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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사체험과 사후세계
[신성대의 혼백론 27]
 
신성대 주필(글로벌리더십아카데미 공동대표) 기사입력  2021/04/26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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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대 주필.     ©한국무예신문

이쯤까지 읽은 독자라면 필자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사후세계가 임사(근사)체험 중에 겪은 일종의 자기 환각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것이다. 사후세계, 윤회, 환생을 주장하는 종교인의 입장에선 무척 무례한 발언이지만 아무려나 그 핑계로 착하게 살자는 선한 의도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허나 그 주장 또한 논리적으로는 가당치가 않다. 착하게 산 사람은 천당 가고 악하게 산 사람은 지옥 간다는 주장 역시 억지에 지나지 않는다. 증명할 수 없는 헛소리인 줄 알지만 그렇게 믿어주는 것이 공동선을 추구하는데 도움이 되기에 허용되는 것이겠다.

 

예로부터 죽었다 살아난 사람들이 종종 있어 왔고 그들 중에는 저승세계를 다녀왔다고 증언하는 사람도 드물게 있었다. 심지어 분석심리학의 창시자 칼 구스타브 융과 같은 철학자들도 죽음 이후의 문제에 관심을 가졌었고(그렇다고 해서 사후세계를 증명하거나 인정한 것은 아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정신과 의사들도 임사체험을 통해 초월적인 영적 세계에 대한 의문을 풀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연구에 몰두했었다.

 

그들 중 일부 공통적인 증언도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죽음의 문턱에서 목격한 불빛의 터널이다. 터널(동굴)은 자궁으로 태아에서 자궁을 빠져나와 빛을 보게 되었을 때의 원초적인 기억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리고 또 어떤 이는 죽음이 다가오면서 평온한 상태가 되며 우주와 일체가 되는 느낌을 받았는데 곧 이어서 몸과 정신이 분리되는 유체이탈 현상이 일어났었다고도 한다.

 

뇌사에 의한 정상적인 죽음의 경우 후뇌의 기능이 가장 나중에 중지되었다가 가장 일찍 활성화되기 쉬운데, 이때 눈 운동 조절에 중요한 뇌의 기저부에 있는 상구와 시각 처리에 영향을 미치는 후두 피질이 갑자기 활성화되어 빛을 감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뇌의 다른 부분이 깨어나지 않아 사태를 판단 비교 분석이 불가능하고 근육을 통제해서 눈을 뜨고 바로 깨어날 수도 없는 상태이다. 그러니까 임사상태에까지 갖다가 의식이 차츰 돌아올 때 후뇌가 먼저 눈꺼풀을 뚫고 들어오는 빛을 느끼자 전두엽이 비몽사몽간에 그것이 혹여 이승과 저승을 관통하는 터널일지도 모른다는 생전에 학습된 정보(기억)를 끄집어내어 편집하기 시작한 것이리라.

 

, 어떤 원인으로 호흡이 중지되었다가 주변인들이 죽은 줄 알고 담요를 덮어주자 방바닥 온기로 굳었던 사지 육신이 풀리면서 숨을 쉬게 된 경우, 가족들이 울면서 주검을 붙들고 흔드는 바람에 다시 심장이 뛴 경우, 심지어 관에 들어갔다가 관이 흔들리는 바람에 심장이 뛰어 살아난 경우 등등 일시적으로 가사상태에 빠졌다가 살아난 경우도 있지만, 말이 임사체험이지 심한 가위눌림(수면마비) 상태에서 깨어난 경우도 적지 않다.

▲ 잉그마르 베르히만 《제7의 봉인》에 나오는 저승사자     © 한국무예신문

 

그들 중에는 일시적으로 마음이 아주 편안하고 담담하며, 육신조차 한없이 가벼운 듯한 신비한 체험을 하는 사람도 있다. 몸이 식어가면서 감각 등을 담당하는 뇌의 기능이 마비되고 일부 남은 의식(인식) 기능이 작동한 데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 상태에서는 감각은 물론 고통이나 공포, 두려움, 슬픔, 걱정 등을 생각하려 해도 떠올려지지 않는다. 신진대사가 멈추면서 그런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가 먼저 마비되어 작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감각인지나 생각(사유)도 에너지가 있어야 가능하다. 몸이 식어가는 만큼 생각도 느려지고 시간도 늘어지는 듯한 묘한 느낌이 찾아온다. 그래서 임사체험을 하고난 사람들이 죽음이 전혀 공포스럽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 옛날 로마인들이 목욕물에 몸을 담그고 손목을 그어 자결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생의 끝에는 자율신경이 기능을 멈추면서 혼백이 분리되어 의식이 공중에 뜬 듯한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 의지 없는 인식만의 경지를 맛보는 것이다.

 

 

저승길은 누가 안내하는가?

 

임사 중에 어떤 이는 혼()이 육신에서 빠져나가 누워있는 자신과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듯한 체험을 하는 수도 있는데, 이는 이미 몸이 굳어 백()이 휴지상태로 들어가는 바람에 아직 깨어있는 의식()이 백()으로부터 분리되어 일시적으로 느끼는 현상이다.

