던 중 ‘유도, 주짓수에 비해 합기도가 무시받는 이유가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이 눈에 띄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보니 장난스러운 답으로 ‘형은 무시한 적 없다.’라는 답도 있고, 나름 진지한 답인 낙법, 무기술, 권법 등의 초등학생 위주의 수업 형태를 이유로 꼽는 사람도 있었다. 즉, 가장 핵심적인 것을 빼놓고 주변만 맴도는 것을 꼬집는 답변인 것이다.
그런데 엄밀히 따지면 낙법, 무기술 등도 초등학생 위주의 수련이 아니다. 정체불명의 쌍절곤, 기계체조 등이 진정한 어린이용 수업 형태가 아닐까. 이렇게 단(段)을 취득한 이들은 위협 상황 발생 시 제대로 된 술기 하나 구사할 줄 모르는 ‘멍텅구리 단’을 취득한 것이다.
우리는 무술 종목을 떠올리면 그에 맞는 동작도 함께 떠올린다. 태권도는 발차기, 유도는 메치기, 검도는 죽도, 택견은 리듬감 있는 품밟기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서 무예에 대한 관심이 조금 있는 이들은 주짓수라 하면 암바 등을 떠올린다. 그런데 합기도는 입식 관절 꺾기에 특화된 무예임에도 달리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이것은 그간 합기도 지도자들이 이미지 메이킹을 ‘합기도라 함은 쌍절곤, 기계체조’로만 대중들에게 노출해 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시기 강력한 술기로 대중들에게 어필해도 모자란 판국에 합기도를 대표하는 단체는 사이비 쇼를 보이며 합기도의 격(格)을 떨어뜨리고 지도자들은 이를 방관하고 있다. 앞으로의 합기도를 생각한다면 이제 대중들에게 ‘합기도란 무엇이다’라는 공식을 확실히 어필하여야 한다.
총협회 사무처장이 사이비 쇼를 벌이는 동안 태권도는 호신술 프로그램을 신설하여 관절 꺾기, 메치기, 낙법 등을 보이고, 합기도 수련 경력이 있던 모 무술의 단체장은 입식 관절 꺾기 지도 영상을 최근 들어 SNS에 눈에 띄게 자주 업데이트하고 있다. 핵심 기술을 놓칠 이 엄중한 시기에 단체는 엉터리 기술을 보이고 지도자들은 무관심인 것이다. 이것은 아주 큰 사안이다. 다음 세대를 위한 합기도가 없어질 수도 있는 큰일이다.
같은 관절을 꺾는 무예인데 한 종목은 종합격투기의 필수 장착 무예이고, 한 종목은 어린이용 무술로 폄하받는 현실. 기분 나쁘지 않은가? 태권도가 발차기, 품새 프로그램에서 줄넘기, 축구교실, 영어, 수학까지 병행하다가 왜 관절 꺾기, 메치기, 낙법까지 하겠는가? 여기서 합기도는 두 눈을 뜨고 가만히 앉아 시키는 대로만 작동하는 수동적인 무예로만 남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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