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중국도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지능형 핸드폰 덕분에 실시간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소식들을 어디서건 실시간 검색할 수가 있어 자기 집 들여다보듯 훤하게 세상을 수시로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그 중에서도 한류의 영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요즘에 우리나라의 정치나 사회에 유난히 관심이 많아서 한국과 관련된 기사를 꼼꼼히 챙겨서 읽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이유로 이번에 한국에서 일어난 세월호의 참사로 인해 일부에서 조성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물러나라”는 한국 내 여론에 대해 가끔 필자에게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 중에는 대통령을 바꾸자고 떠들 수 있는 우리나라의 정치를 신기한 듯 바라보는(부러워하지는 않음) 사람들이 대부분이며 정말 바꿀 수도 있는지 물어보기도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실컷 돈 들여서 뽑아놓은 대통령을 왜 자꾸 물러나라 외장치는 것일까? 정당한 선거를 통해서 뽑아놓은 노무현 대통령 임기 때도 물러나라 그러더니만, 그 뒤를 이은 이명박 대통령 때도 그랬고, 이번에는 박근혜 대통령도 물러나라 떠들고 있으니 말이다.
이처럼 대통령을 뽑아 놓기만 하면 잘 못한다고 물러나라 난리를 치니, 도대체 잘하는 일인지 못하는 일인지 여간 씁쓸하고 개운치 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찌됐든, 대한민국 국민들 다수의 지지를 얻어서 뽑아놓은 대통령이니, 설령 행정수행 능력이 심히 무능하고 모자라서 쳐다보기만 해도 울화가 치밀어 심장이 울렁거리더라도 헌법에 보장된 임기 5년은 다 채우고 물러날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이 바로 우리가 잘못한 투표로 인해 벌어진 불행한 결과에 대한 일말의 책임 있는 당연하고 합당한 자세가 아닐까 싶다.
하여간에 이런 웃지 못 할 상황들이 대한민국에서 반복적으로 전개되는 것을 전적으로 대통령 한 개인의 무능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우두머리를 바로 뽑는 법그러니까, 대통령 선거 시 우리 모두는 인사부장이라는 중요한 위치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격도 없으면서 자기는 할 수 있다고 막무가내로 떠들어대는 사람 말만 믿고, 신중치 못하게 막중한 자리에 앉혀 놓고서는 이제 와서 인사를 잘못한 자신의 무거운 책임은 완전히 무시한 채, 무능한 사람만 일 못한다고 윽박지르고 욕하는 것만이 옳은 일인지 곰곰이 따져 보자는 얘기다.
언제나처럼 우리는 그 인물이 도대체 어떤 일을 해 왔으며 어떠한 비전(Vision)을 가지고 있는지, 향후 맡을 임무에 대한 일의 수행 능력은 제대로 갖춘 사람인지 등등 그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남들이 그렇다고 하니까 그런 줄만 알고 부화뇌동(附和雷同)해서 나라의 우두머리를 뽑는 대통령 선거에 참여해 왔던 것은 아닌지 통철하게 반성해야만 하는 것은 아닌 가해서 해본 말이다.
인류역사를 보면 동양과 서양을 불문하고 우두머리를 뽑는 것은 그 무리의 명운과 직결되는 문제였기에 늘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속해 있는 고대 동양에서는 우두머리의 자격여부를 논할 때는 언제나 인격과 인품을 최우선 자리에 놓고 보았다. 해서 공자는 윗자리에 사람을 앉힐 때는 반드시 심성이 바르고 정직한 사람을 앉혀야 한다고 했던 것이다.
이는 심성이 바른 인격과 인품을 소유한 상관만이 비뚤어진 직속 부하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잘 이끌어 갈 수 있어 궁극적으로는 백성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태평성대(太平聖代)의 세상을 펼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옛날의 현자들은 군왕의 바른 심성이 삐꺽하는 순간 신하들까지도 덩달아 부패해 지고 연이어 온 나라의 백성들이 도탄(塗炭)에 빠져 결국에는 나라의 존망이 백척간두에 놓이는 암울한 상황들을 지난 역사의 발자취를 통해서 무수히 보아왔기에 정치의 최고 윗대가리인 군왕의 심성이 바른지를 늘 경계해 왔던 것이다.
