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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노 회장, ‘7전8기’ 신화 쌓고 검도8단 입신 반열!
죽도 쥔지 50년, 7단 승단 17년 만에 최고령 合格…“여생 묵가 겸애사상(兼愛思想) 실천”
 
김영웅 기자 기사입력  2013/10/31 [09:59]
▲ 이국노(8단·68) 대한검도회 수석부회장. 
“지난 검도생활 50년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치면서 가슴이 울컥해져와 눈물이 납디다.”
 
기네스가 인정한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 중 하나인 검도 8단 시험에 고희(古稀)가 내일모레인 이국노(李國老·68) 대한검도회 수석부회장 겸 한국예도문화체육장학재단 이사장이 7차례의 도전 끝에 마침내 입신(入神)의 반열에 올랐다.
 
이 회장은 지난 10월 27일 충북 음성군 대한검도회 중앙연수원에서 치러진 「2013년도 추계 정기 중앙심사」 8단 승단심사에 합격했다. 68歲의 8단 승단은 이 회장이 최초이다. 또한 최고령 합격이기도 하다.
 
일본의 경우, 8단 승단은 1000명의 7단 검객이 응시해 6~7명만 겨우 합격할 정도로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처럼 어렵다.
 
검도는 초단을 승단하려면 2년을 수련해야 응시할 수 있다. 2단은 1단 승단 후 1년, 3단은 3년, 4·5·6단은 4·5·6년씩 각각 경과 후 응시가 가능하다. 7단 승단 후는 10년 이상 수련해야 응시할 수 있다.
 
이 회장의 이번 8단 승단 합격은, 7단(1997.5) 승단한지 17년 만에 이룬 것이다.
 
8단 승단은 적어도 40년 넘게 수련해야 응시자격이 주어진다. 또한, 격투기 중 유일하게 무작위 대련을 4차례씩이나 해야 하고, 진검교전, 본국검법, 학과시험도 치러야 한다.
 
심사위원 10명과 심의위원 10명이 지켜보는 속에 응시자들이 1차, 2차 시험을 통과하기란 여간 쉽지가 않다. 더군다나 심의위원 10명 중 8명이상이 동의를 해야만 합격이 이뤄진다. 하여, 연 1~2명 정도밖에 합격자가 배출되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 1명도 합격되지 않을 때도 있다.
 
국내에는 현재 8단이 30명 정도밖에 활동하지 않는다. 강원도, 제주도, 충청남도, 경상남도 등의 경우 현재 활동하는 8단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이번에 합격한 이 회장을 포함해 5명, 경기도는 3명뿐이다.
 
▲ 사진 왼쪽은 이국노(右) 회장이 지난 6번째 8단 승단 심사시 대련 상대로 함께 응시한 박용천 현 대한검도회 국가대표 감독을 맞아 대련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고, 오른쪽은 호구를 착용하고 심사에 임하는 이 회장의 모습이다. ©한국무예신문
 
지난 6차례의 승단 실패가 말해주듯 8단 승단 자체가 60歲를 한참 넘긴 고령의 이 회장으로서는 쉽지 않는 도전이었다. 무엇보다 젊은 검객들을 상대로 에너지 소비가 많은 대련(對鍊)을 펼쳐야 하는 현실적인 나이와 체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6번째 도전 때에는 무작위 추첨결과 대련 상대는 함께 응시한 현 대한검도회 국가대표 감독이었고 파워와 스피드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아쉬운 탈락의 쓴맛을 삼켜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은 자신의 8단 승단 의지를 꺾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무서운 도전의 집념을 불태웠다. 이종림(李種林) 대한검도회 회장이 그동안의 공적 등을 고려해 ‘명예8단’을 이 회장에게 제의했으나 그 자리에서 “NO!"라고 대답했을 정도였다.
 
이 회장은 이번 7번째의 도전을 사실상 자신에게 마지막 주어진 기회라 여기고 배수의 진을 쳤다. 응시에 앞서 ‘대한검도회 수석부회장 사직서’를 미리 작성, 주머니에 넣은 채 심사에 임했다. 심사가 오후 3시에 진행되는 데도 오전에 일찌감치 심사장에 도착해 마음을 가다듬었다. 긴장의 끈이 풀릴세라 점심마저도 굶었다.
 
