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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는 왜 답답할 수밖에 없는가?
스포츠형 머리와 더벅머리의 리더십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기사입력  2014/06/29 [05:10]
▲ 신성대 주필     ©한국무예신문
스포츠형 머리라는 게 있다. 하지만 요즘은 운동선수들조차 이 스포츠형 머리를 기피하고 있어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깍두기’ 조폭형 머리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한국에선 더벅머리가 스포츠형 머리를 대신하고 있다. 심지어 마라톤 선수들조차 머리를 펄펄 휘날리며 뛴다. 2014년 월드컵 한국대표팀 감독과 코치진을 비롯한 선수들 모두 앞머리를 길러 이마를 가리고 있다. 스포츠형이 아니라 K-pop형이라 해야겠다.
 
운동선수가 연예인들처럼 어려 보이게 하려고 앞이마를 가리다니 체면이 영 아니다. 혹 그 내면에는 운동선수로서의 열등의식이 자리하고 있는 건 아닌지? 스포츠맨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지지 못한 건 아닌지? 하여 연예인이 그들에겐 선망의 대상인가? 진정한 개인주의도 모르는 선수들의 개성을 존중해준다는 것이 그만 어쭙잖은 스타의식만 심어준 결과겠다.
 
깻잎머리 더벅머리 CEO는 없다
 
머리와 마찬가지로 모자 역시 스포츠형이 있다. 모자의 앞 챙(Brim)이 길게 나와 있는 캡(Cap)타입이다. 운동선수는 물론 젊은이들과 군인들이 이런 모자를 애용한다. 이런 모자를 쓰면 무의식중에 앞을 주시하게 된다. 해서 저돌적이고 공격적으로 보인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 철모가 살짝 그랬다.
 
사람은 뭘 유심히 볼 때 절로 손으로 눈썹 위를 가린다. 역으로 앞머리로 앞을 가리는 사람은 전방만을 주시하는 버릇이 생긴다. 기마병의 말들이 앞만 바라보게 좌우 눈에 가리개를 대주는 것도 그 때문이다. 대신 귀족이나 신사들은 챙이 사방으로 나 있는 둥근 햇(Hat)타입 모자를 애용한다.
 
축구나 농구같이 팀 전원이 혼연일체가 되어야 하는 운동선수들에게는 전 방위적인 시야 확보가 절대적이다. 하여 전 동료와의 교감, 상대 선수 전원에 대한 즉각적인 좌표인식은 물론 상대 팀 선수들 간의 소통 메시지까지 동물적 감각으로 읽어내야 한다. 굳이 고개를 돌려 살피지 않고서도 자동적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말이다.
 
눈과 입만큼은 아니지만 사람의 이마도 표정이 있다. 그리고 눈이나 눈썹이 원활하게 소통 교감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헌데 더벅머리가 이 부분을 가리는 바람에 소통을 치명적으로 방해한다. 엄폐물로 애써 눈을 감추는 모양새다. 그러니까 캡 모자를 쓰고 공을 차는 꼴이다.
 
정면에서 마주 주시하지 않으면 소통이 잘 안 된다. 해서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동료와 교감하고 적을 살피는 버릇을 가지게 된다. 그게 잘 안 되면 손짓, 몸짓, 고함까지 동원하게 되는데 이런 건 모두 적에게 노출되고 만다. 더구나 앞 더벅머리가 모자의 앞 챙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 선수가 어디를 보고 누구와 사인을 주고받는지 거의 자동적으로 적의 레이더망에 걸리고 만다. 따라서 머리를 기르려면 앞뒤좌우로 다 기르든지 아니면 스포츠형으로 짧게 깎는 것이 유리하다.
 