바른 인격과 인품이란 단순하게 착하고 순진한 것만을 나타낸 것이 결코 아니다 고대 군왕이 갖추어야 하는 올바른 심성을 바탕으로 한 고귀한 인격과 인품이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마음만 착해서 신하의 말을 잘 따르는 순한 군주를 말하는 것이 절대 아니었다.
군왕이 갖추어야 하는 올바른 인격과 인품이라고 하는 것은 다름 아닌 군왕은 인생 최고의 가치를 백성이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두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그래서 올바른 왕도를 행한 군주는 백성과 관련된 정치, 경제, 교육, 문화 등 모든 방면에 걸쳐 두루 박식하고자 늘 책을 옆에 두고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백성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정치를 행했던 것이다.
이렇듯 군왕의 인격과 인품이란 늘 백성을 위해서 공평무사한 선정을 베풀 수 있도록 자신의 마음을 시시각각 경계하여 지나치도록 독려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군왕이란 자리는 늘 고단하고 피곤한 자리이며, 자신을 늘 괴롭혀야만 하는 무거운 자리였던 것이다.
또한, 이러한 군왕 밑에는 언제나 그를 본받아 군왕이 선정을 베푸는데 조금의 누가되지 않도록 늘 자신의 나태함을 경계하며 철저하게 단속하는 현명한 신하들이 있었다.
하지만, 조선의 역사를 살펴보면 알 수 있듯이 그처럼 무거운 짐을 끝까지 짊어진 군왕은 많지 않았으며, 그럭저럭 대충 흉내를 내려고 하는 군왕들은 많았다. 그 중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조선 중종(1488-1544)이었다. 중종은 연산군의 패악한 폭정에 시달린 신하들에 의해 옹립된 군왕이었기에 한 때나마 누구보다 군왕으로서의 고귀한 인품과 인격을 갖추려고 노력했던 사람이었다.
해서 중종은 도학(道學)을 통해 군왕의 심성을 다스려 조선에 군자의 나라를 세우고자 하는 이상을 품었던 신진 사대부 조광조(1482-1519)를 훈구세력의 견제대안으로 발탁해, 조광조로부터 도학과 군왕의 도리를 들으며 심취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고귀한 인품과 인격을 갖춘 군왕이 되기가 어디 그리 쉬운 일이었든가! 그래서 그 무겁고 힘든 뜻을 채 4년도 넘기지 못하고 조선의 보기 드문 현자(賢者)라 일컬어지는 조광조를 가차 없이 죽임과 동시에 그 버겁던 짐도 훌훌 털어 버렸던 것이다.
이처럼 올바른 인품과 인격을 갖춘 윗대가리가 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수장이란 책임의 무게는 지위의 크기와 정비례하기 때문에 높은 지위에 앉을수록 그 자리가 요구하는 인격 수양에 따른 인격과 인품의 질 또한 높아져 그에 따른 고통과 수고의 무게는 더욱 중해지게 된다. 이토록 자신이 자신의 육체와 정신에 끊임없이 가해야만 하는 감시와 통제의 압박으로부터 더욱 철저하게 단속할 수 있는 자(者)라야만이 무난히 수장의 역할을 완수 할 수 있었기에 역사적으로 그리 많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윗대가리라는 자리가 요구하는 인격과 인품의 잣대가 아무리 엄격하더라도 여기에 충분히 만족 시켜줄 수 있는 수장들의 재목(材木)들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어왔다. 단지 우리가 그동안 너무 소극적인 자세로 앉아서만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기에 그들과 함께 할 수 없었던 것뿐이었다.
요즘도 주위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단체의 수장들을 뽑는 선거를 들여다보면 옛날 막가는 군왕과 같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픈 개꿈에 젖어 기웃거리는 자들이 많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선정을 베풀기 위해 한시라도 고귀한 인격과 인품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늘 자신을 혹독하게 채찍질하는 선왕과 그를 따르고자 하는 현명한 관리 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이들만이 윗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하는 정당하고 합리적인 사회의 기풍이 정착될 수 있도록 이제부터라도 우리 모두가 열의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행동을 취해야 할 때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