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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왜 자세교정의자가 끊임없이 개발되는가?
[신성대의 혼백론 7]
 
신성대 주필(글로벌리더십아카데미 공동대표) 기사입력  2020/09/1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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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대 주필     © 한국무예신문

자세와 인격(人格) 혹은 국격(國格)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은 누가 설계했을까? 당연히 에펠은 아니다. 원래 에펠은 교량 전문 건설업자였다. 에필탑의 미학은 스위스 태생의 에펠사의 수석 엔지니어 케클랭의 덕이라 할 수 있다. 그는 탑의 하중 분배를 계산하는 엄청난 수고를 떠안아 탑의 형태를 정하는 결정적인 골조를 설계해낸다. 다시 그 원리의 시초에는 취리히의 해부학 교수이며 골격 구조 전문 교수인 헤르만 폰 마이어가 있다.

 

그는 오랫동안 대퇴골의 구조와 역할을 연구해 왔는데, 특히 대퇴골이 받치고 있는 그 윗부분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놀라울 정도로 견고한 채로 유지되고 있음에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그 뼈에서 이루어지는 역선을 따라 철골 교량이 설계가 된 것이다. 그러니까 에펠탑은 인간의 대퇴골과 그 위에 얹힌 척추뼈의 모양을 그대로 차용한 설계인 것이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세기 1:27-28)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실 때 구부정하게 빚지 않으셨다. 그래서는 만물의 영장, 만물의 리더가 될 수 없으니까.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건 직립보행이라고 한다. 유인원은 구부정했지만 차츰 바로 세워져 지금처럼 완전한 직립을 하게 된 것이다. 결국 이 바른 자세가 곧 인격(人格)’인 셈이다. 그러니까 먼저 자세가 똑바르다는 것은 인격을 제대로 갖췄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인체는 대략 60조 개의 세포의 결합체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206(신생아는 270) 뼈에 의해 인간다운 격()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그 뼈들은 돌탑처럼 차곡차곡 쌓아져서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뼈들끼리 체인처럼 서로 물고 있지도 않다. 모든 뼈는 막()으로 둘러싸여 있고 그 막들을 약 640(세세하게 나누면 850)의 근육들이 붙어 뼈들을 붙잡아두고 있다.

 

체육교육의 부실과 자세교정의자

 

이전부터 종종 있어 왔지만 한국의 신문이나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는 의자 광고가 많이 나온다. 일반 가구가 아닌 기능성 의자, 자세교정용 의자가 끊임없이 개발되어 광고를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한국 학생들의 휘어진 허리를 바로잡아주는 기능을 가진 의자라고 하는데 새 제품이 나올 때마다 히트(?)를 치는 모양이다. 헌데 이런 광경은 유독 한국에서만 보는 희한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잘 생각해보면 청소년용 자세교정의자를 만들어 선전하는 것도 좀 우스운 일이고, 부모나 교사가 학생들에게 책상에서 똑바로 앉아서 공부를 하라고 강요하는 것도 좀 억지스러운 일이다. 그런 잔소리를 수없이 들으면서도 말을 듣지 않아 자세가 구부정하거나 척추가 S자로 휜 학생들도 참 딱하지만 어쩌겠는가? 바로 앉고 서고 싶어도 그게 잘 안 되는 걸! 그렇다고 자세교정의자를 사주면 아이의 자세가 똑바로 세워질까? 아무려나 그런 의자가 없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그런다고 해서 온전히 자세가 바로 세워지지는 않는다. 기실 한국 청소년들의 비뚤어진 자세의 근본적인 원인은 딴 데 있는데 장님 코끼리 만지듯 제각각 처방을 하고 있다 하겠다.

 

학교 수업 중 의자에 바르게 앉는 학생을 찾아볼 수가 없다. 책상에 팔꿈치를 걸어 앞으로 구부정하게 엎드리거나 옆으로 삐딱하게 앉는다. 집에서는 더 심하겠다. 물론 수업 내내 그렇게 삐딱하게 앉았다 하더라도 몇 십 분만이라도 운동장에 나가 운동을 하면 몸이 풀려 골격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마련이니 문제될 것이 없다. 헌데 요즘은 점심시간이 되어도 학생들이 운동장에 나가 놀지를 않는다. 대부분 식사를 마치면 교실로 돌아와 책상에 엎드려 부족한 잠을 보충한다.

 

1970년대 우리나라 대학예비고사에는 체력장이라 과목이 있었다. 그 중 오래달리기 연습 도중 심장이 약한 학생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나자 폐지되었다. 이후 한국 중고등학교에서 체육은 별볼일없는 과목이 되고 말았다. 그 내용 또한 체육이라기보다는 오락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부실하기 짝이 없다. 그나마도 체육과목은 일주일에 겨우 한두 시간 흉내만 낸다.

