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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예 서적(武藝書籍)의 여전히 서글픈 자화상(自畵像)
 
이호철 박사 기사입력  2015/06/18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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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철 박사     ©한국무예신문
대중적인 무예(武藝)에 대한 인기(人氣)와 관심(關心)에서 볼 때 각 무예의 수련(修鍊) 이론(理論)이나 방법(方法)뿐만 아니라 그것에 대한 호기심(好奇心)이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지식의 습득(習得)이나 정보(情報)를 구하기 위해 무예 관련 서적을 찾는다.
 
가령 ‘무술영화 마니아들은 과거 이소룡의 영화에서의 발차기는 성룡을 거쳐 이연걸을 통해 어떻게 변화(變化)되었는가?’ ‘그들이 사용하는 발차기나 호신술(護身術)은 한국의 주요 무예인 태권도, 태껸, 또는 합기도와 어떠한 상호(相互) 관련이 있는가?’ ‘액션 영화촬영을 위해 컴퓨터 그래픽에 사용되는 무예들은 어떠한 것들이 있는가?’ 등과 같은 지식과 정보를 찾으려고 하거나 호기심(好奇心)을 가진 사람들이 무예 관련 서적코너에 가면 기대감(期待感)은 실망감으로 바뀐다.
 
왜냐하면, 무예 관련 서적 코너를 차지하고 있는 대부분(大部分)의 책들은 각 무예의 기술들을 단순히 사진이나 그림만을 나열해 놓고 관련된 기술의 과정(過程)의 설명 없이 간략(簡略)히 언급(言及)만 하고 있을 뿐이다.
 
또는 무예이론서들은 각자의 무예에 담겨있는 내면적(內面的)인 철학(哲學)이나 정신적인 깨달음에 관한 내면적․이론적 내용들을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으로 설명(說明)하고 있다.
 
예를 들면, 건강(健康)에 대한 관심이 늘어남에 따라 태극권이나 기공체조 같은 건강과 양생(養生)을 도모(圖謀)하는 건강무예가 각광(脚光)을 받기 시작하자 관련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어떻게 수련을 시작하는지에 대한 개괄적(槪括的)인 설명보다는 외국서적이나 고전에서 그대로 발췌(拔萃)한 것 같은 난해(難解)한 용어와 어려운 한자들을 풀어 놓아 책을 실용적으로 읽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대학의 태권도학과 교수들이나 태권도 연구학자들이 태권도 수련과 관련된 건강과 태권도사상이나 철학이 담긴 양질(良質)의 논문이나 서적들을 출판(出版)하고 있는 바람직한 현상(現象)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무예서적들은 아직까지도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이고 어렵게 쓴 관계로 전문적(專門的)인 지식(知識)을 갖추지 못한 일반인들이 읽기에 어려운 것이 작금의 무예관련 서적들의 현실이다.
 
무예관련 서적들은 일반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경제, 경영, 심지어 문학 분야까지도 쉽게 쓰는 상황에서 왜 난해하고 모호한 내용들을 고집(固執)하고 있는가?
 
최근에 태권도에 관한 책을 쓰고 출판한 한 교수의 말에 의하면 아직 학문적으로 충분한 자질과 기초가 성숙하지 않은 무예학계에서 책을 쉽게 쓰면 무시(無視)를 당하기 때문에 어려운 내용을 씀으로써 그러한 비판(批判)을 피하고 공부하지 않는 무예관계자들에게 경각심(警覺心)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라고 성토(聲討)하였다.
 
이러한 주장에 공감(共感)을 하면서도 필자(筆者)는, 무예라는 분야가 신체적인 활동부분을 정신적으로 표현하기가 힘든 측면(側面)이 있고, 꾸준한 무예 수련을 통한 풍부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이것을 학문적으로나 이론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전문가들의 부재(不在) 또한 누구나가 활용할 수 있는 쉽고 명확한 내용의 책을 쓰기가 힘든 무예 분야의 세계의 특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쉽고 명확(明確)하게 쓴다는 것은 글을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쓰려고 하는 작가의 노력이 필요하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가장 경계(警戒)하여야 하는 것은 잠재적(潛在的)으로 나타나는 학문적 내세움(오만함)을 든다. 특히 국내외적으로 석사나 박사공부의 힘든 연구 과정을 경험한 사람들은 이에 대한 성과와 보상 심리가 자기가 얼마나 박식(博識)하고 난해한 전문적인 논리적인 글을 독자에게 보여주려고 하려는 강박관념(强迫觀念)으로 작용하는 것이 상아탑(象牙塔) 세계에서의 부작용적인 속성(屬性)이다. 간단한 써도 되는 글의 쓰고자 하는 내용을 어렵게 쓰려고 하는 의도(意圖)로 가져간다.
 
