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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욱의 고전 속 정치이야기] 오고대부(五羖大夫)
 
서상욱 역사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6/09/3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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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개 서상욱     ©한국무예신문
진목공(秦穆公, BC 682~BC 621)은 국적을 가리지 않고 인재를 등용하여 외진 서쪽 변방에서 오랑캐와 같다고 취급을 받던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었다. 그의 업적을 토대로 훗날 진시황은 6국을 멸하고 중원을 통일했다.
 
BC 655, 그는 공자 집(縶)을 진헌공(晋獻公)에게 국혼을 요청했다. 당년에 가도벌괵(假道伐虢)이라는 전략으로 우(虞)를 멸한 헌공은 백리해(百里奚)를 사로잡았다. 백리해는 우의 망국대부였지만 당대 최고의 능력자였다.
 
헌공은 백리해를 중용하려고 했지만, 그는 한사코 거절했다. 헌공은 백리해를 목공에게 시집가는 장녀의 종으로 붙여주었다. 백리해는 몰래 도망쳤다.
 
진(晋)에서 망명한 공손지라는 무사가 있었다. 그는 백리해가 대단한 인재라고 소개한 적이 있었다. 목공은 백리해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도망친 백리해는 초의 변경에서 간첩으로 오인되어 사로잡혔다.
 
백리해는 우국 출신으로 소를 길렀는데 나라가 망해서 떠돌고 있다고 변명했다. 경비병은 노인이 간첩일 리는 없다고 판단하여 소를 기르게 했다. 백리해가 기른 소는 모두 잘 자랐다.
 
사람들은 그를 ‘방우대왕(放牛大王)’이라고 불렀다. 초성왕이 그것을 알고 그를 남해로 보내 말을 기르게 했다. 나중에 백리해의 행방을 안 목공은 후한 값을 치르고 성왕에게 백리해를 사려고 했다. 공손지가 건의했다.
 
“초왕은 백리해가 말을 잘 기르는 것으로 알고 있을 뿐, 현능한 인재라는 사실은 모르고 있습니다. 만약 후한 값을 제시하면 초왕이 대왕의 뜻을 알게 됩니다. 초왕이 백리해를 보내겠습니까? 보통 노비 한 명의 값인 양가죽 5장만 제시하십시오.”
 
성왕은 별 생각도 하지 않고 백리해를 진의 사자에게 주었다. 백리해는 당시 70세가 된 노인이었다. 목공은 무심코 너무 나이가 많다고 말했다. 백리해가 말했다.
 
“하늘을 나는 새나 맹수를 잡으라면 저는 확실히 나이가 많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대사를 상의하시려면 신의 나이는 무관합니다.”
 
목공은 무안해졌다. 자세를 정중히 가다듬은 그는 진을 강국으로 만드는 대책을 물었다. 백리해가 대답했다. “진은 외진 곳에 있지만 지세가 험하고 병마는 강하고 날쌥니다. 진격하면 공격할 수 있고, 물러나면 지키기에 유리합니다. 유리한 조건을 충분히 이용하면 기회를 노려 나아갈 수 있습니다.”
 
목공은 백리해를 상경으로 삼고 국사를 맡겼다. 백리해가 친구인 건숙(蹇叔)을 추천하며 상경으로 삼으라고 권했다. 목공은 건숙이 은거하는 곳으로 사람을 보내 초청했다. 건숙이 친구를 믿고 진으로 오자 목공이 가르침을 청했다. 건숙이 말했다.
 
“진이 강국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위덕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법치를 엄격히 하면 다른 나라가 속이지 못합니다. 백성들에게 관대하면 대왕을 지지할 것입니다. 강성한 국가를 만들려면 백성들에게 예절을 가르쳐 귀천을 분명히 하고, 상벌을 분명히 시행하여 탐심을 품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러나 조급하지 말아야 합니다. 제가 지금 여러 강국을 보니 패업은 이미 쇠퇴했습니다. 진이 조금씩 부강해지면 대왕의 패업은 멀지 않습니다.”
 
목공은 백리해를 좌서장, 건숙을 우서장으로 삼고 2상(相)이라고 불렀다. 백리해는 양가죽 5장으로 사왔기 때문에 ‘오고대부(五羖大夫)’라고 불렀다.
 
백리해는 건숙의 아들 서걸술(西乞術)과 백을병(白乙丙)을 추천했다. 목공은 건숙을 우상, 백리해를 좌상으로 임명했다. 얼마 후 백리해의 아들 맹명시(孟明視)도 진으로 망명했다. 목공은 그를 장군으로 임명했다.
 
백리해와 건숙의 아들들은 목공을 도와 강력한 라이벌 진(晋)을 격파하는 전공을 세워 마침내 패업을 달성하게 했다. 백리해는 서융에 있던 유여(由余)를 끌어들여 서방의 여러 소수민족을 굴복시켰다. 유목민족은 우수한 기마대를 진에게 제공했다. 이러한 정치적 업적의 원천은 역시 인재이다.
 
인재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활용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출신과 나이와 경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5천만 민족에서 인재가 없을 리가 없다. 눈을 크게 뜨고 국가의 위기를 극복할 인재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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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9/30 [15:57]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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