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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精), 기(氣), 신(神)이란?
[신성대의 혼백론 14]
 
신성대 주필(글로벌리더십아카데미 공동대표) 기사입력  2020/12/21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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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대 주필     © 한국무예신문

천지인(天地人)? 아니다. 천지만물(天地萬物)이다! 인간은 그 천지만물 중의 하나일 뿐이다. 만물의 영장? 아니다. 미물 중의 하나일 뿐이다. 천지인 사상이란 인간의 건방이 만들어낸 편견일 뿐이다. 여기서부터 온갖 오류가 시작된다. 이런 기본 개념에서부터 편견을 가지게 되면 거기서부터 싹트는 모든 사유가 참될 리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다.

 

이처럼 인간이 철학을 하면서부터 만든 기본틀이 되는 개념들에도 미화된, 꾸며진 편견들이 덧쌓여져 있다. 누군가가 그럴듯하게 띄워놓으면 다음 사람은 이를 더욱 밀어 올려놓고 또 어떤 이는 여기에다 덧칠을 하고 향을 피워 흐릿하게 만들어 더욱 신비화시킨다. 그래놓고는 자신들처럼 특별한 자들만 그걸 제대로 볼 수 있다며 호구지책의 도구로 이용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수행자나 동양학 전공자들은 이런 식의 편견 때문에 공부 초입에서부터 허황된 신비주의로 빠져 평생을 그 틀(선입견)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그리하여 공부의 방법은 물론 심지어는 목적조차 헛되고 만다.

 

아무튼 동양철학에는 전통적으로 자칫 그러한 편견과 오류로 빠져들게 하는 개념들이 무수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천지인 사상도 그러하거니와 동물(인간)을 규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개념어인 정기신(精氣神)’ 또한 예외는 아니다.

 

대부분의 무예나 기공, 한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가장 기초적인 이 정기신(精氣神)의 개념을 착각하거나 잘못 알고 있는 데서부터 바른 길을 놓치고 있다. 예로부터 도교(道敎) 혹은 도가(道家) 류의 서적이 많이 전해오는데, 그 내용에는 합리적인 것도 있지만 대부분이 허황된 주장이어서 아차직하면 엉뚱한 길로 접어들기 십상이다. 과학문명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대에 남긴 기록이라 일단 의심을 갖고 철하게 대해야 한다.

 

()’이란 생물(식물이든 동물이든 바이러스이든)이 생명보전 하는 능력, 그리고 자기복제능력에 필요한 모든 것을 말한다. 음식, 공기, 물 등 개체를 만들고 유지하는 모든 것, 또 다음 세대를 위한 정액과 씨앗까지 모두 정()이다. 대개 공부한자들이 실수하는 것은 공기(空氣)에 기()자가 붙었다고 이를 기()로 해석하는 일이다. 물론 산소가 폐를 통해 핏속에 녹아들어 온몸에 공급되어 생명을 유지케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기()로 분류하면 다음 단계에서부터 곧바로 틀어지기 시작해서 영원히 바른 공부가 불가능해진다. 공기 자체로는 에너지가 되지 못한다. 그러니 몸뚱이를 유지하기 위한 영양소의 하나로 정()으로 분류해야 한다. 크게는 인체라는 틀 전체가 정()이다.

 

다음으로 ()’는 정()의 결과물이자 동반자다. ()의 흐름(이동)에서 기()가 나오고 기()는 다시 신()을 만들어낸다. ()는 정()을 인도하고 정()은 기()를 만들어낸다. ()이 없으면 기()는 고갈되고 기()가 끊어지면 정() 또한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가령 혈관이 끊어지거나 막히게 되면 정()이 흐르지(운반되지) 못해 오래지 않아 그 부분이 차게 식는다. ()가 끊어진 것이다. 반대로 신체의 어떤 부분이 차게 식어버리면 이번에는 혈액이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굳어버린다. (, )가 없으면 혈액(림프)의 흐름이 정지되고, 흐름이 멈추면 기()도 사라진다는 아주 왕초보적인 과학상식을 예전에는 그렇게 표현한 했었다.