이 회장은 이날 武人으로서의 최후의 일전에 임하는 ‘生卽死 死卽生’ 심정으로 나선 셈이다. 
 
50년 전 죽도(竹刀)를 처음 잡으며 검도에 입문한 이후 단 한 하루도 검(劍)을 멀리한 적 없었다고 한다. 
 
검도장을 운영해 보기도 했고, 선수로서 대만에서 열린 극동아시아검도대회에 출전해 3위 입상도 해보았다고 한다. 고단자(6단)로 캐나다 토론토에서 개최된 세계검도선수권대회 사회인 친선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는가 하면, 김포검도회 회장 시절엔 김포초·중학교 검도팀을 창단하며 후진양성에 진력하기도 했단다. 검도 관련 책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닥치는 대로 찾아 모으며 공부를 했다는 이 회장. 수집한 병서(兵書)만 400여권에 이른다.
 
▲ 자료사진. 이국노(맨 우측) 회장이 40대인 1991년 고단자(6단)로 캐나다 토론토 세계검도선수권대회 사회인 친선경기에 출전했던 모습.     ©한국무예신문
 
그런가 하면 이런 일화도 있다. 2010년 3번째 8단 승단 심사 때였다. 대한검도회 수석부회장이었지만 협회 내에서 평소 입바른 소리로 미운털이 박힌 연유였는지 대련할 때 상대방으로부터 집중 타격을 당한 것이다. 전치3주 진단이 나왔고, 이 회장은 3개월여 동안 끙끙대며 속병을 앓았다. 억하심정에 그 진단서를 심사·심의위원 모두에게 보내보기도 했단다.
 
여하튼, 그렇다. 동(動)하면 통(通)한다고 했던가. 7번째 도전 때 마침내 심의위원 10명 중 9명이 이 회장의 합격에 동의했다. ‘7전8기(七顚八起)’의 또하나의 신화(神話)가 만들어진 순간이었다. 그렇게 최고령 8단 승단이라는 위업과 기염, 그리고 감동의 결과물이 만들어 진 것이다.
 
이번에 이 회장이 보여준 도전과 극복, 의지와 집념 등으로 엮어낸 감동의 휴먼스토리는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무예계 후학들에게 ‘7전8기’ 오뚜기 아이콘으로 자리하며 고진감래(苦盡甘來)의 또 하나의 본보기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이 회장은 충북 진천 출생이다. 한양대 공대를 졸업했으며, 한국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 이사장, 한국플라스틱자원순환협회 이사장,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한국플라스틱기술연구조합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현재 ㈜사이몬·(주)지주·(주)유화수지 회장으로 있으면서 지난 2011년엔 전통무예의 표준화 사업, 무예인 장학사업, 원로무예인 포상 지원 사업 등 무예계 지원을 목적으로 한국예도문화체육장학재단을 설립해 남다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요 훈·포장으로 산업포장, 산업동탑훈장, 대통령 표창 등이 있다.

▲ “이젠 여생을 묵가(墨家)의 겸애사상(兼愛思想)을 좌우명으로 삼고 살 것입니다.” 이국노 대한검도회 수석부회장 겸 한국예도문화체육장학재단 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8단 승단 합격 미담을 이야기 하며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한국무예신문
 
가족으로는 부인 윤선경 씨, 자녀로는 이민영(고려대 교수) 이현상((주)지주 사장) 이현필(육군 소령) 씨가 있다.
 
이 회장은 이번 8단 승단을 계기로 자신이 지금껏 써왔던 검명(劍銘) ‘묵호(墨虎)’를 ‘묵선(墨仙)’으로 바꾸겠다면서 “묵가(墨家)의 겸애사상(兼愛思想)을 좌우명으로 삼고 겸손하고 사랑하며 배려하고 베풀면서 나머지 인생 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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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10/31 [09:59]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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