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군인들이 우리 군의 태권도 시범을 볼 때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동양 무예의 신비로움과 강력함일까, 아니면 화려한 서커스를 보는듯한 유희일까. 최근 군 태권도 시범이 ‘보여주기식’ 퍼포먼스에 치중하며 무예의 본질을 잃어가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현재 군은 입대 전 태권도 시범단 활동 경력자를 적극 모집하고, 부대별로 우수한 사범을 선발해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시범 트렌드는 지나치게 ‘트릭킹(Tricking)’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 미국에서 마루운동과 무술을 결합해 만든 트릭킹이 태권도에 도입되면서, 기계체조식 공중 회전과 화려한 발차기가 시범의 주류를 이루게 된 것이다.
물론 기계체조 동작이 청소년들의 흥미를 끄는 요소임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다. 본래 합기도나 특공무술 등에서 차용하던 연무 형식을 넘어, 이제는 트릭킹 기술 명칭을 태권도 용어로 억지로 편입시키거나 타 무예의 봉술·포박술까지 등장시키는 실정이다. 이는 태권도 시범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무예 수련의 본질인 ‘실전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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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태권도시범(사진출처: 연합뉴스)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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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전장 상황을 가정해보자. 공중에서 두세 바퀴를 회전하는 발차기가 격투에서 어떤 효용이 있겠는가. 반면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북한군의 무술 시범은 신체의 강인함과 인내력, 빠르고 정확한 타격과 메치기 등 ‘현실적인 강함’을 과시하는 데 집중한다. 민간 공연에서나 볼법한 화려한 퍼포먼스를 굳이 군 조직에서까지 경쟁적으로 보여줄 이유는 없다.
이제 군 태권도 시범의 패러다임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 태권도의 진정한 무기는 화려한 공중회전이 아니라, 빠르고 강력한 주먹지르기와 발차기, 그리고 상대를 제압하는 스피드에 있다. 오랜 세월 축적된 겨루기 기술은 실전 격투 상황에서도 충분히 위력적이다.
앞으로 창설될 인천국제공항 태권도 시범단은 이러한 변화의 기점이 되어야 한다. 공항을 찾는 세계인들에게 태권도가 단순한 ‘쇼’가 아닌, 강력한 힘과 정신을 가진 대한민국의 국기(國技)임을 각인시키는 정통 시범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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