또한 글의 내용을 작가 자신의 지적인 평가(評價), 즉 작가의 주관적(主觀的)이고 편견적(偏見的)인 관점에서 평가하려는 경향(傾向)으로 인해서 일반인들도 이러한 내용들을 이해할 것이라는 독단적(獨斷的)인 생각에 빠지기 쉽다. 따라서 알기 쉽게 써도 되는 내용을 어렵게 표현하는 과오(過誤)를 쉽게 범한다.
 
가령, 무예를 신체적(身體的)으로 표현(表現)할 수 있는 문화로서의 ‘신체문화’라고 표현하는 대신에, ‘무예는 인간이 이성(理性)을 가진 동물보다 우월한 존재로써 신체적인 활동을 우주의 삼라만상의 원리에 맞추어 하나의 소우주로써 표현하고자 하는 인간의 고유의 정신과 철학이 깃든 신체로써 표현할 수 있는 예술이요 문화이다.’라고 쓴다면 글 쓰는 이는 이 내용에 대해서 독창적(獨創的)이란 자위감(自衛感)에 빠질지는 모르나 읽는 사람에게는 의미가 포괄적(包括的)이고 모호해서 뚜렷한 의미 파악(把握)이 힘들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글 쓰는 사람의 쓰고자 하는 내용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의 부족(不足)이나 경험의 부재(不在) 등을 들 수 있다. 예를 들면 무예 수련에 필요한 실질적(實質的)인 발차기 기술에 대해 글을 쓸 때 제대로 발차기 수련을 해보지 않았거나 짧은 수련경력만 있는 사람들은 기존의 관련 책들을 짜깁기하거나 관련이 없는 철학적 사상을 접목(椄木)시켜서 이론적(理論的)이고 추상적(抽象的)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수련하지 않거나 겨루기를 해보지도 않고, 더욱이 지도 경험이 없으면서 발차기의 종류만 나열(羅列)하고 그에 대한 특성의 묘사(描寫)는 불가능한 것인데 이러한 부실한 내용들이 담긴 무예서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반면에 발차기 위주(爲主)로 운동을 한 사람은 다른 손동작과의 조화 및 비교적(比較的)인 설명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또한 무예의 오랜 수련을 통해 정신적(精神的)인 수양(修養)이나 교육적(敎育的)인 효과(效果)를 직접 체험을 하지 못한 사람이 글을 쓸 때는 무협지 같은 무예 고수인 어느 특정 인물에 치중(置重)하고 다른 서적에서 종교적이나 철학적인 사상을 접목시켜서 설명함으로써 감동적인 글을 이끌어 낼 수 있지만 글을 읽는 일반적인 생활을 하는 독자들과는 거리가 멀고 이해하기가 힘들고 실행하기에는 엄두를 못 내는 내용으로 인해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합기도 관련 책의 집필(執筆)을 위한 목적을 위해 지난 수십 년간 국내외 서점에서 무예관련 서적을 구입해 온 필자와 같은 무예서적 구입 마니아들은 몇 년 전부터 서점에서 무예서적 내용들에 있어서 지각변동(地殼變動)과 같은 큰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게 변화를 가져온 것은 기존의 태권도, 유도, 검도, 합기도 등과 같은 종목별 근대무예 관련 서적들 중심에서 UFC 또는 주짓수 같은 책들과 유명한 격투기 선수들에 의해 쓰인 종합격투기 관련의 책들이 무예서적의 섹션을 거의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가령 UFC 유명선수들의 힘든 수련 과정이나 경험을 담은 전기문적인 책들이 등장(登場)하고 있고 주짓수나 유술적인 기술들이 단계별로 선명(鮮明)한 동작들을 보여주는 사진들과 기술에 관해 자세하게 설명하는 내용들, 그리고 동영상을 담은 DVD가 부록화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저자와 사진에서 시범(示範)을 보여주는 동양무예인들은 사라지고 새롭게 서양인들로 채워지고 있어 이제 동양무예라는 용어(用語)가 무색해질 정도이다.
 
