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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귀신을 보는가?
[신성대의 혼백론 30]
 
신성대 주필(글로벌리더십아카데미 공동대표) 기사입력  2021/06/06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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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대 주필     © 한국무예신문

무속인, 종교인이 아닌 사람들 중에도 간혹 영(귀신)을 본다는 사람들이 있다. “당신 뒤에 누군가가 있다!”며 사람을 놀래키고 겁을 주는데, 그런 말을 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분 언짢아하며 무시해 버리지만 가끔은 !”하고 걸려드는 이도 있다. “정말이예요?” “어떻게 아셨어요?” 하고나면 이미 낚시바늘 삼킨 거다.

 

그렇게 되면 그 사람은 일시적으로 최면과 비슷한 상태에 빠진다. 놀라고 겁먹는 순간 두뇌의 다른 사유(의심, 비교, 판단)기능이 단순무지해져 모든 의식을 그 귀신(?)에 집중하게 마련이다. 그렇게 혼()의 기능이 마비되는 순간 변연계가 무장해제 되어 잠재의식이 수면(의식) 위로 드러나고 그 정보가 곧바로 상대방에게 전이감응 된다. 그러고 나면 얼굴 표정, 눈빛, 온몸으로 자신의 처지와 고민, 우울한 감정 등을 발산하게 되고 상대방은 그걸 고스란히 전이 받아 그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어 거의 동시적으로 맞장구를 친다. 그리고선 남편이 너무 섭섭하게 여기지 말라고 한다!”는 등등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나가듯 위로의 스토리텔링을 하게 된다.

 

상대방은 이미 냉정을 잃어 일부 사유 기능이 마비된 상태이기 때문에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게 된다. 그리고는 조급해지면서 저도 모르게 자신의 속마음을 빨리 전해서 그걸 죽은 이의 말로 변환시켜 듣고 싶어 자신의 정보를 선도적으로 내비친다. 그쯤 되면 이미 환자 스스로 스토리텔링(수다)을 한다고 보면 된다. 그걸 잘 포착하는 사람을 용하다 하는 것이다. 이런 일이 찰나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당사자 둘 다 공히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고 신통한 능력이고 신비한 체험으로 간주하여 의심할 생각조차 안한다.

 

물론 매번 그렇게 맞아 들어가는 것 아니다. 처음엔 백 명 중 한 병, 그러다가 차츰 경험이 쌓이고 본인의 감각이 예민해지면서 그 확률이 점점 높아진다. 무엇보다 사냥감을 고르는 능력이 발달된다. 낚시 오래 한 사람이 포인트를 잘 잡아내듯 그 짓도 계속 하다보면 저도 모르게 그런 사연(고민)을 가진 사람, 예민한 사람, 어리석은 사람, 씨알이 먹힐 사람, 전혀 먹히지 않을 사람을 골라내는 촉감이 발달한다는 말이다. 어차피 지나가는 사람 무작위로 열 명을 뽑아도 그 중 한 명 정도는 그와 비슷한 사연을 반드시 지니고 있다. 그들 중 만만한 사람 골라내는 일이다.

 

그에 비해 의료인들은 상담을 통해 객관적 자료와 비교해서 상대방 심리상태를 분석하고 진단한다. 한데 분석을 하게 되면 상대방(환자)도 절로 분석적이 되어 좀처럼 변연계의 마음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하여 상호 전이감응이 잘 안 된다. 분석을 하게 되면 대뇌 전두엽이 활발하게 기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변연계의 속마음(잠재의식)은 더 깊이 가라앉아버린다. 이럴 때에는 같이 산책을 하든가 공놀이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면 쉽게 마음 문이 열려 소통교감이 잘 된다. 분석적인 사유(의심, 경계, 판단)를 못하게 전두엽 기능을 딴 일에 집중하게 만들어 놓고 편한(부담 없는) 대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물론 필자는 귀신을 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귀신을 없다고 말해도 되는가? 드물지만 누군가가 귀신을 보았다거나 지금도 귀신을 자주 본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가? 아무려나 모두가 거짓일 리야 없다. 귀신을 보았다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 귀신이 보이는가? 보통사람은 안보이지만 수행(공부)을 많이 하면 보인다? 무속인이나 종교인이 흔히 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왜 보통 사람에겐 귀신이 안 보이는가? 귀신도 자기를 알아보는 사람 앞에만 나타나는가? 맞는 말이다.