 

골격은 근육이 둘러싸고 받쳐주어 유지된다. 해서 운동을 통해 척추를 둘러싼 근육을 강화시켜주면 등은 절로 곧추서게 마련이다. 운동선수에게 비딱한 자세로 수업을 한 시간 들으라고 하면 그게 지옥이다. 반면에 운동 부족으로 척추 둘레에 근육이 가늘고 약한 아이한테 똑바로 앉을 것을 주문하는 것 자체가 억지이다. 원인은 운동 부족인데 엉뚱하게 자세 탓, 의자 탓을 하는 것이다. 이러다간 결국 척추 깁스의자까지 나오겠다. 한국 사람들 진짜 웃긴다!

 

그 속에 간사한 것이 없도다

 

독립(獨立)! 한국인에겐 정말 귀가 따가운 단어이다. 이스라엘 민족이 애굽에서 엑소더스한 것도 압제에서 벗어나 독립하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종의 굴레를 끊어내고 뛰쳐나가 새로운 땅을 차지한다고 해서 바로 독립이 되는 게 아니다. 하나님 여호와께서 제 백성들에게 씌워진 멍에의 빗장을 부수고 바로 서서 걷게 하였지만 4백여 년 동안 굽은 등이 하루아침에 펴지질 않았다. 해서 광야를 40년 동안 이끌고 다니며 두려워 말고 담대하고 당당하라고 독려를 하여 바로 서게 하였다. 왜냐하면 바른 자세에서 주인의식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독립은 정립(正立)으로 완성된다.

 

글로벌 품격의 기본 뼈대는 신사도, 즉 기사도이다. 남녀노소 불문 사관생도처럼 바른 자세면 일단 리더로서의 기본은 갖춘 셈이다. 글로벌 매너는 당당함에서 시작한다. 당당하지 못한 겸손이나 온유는 곧 비굴이거나 자신 없음이겠다. 미국의 많은 하층민이나 이민 온 동양계 사람들이 주류사회에 편입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이 바르지 못한 자세에 있다. 경제적으로는 성공했다한들 인격적으로는 뭔가 부족할 것 같다. 해서 온전히 신뢰가 가지 않는다. 한 테이블에서 함께 식사하기가 불편하고 같이 서있는 것조차 거북하다. 세기의 여배우 오드리 헵번은 그의 자식들에게 보낸 편지글에서 아름다운 자세를 갖고 싶으면 결코 너 혼자 걷고 있지 않음을 명심하라.”고 하였다.

 

수께서 나다나엘이 자기에게 오는 것을 보시고 그를 가리켜 이르시되, 보라 이는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라 그 속에 간사한 것이 없도다. 나다나엘이 이르되 어떻게 나를 아시나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빌립이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을 때 보았노라.(요한복음 1:47-48)

 

자세가 곧 마음이다. 자세가 바르면 마음도 바르고, 마음이 바르면 자세도 바르다. 사람됨은 그렇게 매너와 품격으로 명확하게 표현되고 검증되어야 한다. 등 굽은 겸손이 아니라 바른 겸손, 바른 자세에서 적극적인 배려와 환대로 나가야 한다. 그리하여 멀리서 척 보고도 신사임을 알아볼 수 있어야겠다.

 

자세가 인격이다

 

프랑스의 모델학원에서는 워킹만 가르치지 않는다. 매너와 더불어 교양도 가르친다. 특히 시를 많이 외우게 한다. 외모도 중요하지만 영혼의 성숙을 더 중시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면 걸음과 온몸의 율동에서 시적 리듬이, 자세와 눈에서 내면의 지적 아름다움이 절로 배어 나오게 된다. 미모와 팔등신의 몸매만으로 모델 하는 것 아니다. 그 같은 소양을 지니지 못한 사람 눈에는 그런 게 안 보이지만 내공이 깊은 사람들은 워킹만 보고도 직감적으로 느낀다. 어떤 스타일의 옷이든 멋지게 소화해내어 영혼이 있는 모델이라는 소리는 듣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는 패션뿐 아니라 여타 예술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가령 시()를 아는 피아니스트와 그렇지 못한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비교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똑같은 곡을 연주해도 깊이와 감흥이 전혀 다르다. 철학이 없고 품격이 낮아서는 절대 글로벌 주류무대에 못선다는 말이다.

 

한국의 부모, 교사, 의사들은 청소년들의 공부하는 자세가 나빠 척추가 많이 휘었다고들 걱정하는 것이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그때마다 전문가들은 척추가 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온갖 처방을 다 내놓고, 가구회사에선 온갖 모양의 자세교정용 의자를 만들어 팔고 있지만 정작 바른 자세가 곧 바른 인격이라는 지적은 없다. 더욱이 언제나 앉은 자세만 나무랐지 선 자세에 대해서는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버스나 전동차를 기다리며 서 있는 사람들 중에 똑 바로 선 사람이 참 드물다. 비뚤게 앉는 사람이 똑바로 설 리도 없겠다.

 

바른 자세가 바른 인격을 만든다. 실로 바른 자세가 쓰임받는 인재를 만든다. 우리 옛 선비들도 지켜 온 인물 평가 기준, 신언서판(身言書判)의 첫 단추는 신(), 즉 바른 자세이다. 요즘 나라의 격이 많이 떨어졌다.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사람들의 자세가 바로 서야 나라도 바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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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9/15 [11:11]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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