필자가 80년대부터 지금까지 목격(目擊)하고 있는 미국이나 호주 또는 동남아지역의 국제서점에서 영어(英語)로 여전히 꾸준하게 출판되고 있는 동양무예 분야는 아이기도와 가라데 또는 사무라이 문화 등과 같은 일본무도 관련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나마 태권도의 세계화(世界化)의 영향(影響)으로 한국의 태권도 관련 서적들도 포함하고 있는 것이 다행이었다. 그런데 주목할 사실은 대부분의 책의 저자들이 한국인이나 일본인 무예지도자들이 아닌 서양의 무예지도자들이 주류를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작년에 미국의 한 서점에서 우연(偶然)하게 발견한 한 영국인 무예연구가가 쓴 「The Way of The Warrior」의 책을 발견하고 신선한 큰 충격(衝擊)을 받았다. 그 책은 특정한 무예나 무예가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각 나라에 있는 무예들의 종류들에 대해서 국가의 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 그 무예들을 현지의 구체적인 사진들과 함께 상세히 설명하는 마치 무예백과사전과 같은 책이었기 때문이었다.
 
저자는 이 한권의 책을 집필하기 위해 수년간을 세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무예들을 체험하고 왜 그러한 무예가 생겨날 수밖에 없었던 그 나라의 국민들의 신체구조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와 생활방식까지도 연구(硏究)하고 분석(分析)하는 엄청난 노력과 인내의 결실이었음을 필자는 그 책을 읽으면서 절감(切感)했다.
   
물론 영어로 쓰기에 서양인들의 책 출판이 더 용이(容易)하다는 측면을 이해는 하더라도 이제 동양무예의 우수한 기술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무예를 연구하고 분석하는 주체들이 서양인들이 대세(大勢)를 이룬다는 사실에 대해서 우리는 동양무예의 수련뿐만 아니라 무예관련 책의 집필의 위치와 수준에 대해서 반성(反省)하고 자각(自覺)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의 무예서적의 내용은 다양화(多樣化)되고 현실화(現實化)되어 가는 추세(趨勢)이다. 기존의 주 내용들인 역사성이나 철학적, 기법적인 내용에서 벗어나 최근 관원의 감소(減少)와 수련 연령층의 다양화에 실패한 일선의 태권도 관장들의 어려운 도장 운영의 타개책(打開策)으로 기존의 전통적인 도장 운영, 즉 운동위주의 지도 방식에서 벗어나 현대 사회에 맞는 교육지도법, 도장 경영의 체계화(體系化)나 마케팅을 위한 새로운 형태(形態)들의 서적들도 출간(出刊)되는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 이를 상업적이라고 비판하기에 앞서 전업(專業)으로 하는 도장경영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의 무예문화의 측면에서 한국 현대 사회의 무예계의 현황(現況)을 반영(反映)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출판되고 있는 무예 관련 서적들은 급변하는 정보화, 세계화 시대에도 불구하고 가장 변화와 발전이 느린 분야임을 알 수 있다. 여전히 사진이나 조잡(稠雜)한 그림들로 묘사된 나열식 기술적인 내용이나 현대 사회의 생산적인 생활과 거리가 먼 무예의 종교적(宗敎的) 관점(觀點) 같이 윤리(倫理)와 도덕적(道德的) 가치(價値)를 논하는 난해한 철학적 내용들로 포장된 무예 서적들로 인해서 서점의 구석진 한 코너에서 독자들의 관심을 여전히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무예서적의 여전한 서글프고 안타까운 자화상(自畵像)임을 성찰(省察)하고 더 업그레이드되고 발전지향적인 무예서적의 출판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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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6/18 [22:42]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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