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철 박사(재중대한태권도협회장)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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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수련인을 상등인, 중등인, 하등인으로 분류하고자 하는 근본적 취지는 태권도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심신수양 무도라는 추상적 의미를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화하고 이를 통해 다수가 평생 수련에 임할 수 있는 긍정의 동기를 부여하고자 함에 있다.
태권도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려면 첫째, 태권도 수련 목적의 깊이와 폭은 좀 더 심오하고 광대해야 하며 그리고 명확해야 한다. 둘째, 태권도 수련 중에 태권도에 내재된 형이상의 사상과 철학을 체득하고 이를 일상생활에 적용하며 살아가는 태권도인들이 많이 배출되어야 한다.
대한민국 태권도가 무너지면 세계 속에 태권도도 무너진다
대한민국 태권도의 미래가 불안하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태권도를 경시하여 수련하는 수련인이 극소수로 극감한다면 전세계의 태권도 수련인구도 아마 극감할 것이다.
이러한 암울한 기운이 전 대한민국을 뒤덮고 있는 것 같아 심히 불안하다.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의 도장에서 태권도 수련생이 줄어도 너무 줄었다고 하소연하는 사범들이 넘쳐나고 있다.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는 젊은 관장들은 한 대기업의 연구소에서 발표한 몇 년 내 없어질 직업군에 태권도가 포함되어 있다는 내용대로 태권도 도장이 전멸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한다.
대한민국에서 태권도 수련생을 늘린다는 것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생아 수를 늘리는 것보다 더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고 이대로 손을 놓고 뻔한 결과만을 지켜보고 있을 것인가! 위기는 기회라 했듯이 태권도 수련생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연구해서 찾아내야 한다.
모두가 동감하듯이 그 중 하나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에 국한되어 있는 태권도 수련생의 연령층을 중, 노년층에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인을 위한 현대인의 병든 심신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태권도 양생법과 심법에 관한 수련 방법을 널리 개발 보급해야 한다.
교회에 가고 불당을 찾아야만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태권도 수련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마음의 안정을 찾고 혼탁해진 심을 맑게 닦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적극 알려야 한다.
태권도 수련 동기를 부여해라
태권도가 성인으로부터 외면을 받는 것은 성인들이 원하는 수련 내용이 빈약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수련을 지속할 만한 동기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태권도 기술을 모두 습득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로 평생 수련한다 해도 결코 도달할 수가 없다. 태권도 품새와 겨루기를 완벽하게 구사하고 시범과 실전격투에도 능한 이를 본 적이 있는가?
인간의 신체적 기능은 세월의 한계라는 벽에 부딪혀 태권도의 기술적 성장은 어느 순간 멈추고 쇠퇴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태권도 기술 향상을 통해 수련동기를 지속적으로 부여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태권도 철학과 사상은 태권도 수련 동기를 지속적으로 부여해 줄 수 있는 묘약이 될 수 있다.
태권도 중등인이란?
태권도 중등인이라 해도 소수에 불과하다. 그것은 태권도 중등인으로 살아가는 삶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태권도는 공방의 기술 습득이 전부라 생각하고 수련한다면 당신은 태권도 하등인이다.
태권도 중등인이란 심신을 단련하는 무예인을 이르는 말이다. 여기서 心은 어떤 상태이며 身은 또한 어떤 상태인가?
태권도 중등인이라면 적어도 心과 身의 상태가 다음과 같이 유사해야 한다. 즉 身은 항상 태권도 수련으로 인해 강하고 늘 건강하고 청결하며, 게으르지 않고 부지런하며, 용기가 필요한 일에 지체없이 나서고 예의에 어긋난 행동은 극도로 자제하는 상태를 유지한다.
또한, 心은 항상 邪氣를 몰아내고 正氣를 받아들이려 힘쓰고, 뭇사람을 겸손하고 의로움으로 대하도록 心을 늘 경계하며,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생활태도로써 타인의 모범이 되고자 心을 신중히 하고 자신과 타인의 불의에 부끄러워하고 분노하는 心의 상태를 유지한다.
평소 생활 습관이 이와 같거나 이와 같이 행동하려고 애쓴다면 당신은 태권도 중등인이라 할 수 있다. 태권도 중등인의 기준이 이와 같으니 평소에 중등인에 속한 태권도인들 조차도 맞닥뜨리기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