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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괘 사상’과 ‘태극7장’의 뜻을 재해석해보며…
이제 품새 수련을 한 단계 높여서 해야 할 때이다
 
이송학 박사 기사입력  2015/08/06 [22:10]
▲ 이송학 박사     © 한국무예신문
현 국기원 품새 제작자들은 당대 최고의 태권도 지식인들이었다.
 
무술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라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닐 것이다. 자신의 몸을 지키고 이익을 얻기 위한 기술은 역사의 흐름과 함께 발전해 왔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맨손 무술은 고대 이집트의 것으로 기원전 19세기 전·후에 조성된 베니하산 제15호 고분의 벽화에 각종 레슬링 기술이 묘사되어 있다.”(남유리, 2014)
 
한국의 경우 역사적 전통성을 확보한 가장 오래된 맨손 무술은 수박에서 권법으로, 다시 택견으로 이어지는 계보를 이은 태권도 이다. “초창기 태권도는 형(型)위주로 수련이 이루어 졌고 1962년 11월 11일 실시한 최초의 공인승단심사에서는 평안형, 철기형, 십수형, 장권형, 공산군형, 관공형, 오십사보형등을 심사종목으로 삼아 가라데 기술체계를 그대로 답보하였고 최홍희가 50년대 말 창안한 창헌류중 계백, 충무, 을지, 삼일형 등도 최홍희의 영향력으로 포함 되었다.”(강원식외, 1999)
 
1967년 대한태권도협회가 제정한 품새가 반포되기 전 전국 일선 태권도장에서는 가라테형 중심의 외래형을 수련하였고 군에서는 최홍희가 제정한 창헌류형 등이 보급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태권도협회는 독창적인 품새 제정의 필요성을 절감하여 각 관에서 품새제정위원을 추천 받아 65년 품새제정위원회를 구성하여 착수하였다.(이경명, 2005)
 
8개의 팔괘품새와 9개의 유단자품새를 제작한 위원은 곽근식(육사교관), 이영섭(송무관), 이교윤(한무관), 박해만(청도관), 현종명(오도관), 김순배(창무관) 였으며 추가로 태극품새를 제작할때 참여한 위원은 배영기(지도관), 한영태(무덕관) 등이었고 이종우는 품새제정시 감수를 맡아 총괄하였다.(김우규외, 2005) 
  
당시 품새 제작에 참여한 위원은 각 관을 대표하는 최고의 태권도 지식인들이다. 품새에 주역을 접목시켜 제대로 내공을 쌓은 자(者)만이 동작의 뜻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교묘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태극기에 내재된 만물의 근원이라는 태극을 차용하여 태극품새에 정통성을 확보하였고 품새를 처음 접하는 수련생에게 두려움과 거부감을 없애고 친밀감을 높인 점엔 놀라움을 갖는다. 그러나 주역(周易)에 어두운 작금의 태권도 지도자가 오묘한 팔괘사상이 의미 부여된 품새의 뜻을 파악하기엔 교본에 실린 설명이 미비하여 품새에 담긴 뜻을 모른 채 모양만 표현하는 형국이다. 

이는 스승과 생활을 함께하며 전수과목을 거쳐야 제대로 배울 수 있다는 도제식교육(徒弟式敎育)방법과 스승이 제자에게 문자에 의하지 않고 입으로 진리를 전해주는 구결(口訣)교육방법의 영향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표1) 태극7장의 뜻 설명은 다음과 같다.
 대한태권도협회교본 (1972)  국기원교본 (2006)
 “태극7장은 간(艮)을 의미하는 것이며「간」은 산을 상징하고 산은 육중함으로 멈춘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7장에 있어서도 육중한 힘과 동작을 하나하나 끊어 절도 있게 멈추는 것을 생명으로 구성하였다. 동작상에 상급자를 질적으로 높이기 위해 진도를 갑자기 올렸으며 동작에 처음부터 범서기를 넣은 것은 차기와 동작의 이동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기본이 된다.”  “태극7장은 팔괘의 간(艮)을 의미하며 산을 나태하고 육중함과 굳건하다는 뜻을 지닌다. 태권도의 빨간띠가 되면 흔들리지 않는 수련의식과 기술습득으로 인한 힘의 무게를 지닐 수 있다. 동작이 다양하므로 연결성에 중점을 두어 수련해야 한다. 태권도 2급의 과정이다.”

위에 기술한 태극7장의 교본 내용을 정리해 보면 태극7장은 ‘단단하고 투박하며 무거운 느낌의 힘으로 동작을 하나하나 끊어 멈춰가며 강하고 안정되며 절도 있게 해야 한다.’ 필자는 태극7장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하여 품새 제작자들이 참고했으리라 추정되는 팔괘의 7번째 괘인 간(艮)사상 분석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다음과 같은 근거 자료를 조사하였다.
  
'태극이란 우주 만물이 생긴 근원인 본체이다. 즉 하늘과 땅이 아직 나뉘기 전의 세상만물의 원시(元始)상태를 말한다. 태극이 만물을 생성하는 양극의 2대 생명인 음·양으로 변하고 음과양의 작용으로 사상(四象)이 되며 사상(태양, 소음, 소양, 태음)이 건(乾), 태(兌), 리(離), 진(震), 손(巽), 감(坎), 간(艮), 곤(坤의 팔괘(八卦)라는 천지만물의 기본적 소양으로 또다시 변한다.(이기동, 1991)' 라고 하여 태극품새가 무술의 근본이며 최고라고 설명하고 있다.
 