 

과학용어로 기()는 에너지(energy)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합당하다. 에너지 역시 동양의 기()처럼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되었는데 열(), 운동, 전기, 전자 등등 그리고 동양처럼 감()조차도 에너지란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는 우주에 널리 존재하므로 당연히 모든 생물에게도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은 곧 혼(, 정신, 생각, 마음), 즉 대뇌(특히 신피질)의 활동의 결과로 나온 의식으로서 다른 어떤 것도 아니다. 만약 그 이상의 무엇을 신()으로 여기거나 추구한다면 이는 일단 정신이상으로 단정해야 한다. ()을 종교나 철학으로 승화(?)시키는 건 편견의 울타리 속에 자신을 가두는 일이다. 여기서부터는 얼음보다 차가운 냉정함으로 진실을 바라봐야 진리에 닿을 수 있다.

 

한자에서 ()’검을이 아니고 가물이다. 하늘이 너무 멀어 어둡고 거무스레하고 희끄무레한, 그러니까 가물가물하고 애매모호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인간은 간사한 건지 어리석은 건지 그같이 괜히 막연히 그럴듯해 보이는 것을 좋아해 잘 현혹(眩惑)된다. 오죽했으면 동양학을 현학(玄學)이라 했겠는가? 제발이지 현대 과학적 성과를 전적으로 신뢰해야 한다. 음식이든 지식이든 현()하면 삼키질 말아야 한다. 정기신(精氣神)을 단련한다는 건 요즘 말로 건강한 신체, 건강한 정신’, 그러니까 심신을 건강하게 한다는 말이다. 신선이 되는 법이 아니다.

 

인간은 예로부터 백()보다는 혼()을 더 고귀한 것으로 여기는 바람에 정()과 기()를 소홀히 여기고 신()을 단련하는데 몰두해온 경향이 있다. 요즘은 게임 등 오락에 미쳐 정()과 기()를 소진시켜 백()을 난감하게 만드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피곤함이란 백()이 혼()에게 보내는 신호다. 그걸 계속 무시하고 밤낮없이 강행군하다가는 큰일을 당할 수가 있다. ()이 더 이상 감당을 못하게 되면 백()과 혼() 사이의 연결을 뚝 끊어버리는 수가 있는데, 어느 부위가 끊어지느냐에 따라 자칫 급사할 수도 있다.

 

()과 기()는 전적으로 백()이 갈무리 한다. ()은 백()이 보내주는 에너지를 가지고 단지 감각인지능력과 운동근육을 통해 육신을 안전하게 유지하고 정기(精氣) 보전에 필요한 영양분(먹이)을 찾는 일을 담당한다. 기백(氣魄)과 용기(勇氣)가 필요한 것도 그 때문이다. 내장(內壯)해야 기백(氣魄)을 길러 외용(外勇)할 수 있게 된다. ()은 저장(), ()는 흐름(), ()은 날림()이다. ()로서 기()를 유도하고 다시 그로서 정()을 쌓겠다는 것이 그것이 양생술의 요체다. 단련법에는 크게 동공(動功)과 정공(靜功)이 있다. 동공이란 사지를 움직이는 근육운동을 말하고, 정공이란 정좌해서 호흡과 의()로써 기()를 운행하는 법을 말한다. 산책은 동공(動功)과 정공(靜功)의 중간쯤 되는 수행법이라 할 수 있다. 양쪽의 장점을 잘 살리면 현실적으로 매우 훌륭한 양생법도 되고 수행법도 될 수 있다.

 

요즈음 어떤 무리의 사람들은 신령스럽고 영험한 곳이나 지기(地氣)가 강렬한 곳을 찾아가 그것을 자기 몸으로 받아 깨달음이나 무슨 신통력을 얻고자 하지만 모두 허무맹랑한 미신과 다를 바 없는 짓이다. 그런 공덕(空德)을 좇아다니는 사람치고 정신이 올바로 박힌 사람 보지 못했다. 뭐 우주와 교감하고 합일한다는 둥,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해대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이 세상에 우주와 합일하지 않는 생물이 어디 있으랴?

 

벌레 한 마리, 풀 한 포기 살아가는 것조차도 우주와 합일하지 않고서 가능한 일인가? 그러니 우주와 합일하기 위해 수행한다는 둥 하는 뻥(착각)은 하루빨리 걷어치워야 할 것이다. 막말로 그렇게 우주와 합일해서 뭐할 건데? 호흡을 통해 우주의 기운을 들이마셔? 그러면 신선이 되나? 지구인이 우주인이 되나? 그곳에 앉아 기다리면 언젠가 외계인과 교신이라도 된다든가? 영생불사의 몸이 된다든가? 효험을 보았다고? 프라시보 효과에 지나지 않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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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2/21 [07:49]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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