 

귀신을 만들 줄 모르는 사람은 귀신을 볼 수가 없다. 해서 귀신을 본 사람이 또 귀신을 보게 된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귀신을 만드는가? 우선 귀신을 만들려면 귀신이 존재한다고 철떡같이 믿어야 한다. 그 믿음에 일말의 부정(의심)이 없어야 한다. 물론 그 믿음은 학습된 편견이자 선입견이다. 귀신에 대한 정보(기억)가 없이는 절대 귀신을 만들지(만나지) 못한다. 환각을 일으키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착각은 판단의 오류이지만 환각도 엄연한 뇌의 특이작용이다. 트라우마나 공포의 충격으로 미치거나 뇌작용을 콘트롤하는 훈련(수행) 없이는 환각을 일으키기가 쉽지 않다.

 

본격적인 수행이나 종교적 기원(치성)을 들이는 행위는 부분적으로 그 원리가 동일하다. 간절히 소원을 빌다보면 어느 순간 환각을 체험하게 되는데, 집중이 잘되는(신앙심이 깊은) 사람에게 쉽게, 그리고 빨리 온다. 하여 어떤 이는 그분의 목소리를 듣고 또 어떤 이는 그분의 환영(이미 입력되어 있는 이미지)을 보게 된다. 실제로 많은 종교가 이 방법을 이용하여 신자들을 모으고 통제하고 있으며, 그들 자신 또한 때때로 자기 신앙심의 진정성을 확보(재확인)하기 위해 이런 집중행위(수행, 기도)를 자원한다. 그리고 그 경험적 요령을 신자들에게 학습시키고 있다.

 

현실에서 없는 것은 없는 것이다! 없는 것을 실제로(실제처럼) 인식하는 것을 환각이라 한다. 한데 왜 그들에겐 이런 상식이 통하지 않을까? 환각(환시, 환청)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그 점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 환각이 맨 정신으로 처음 영화를 통해서 본 것보다 몇 십 배나 강렬하다는 사실을 이해 못한다. 집중으로 인해 두뇌의 판단하는 인식 기능이 휴지된 상태에서 당하는 일이라 그 놀람이 더더욱 강렬하다. 그리고 그 흥분과 전율이 너무 강해 혼()은 물론 백()에까지 깊이 각인되어 도무지 지우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이해 못한다. 그러니까 실감을 해봐야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다.

 

단 한 번이라도 그런 경험을 한 사람은 다른 어떤 것으로도 절대 그 존재를 부정하지 못한다. 존재가 자기의 부름에 응해주었다고 하는 선택(?)받은 기쁨을 절대 잊지 못한다. 해서 교회나 사찰에서 갖가지 수련회다 기도회다 부흥회다 하면서 신자들에게 그런 영성체험을 강요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신앙심을 확고하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렇다한들 아무나 아무 때고 체험할 수 없는 경험이기에 당사자에겐 더없이 소중하겠다. 자신의 신앙에 따라 그것이 깨달음일 수도 있고, 성령이 함께 한 신성한 축복(은혜)일 수도 있다. 따라서 귀신(혹은 신)이 있다는 말도 맞고, 귀신이 없다는 말도 맞다. 그렇지만 그 체험이 반()의식 상태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그가 본 것은 그가 신앙하고 갈구하던 그 분의 이미지나 음성이지 전혀 학습하지(기억되지) 않은 다른 어떤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을 갈구한 사람에겐 예수님이, 부처님을 갈구한 사람에겐 부처님이, 산신령을 갈구하던 사람에겐 산신령이 왕림하는 것이지 전혀 낯선 다른 귀신(이미지)이 찾아주는 건 아니란 말이다. 그 외로 나타나는 다른 이미지(이 또한 기억된 정보)의 환각은 모두 마귀로 자신을 시험하는 것이라고 단정한다.

 

 

()이라 하든, 귀신(鬼神)이라 하든 그것들은 분명 인간이 만든 가상의 가공품이다. 불교적 관점에서 보자면 신() 역시 또 하나의 상()에 지나지 않는다. 허상(虛像)이자 붙박이 화두(話頭)일 뿐이다. 석가나 예수가 그 따위 상을 만들지 말라고 했건만 몽매한 인간인지라 그것 없이는 도무지 집중이 안 된다. 허상일망정 붙들지 않으면 신앙하지 못한다. 그러니 그것들을 붙들고 진실을 볼 수 있을까? 지혜의 눈이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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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6/06 [21:04]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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