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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話頭)란 무엇인가?
[신성대의 혼백론 40]
 
신성대 주필(글로벌리더십아카데미 공동대표) 기사입력  2021/11/11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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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대 주필.     ©한국무예신문

사람은 일어서거나 움직이면 오감기능은 물론 모든 두뇌활동과 인체기관, 그러니까 혼백이 비상 가동되어 외부 인지(감시)와 그에 따른 분석판단실행에 집중하기 때문에 다른 잡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당연히 무념할 수가 없다.

 

일단 동작을 멈추고 편하게 앉으면 비상체제가 해제되는데, 이때부터 하릴없는 두뇌는 온갖 잡념(상념)을 떠올리게 된다. 잠들기 전까지는 멈추지 않는 이 두뇌 공회전을 멈추게 할 수 없을까? 다시 말해 생각을 아예 하지 않으면 감정(불안, 회의, 흥분, 분노 등)이 일어날 리도 없고, 편견이나 선입견들이 개입할 여지도 없어지지 않나? 가령 컴퓨터를 사용하다가 시스템에 오류가 잦으면 그때마다 일일이 원인을 찾아 고치는 것보다 아예 싹 지워버리고 프로그램을 새로 까는 것과 같은 이치로 이해하면 되겠다. 몇 십 년 살다보니 집안의 가재도구나 옷, 신발, , 문구, 식기, 우산등등 쓰는 것, 못 쓰는 것이 구석구석 처박혀 있어 그 상태에서는 도저히 정리할 엄두조차 안날 때, 새집으로 이사를 하면서 쓸데없는 잡동사니들을 모조리 버리고 꼭 필요한 것만 챙겨 들이는 것과 같은 이치겠다. 해서 일단 생각의 방을 깨끗하게 확 비워버리자!

 

무당이나 최면술사의 도움 없이 자기최면으로 의식활동을 조정해서 반()정지 상태로 만든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하여 먼저 혼(의식)을 한 곳으로 몰아가는 집중을 통해 여타 잡념이 일어나는 것을 막는 방법을 찾았다. 당연히 이도 쉽지 않아 궁리 끝에 개발된 것이 대상을 하나 정해놓고 그것을 붙들고 늘어지는 방법인데, 이른 바 화두다.

 

 정중동(靜中動)과 집중 훈련

 

선불교에서 선()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정진을 돕기 위해 사용하는 간결하고도 역설적인 문구나 물음으로 공안(公案)이라고도 한다. 글자대로라면 말의 실마리인데 실은 마음을 붙드는 실마리가 되겠다.

 

모든 선문선답에 빠지지 않는 것이 이 화두인데, 역대 중국 선사들이 남긴 화두들이 지금도 회자되면서 화두법(話頭法)을 설명한 책도 넘쳐난다. 그러다보니 참선 좀 했다하면 오도송과 함께 사리와 화두를 남겨야 족보에 오르는 전통까지 생겨났다. 그게 안 되면 인생상담 설법집이라도 남겨야 한다. 이렇게 화두가 마치 지혜의 실마리라도 되는 양 떠벌이다보다 보니 수많은 중생들이 그 속에 선사들의 깨달음이 숨겨져 있는 줄 알고 사리 찾듯 화두집을 뒤지는 진풍경까지 생겨났다. 결국 깨달았다는 선사들의 구체적인 수행법은 전해지지 않고 타고 남은 몽땅 향()막대들만 남았다.

 

화두는 공안(公案)이 아니라 공안(空案)이다. 문제(수수께끼)풀기가 아니다. 그냥 선생이 책상이나 칠판을 탕탕 두드리며 주목!”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잡담이나 장난 그만하고 집중하라는 말이다.

 

교사가 학생들을 수업에 집중시키는 데도 여러 가지 수단이 있듯이 화두도 수없이 많다. 기도, 주문, ()세기, 염주굴리기, 촛불, 호흡, 찬송, 장작패기, 마당쓸기, 걷기, 장지지기, 물긷기등등, 화두 아닌 것이 없다. 필자가 앞서의 책에서 다룬 산책도 화두가 된다. 아무려나 이런 화두는 화두집에 못 올라간다. 알 듯 모를 듯, 뭔가 들어 있을 듯 없을 듯한 짤막한 말씀이라야 존귀한 대접 받는다.

 

이처럼 시각청각촉각을 이용한, 대개는 아무 뜻 없는 단어나 짤막한 문장을 주어 반복해서 외우게 하는데, 간혹 풀 수 없는 수수께끼를 화두로 줄 때가 있다. 문제는 수행의 이치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스승이란 자가 아무 제자에게나 자기 방식의 화두를 던져주고 자기 방식대로 참선할 것을 강요하는 것이다. 사람마다 근기가 다를진대 초심자에게 알맞은 방식의 화두를 잘 골라야 한다. 가령 가뜩이나 두뇌가 뛰어나고 예민한 사람에게 난해한 수수께끼나 의미심장한 단어를 던져주면 그 인간은 그걸 풀려고 온갖 지식과 궁리를 총동원해서 낑낑댈 것이다. 그런 게 집중인 줄 착각한 것이다. 가갸거겨, 하나 둘 셋 넷 등 아무 뜻도 없는 걸 주문(만트라)으로 외우게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반대로 몸이 근질근질 혈기 넘치는 젊은이에게 앉아서 주문을 외우거나 염주나 세게 한다면 과연 얼마나 견디겠는가? 분명 딴 생각하거나 무기혼침에 빠질 것이다.

 

그렇게 집중에 성공하여 의식을 한 곳에 붙들어 매는 응념(凝念)이 잘되면 초입에만 화두를 붙들다가 나중에는 화두를 버려도 된다. 명상 도중 집중이 깨어지면 다시 화두를 붙든다. 조급하지 말고 계속 반복하다보면 나중에는 화두 없이도 집중이 잘 된다.

 

화두는 신주단지가 아니다. 당연히 중도에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단체로 수행하다보면 그게 쉽지 않지만) 시각적인 화두가 잘 맞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청각적인 화두에 집중이 잘되는 사람이 있고, 주문이나 수를 세는 것이 맞는 사람도 있으니 본인이 알아서 알맞은 것을 고르면 된다. 단 어떤 화두든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어야 한다. 어떤 것을 연상시키는 단어나 이미지(물건)만 아니면 된다.

 

필자의 경우에는 뭘 암송하거나 응시하는 것보다 호흡으로 시작하는 게 잘 맞는다. 정좌해서 호흡에 집중하다보면(처음엔 심호흡에서부터) 점점 가라앉아가다가 어느 때엔 벽시계 초침소리와 리듬이 맞는다. 그쯤엔 관자놀이(태양혈) 맥박도 초침소리와 거의 일치한다. 좀 더 가라앉으면 초침소리도 들리지 않고 호흡도 잊게 된다. (내공 수련할 목적이 아니면 애써 단전호흡 할 필요 없다.) 중도에 의식이 흐릿해지거나 졸리거나 답답해지면 크게 심호흡을 하여 추스린 후 다시 집중한다. 양양 낙산사의 홍련암 같은 암자는 바로 아래 파도가 일정한 간격으로 시계추 역할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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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11/11 [06:19]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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