복희가 창안한 우주구성의 틀인 팔괘를 이해하기 쉽게 재구성해 보았다.
 
표2) 팔괘의 상징 재구성
 태극품새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팔괘명  건(乾)  태(兌)  리(離) 진(震)   손(巽)  감(坎)  간(艮)  곤(坤)
 자연현상  하늘
(天)
 연목
(澤)
 불
(火)
 우뢰
(雷)
 바람
(風)
 물
(水)
 산
(山)
 땅
(地)
 인체  머리
(頭)
 입
(口)
 눈
(目)
 다리
(足)
 허벅지
(股)
 귀
(耳)
 손
(手)
 배
(腹)
 성정
(性情)
 씩씩하다
(健)
 기쁘다
(悅)
 빛나라
(麗)
 움직이다
(動)
 들어가다
(入)
 빠지다
(陷)
 그치다
(止)
 순하다
(順)
 (안경전, 2015 「甑山道의 眞理」참고하여 재구성)
 
태극 품새에는 팔괘의 명칭이 함의하는 사상성, 의미성, 상징성등 기술적 내용이 집약되어 있으며 심오한 철학 사상을 담고 있고 각 품새는 독창적이며 고유한 품새자체의 내재적 가르침을 담고 있다.(이경명, 2005) 
 
먼저 태극 7장에 담긴 팔괘의 뜻을 해석해 보았다.

표3) 태극7장에 접목된 팔괘사상의 의미 부여동작 해석
 7번째 괘  연관된 동작
(국기원, 2006)
 뜻 해석
 ① 팔괘명 : 간(艮)  (25) 왼손으로 상대를 잡아끌면서
   오른발 내디뎌
   주춤서기
   몸통옆지르기
 ‘艮은 끌다’ 의 뜻이 있기에 상대방을 왼손으로 잡아끌면서 옆지르기를 해야 정확한 동작의 표현이다.
 ② 인체 : 손(手)  ①③바탕손몸통안막기
⑤⑥손날아래막기
⑦⑨바탕손몸통
    거들어안막기
⑮⑱두 손을 펴고 팔을 뻗어 상대의 머리를 잡아
(24)왼한손날 몸통옆막기
(25)상대를 잡아끌면서

 국기원 교본 상 태극7장은 25개 동작 중 10개 동작에서 손을 사용하여 태극품새 중 가장 많은 손기술을 사용하는 품새이다.

*실제론 13개동작에서 손을 사용한다.
(11)보주먹
(21)(23)표적
 ③ 성정 : 그치다  (止)  ⑪보주먹
 흙이나 돌로 작은 성처럼 둑을 쌓아 적의 공격을 방어하는 작은 성 堡(보)이다.
나의 대표적 공격수단인 주먹을 성으로 감쌌으니 상대에게 공격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주어 이쯤에서 싸움을 그치자는 뜻으로 상대방 존중의 겸손(겸양)을 뜻하는 전통적 예법이라 추정 한다.
 ④ 자연현상 : 산(山)  ⑫⑬가위막기
⑭⑰몸통헤쳐막기
⑮⑱무릎치기
⑯⑲엇걸어아래막기
(25)주춤서기 몸통옆지르기
 ‘싸움을 그치자는 뜻을 상대에게 전했으나  수용거부 후 재공격하였으므로’ 동작을 단단하고 투박하며 무거운 느낌의 힘으로 한 동작 한 동작 끊어 멈춰가며 강하고 안정되며 절도 있게 방어와 공격을 해야 한다.
(교본내용 재구성)
 
현재 국내 11,600여개 태권도장에서의 수련 체계 중 품새가 차지하는 시간적 심리적 비중이 가장 높으리라 본다. 이는 국기원 승품(단) 심사에서 2개의 품새가 필수 과목이고 국기원에서 실시하는 각종 연수과정 중 품새가 차지하는 비중이 제일 높으며 각종 품새대회가 활성화 되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제 품새 수련을 한 단계 높여서 해야 할 때이다. 품새 제작자가 의도하는 품새의 뜻이 어느 동작(군)에서 나타나며 각 동작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가 연구되어야 많은 사범들이 올바른 품새 수련을 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는 필자의 생각과 의도가 태극 7장의 뜻풀이를 시작으로 ‘작은 소리 큰 울림’ 이라는 종소리 역할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참고문헌
강원식, 이경명(1999) 태권도 現代史, 보경문화사
국기원(2006) 태권도교본, 오성출판사
김우규외3인(2005) 태권도 품새의 이해, 동아대학교 출판부
김홍경 편역(1993) 음양오행설의 연구, 신지서원
남유리 번역(2014) 속·중세 유럽의 무술, (주)에이케이 커뮤니케이션즈
대한태권도협회(1975) 태권도교본, 한밤의 소리사
신성대(2006) 무덕(武德), 東文選
안경전(2015) 甑山道의 眞理, 상생출판
이경명(2005) 태권도 품새론 /사상·품새·원리중심/ 도서출판 상아기획
이경명(2009) 태권도가치의 재발견, (株)語文閣
이기동 역(1991) 주역이란 무엇인가, 여강출판사
이만수(2008) 팔괘장, 지혜의 나무
 
_ 필자인 이송학 박사는, 전 태권도고수회 회장, 전 국가대표 품새코치(2009,이집트 세계품새대회), 경희대태권도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현재는 국기원 품새 강사, 경희대 태권도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태권도 발전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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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8/06 [22:10]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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