▲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전에서 4:2로 완패하고 나오는 한국 대표팀. 하나들같이 더벅머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소한 차이가 승부를 가른다
 
게다가 한국 선수들은 하나같이 목을 앞으로 내밀고 있어 다음 움직임까지 상대 선수들이 쉽게 예상해낸다. 바른 자세가 그래서 중요하다는 말이다. 유니폼 역시 멋만 부리지 말고 처음 접하는 상대 선수들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전후가 헷갈리는 스텔스 디자인으로 할 필요가 있다. 독일팀 유니폼을 유심히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월드컵 본선에 오른 팀들 간의 실력 차이란 미미하다. 그런 미세한 것들이 판단에 착오를 부르고, 그것이 실수로, 골로 연결되는 것이 축구다. 그런 걸 재수 혹은 운(運)이라고 한다.
 
앞머리로 이마를 덮는 것은 남들과 터놓고 소통하기를 거부하는 심리적 표현이다. 당연히 상대도 그렇게 인식하게 된다. 그 무엇보다 스스로 어리게 보이고자 하는, 성장을 두려워하는,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미성숙 발달 장애나 사회적 자폐로까지 진단할 수도 있다. 시야가 좁은 사람은 당연히 사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그들에게 다양한 전술이니 전략이니 하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한 주문이다.
 
게다가 투지나 야성마저 찾아볼 수 없는 태극전사들. 청소년 팀인지 K-pop 팀인지 구분이 안 가는 헤어스타일. “오빠!” 소리가 그렇게 듣고 싶은가? 짐승들도 싸울 땐 갈기털을 바짝 세운다. 이왕 머리를 스포츠형으로 깎아 빳빳하게 세우고 두 눈 부릅떠서 당당하고 위협적이게 보여도 모자랄 판에 적 앞에서 애송이처럼 보여서야 이미 심리적으로 지고 들어간 것이 아닌가? 감독이나 선수나 도통 기본이 안 되어 있다. 연예인 따라하라고 정장 입으라는 것 아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더벅머리를 한 감독이 한국 말고 또 있던가?
 
▲ 2014월드컵 한국-벨기에 감독 ©연합뉴스     ©

국가개조는 정권이 아닌 국민 개개인의 몫
 
어느 한군데만 썩는 사회는 없다. 한국축구대표팀의 더벅머리 답답함이 곧 어쩌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답답함,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다. 앞머리에 숨어 눈만 빠꼼히 뜨고 거울만 쳐다보며 “거울아, 거울아!”하는 젊은이들의 미래는 더 암담하겠다. 기실 한국이 그동안 이룩한 정치적 경제적 성과도 냉정하게 말하자면 차근차근 쌓아온 실력이라기보다는 남 따라 우리도‘하면 된다’는 투혼의 결과였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 투혼마저도 찾아볼 수가 없고 또 그것으로는 한계에 이르렀음을 세월호 침몰과 월드컵 축구에서 확인했다. 예전처럼 선수들더러 삭발투혼을 강요할 수도 없다. 그러니 선수는 물론 시민 개개인이 더없을 만큼 디테일해지는 수밖에는 길이 없다 하겠다. 그렇게만 해도 시스템은 굴러간다.
 
국가개조? 기실 그건 쿠데타 용어다. 그러니 정부더러 국가를 개조하라고 보채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공무원개조고 국민개조여야 맞는 말이겠다. 아무튼 국가개조라 하든 국민개조라 하든 그건 정권이 아니라 국민의 몫이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자리에서 제 분수를 지키고 염치를 갖추는 것이 곧 국가개조고 국민개조다. 한국축구, 승패를 떠나 스포츠맨다운 모습이라도 갖췄으면 한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말이다. 그래야 다음이라도 기약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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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06/29 [05:10]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박만엽 14/06/29 [09:13]
축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였습니다. 좋은하루되세요. 수정 삭제
월하태 14/07/01 [17:09]
예리한지적 감사합니다..내부터 머리 깍을게요 ~ 수정 삭제
유소안 14/07/03 [09:31]
정말 답답한 글이네요. 수정 삭제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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