 

자기가 죽는다 사실을 인지하고서 가사상태에 빠지거나 의식이 깨어날 때에는 생전에 학습된 지식(정보)를 동원해 저승(사후)세계를 다녀오기도 한다. 이때 본인이 그리는 저승세계는 반드시 이전에 자신이 사후세계에 대해 품고 있던 상상력(정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가령 저승사자가 나타나는 장면에서 한국인이라면 드라마나 소설 속에서 보던 검은 도포를 입고 갓을 쓴 모습일 거고, 서양인을 데리러 온 저승사자는 해골 얼굴에 검은 후드를 뒤집어쓰고 자루가 긴 큰 낫을 든 이미지겠다.

▲ 잉그마르 베르히만 《제7의 봉인》     © 한국무예신문

 

또 불교신자라면 어디선가 염불소리가 들리고 극락과 같은 이미지를 그릴 것이고, 기독교인이라면 하나님의 목소리나 찬송가 같은 소리를 들릴 것이며, 십자가 모양의 빛의 인도를 받아 천당으로 가다가 돌아왔다거나, 또는 이전에 할머니로부터 들었던 죽은 조상의 인도를 받아 저승으로 가다가 어찌어찌해서 되돌아왔다는 둥 각자의 학습에 의한 저장 정보를 바탕으로 상상력이 만들어낸 동영상 이미지겠다.

 

또 사람이 죽을 때 청각이 오래 살아있어 죽은 후에도 주변인의 음성이 들린다고들 한다. 영 틀린 말은 아니다. 호흡과 심장이 멈추면 몸이 식기 시작하는데, 식는다고 해서 모든 세포가 일시에 다 죽는 것은 아니다. 장기 이식할 때처럼 세포는 생존활동을 멈추지만 한 동안은 완전히 죽지 않고 수면이나 질식 상태를 유지하다가 한참 후에 완전한 죽음에 이른다. 그러기 전에 인공호흡과 심장소생술로 혈액을 통해 산소가 공급되면 세포들이 다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죽게 될 경우 사람의 몸이 차츰 식어 가는데 당연히 신체의 바깥쪽에서부터 차가워질 것이다. 반면에 귀속은 약간 안쪽에 있어 눈에 비해 천천히 식는다.(따뜻한 방에서 침대나 베개를 베었다면 더욱) 따라서 청각기능이 시각보다 늦게까지 작동하게 될 것이다. 두뇌 내부에 온기가 남아 있으면 완전하지는 않지만 일부 지각기능이 가동되고 있을 수가 있다.

 

그러니 누군가의 임종을 지킬 때에는 심장이 멈추고 숨을 거뒀다고 해서 곧바로 함부로 대하지 말고 온몸이 다 식을 때까지 계속 찬송가나 불경을 읊거나 위로의 말과 덕담(?)을 해줘서 편안하게 천당이나 극락으로 들어가도록 도와줘야 한다. 죽는 이가 두려움 없이 희망적이고 평안한 믿음을 간직한 채로 영면하게 배려해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두뇌 속까지 다 식어 내부 신경기능이 완전히 멈출 때까지 그 상태로 지켜주는 거다. 비록 수십 초 내지는 수 분에 지나지 않는 짧은 시간이지만 죽는 사람에겐 그 순간이 곧 영원이다.

 

임사체험에서 깨어난 사람들의 증언이 공통적으로 비슷한 이유가 설명되었을 것이다. 그럼 다른 체험을 말하는 사람은? 깨어날 때 육신이 처한 상태에 따라서 임사체험의 상태가 모두 똑같을 수가 없다. 가령 몸(특히 두뇌)의 어느 부위에 먼저 온기와 산소가 공급되느냐에 따라 감각이 깨어나는 순서가 다르기 때문이다.

 

바닥이 찬 경우 혹은 따뜻한 경우, 주변에서 인공호흡이나 심장소생술로 살린 경우, 바로 누운 경우, 좌로 혹은 우로 누운 경우, 어두운 곳에서 소생한 경우 혹은 밝은 불빛 아래서 소생한 경우, 의식이 빨리 깨어난 경우 혹은 늦게 깨어난 경우 등등 그때마다 감각과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두뇌의 각 부분이 깨어나는 순서가 다르기 때문에 각자 다른 이미지 연상(환각 혹은 착각) 체험을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냥 자다가 깨어난 것처럼 아무 기억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편안한 상태에서 임사체험을 할 때에는 의식이 서서히 깨어나면서 이런 낭만(?)적인 체험을 할 수 있지만 급작스럽게 깨어나게 되면 백()도 동시에 깨어나 의식()이 미처 이런 연상(환각)을 할 틈이 없다.

 

분명한 것은 동양의 염라대왕 사자가 죽은 서양인을 데리러 간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사실이다. 찬송가를 한 번도 들어보지 않은 사람에겐 백번을 죽었다 깨어나도 천사가 마중 나오지 않는다. 이렇게 한번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빤하게 드러나는 것을 인간은 왜 부정하길 마다하고 오히려 신앙하는가? 고대로부터 신비한 것에 대한 경외심이 끊임없이 다음 세대로 학습되어 이어진 덕분이다. 저승이 없다면 죽음이 너무 허무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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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4/26 [22:09]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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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산 2021/04/27 [14:45] 수정 | 삭제
  • 저승이 없다면 죽음이 너무 허무하지 않은가? 글치요, 그렇고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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