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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욱의 고전 속 정치이야기] 판단착오(判斷錯誤)
 
서상욱 역사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6/10/24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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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개 서상욱     © 한국무예신문
1449년, 몽고 오이라트부의 수령 에센이 명을 침략했다. 환관 왕진(王振)이 부추기자 영종은 50만 대군을 이끌고 출전했다가 오히려 토목보(土木堡)에서 포로가 됐다. 놀란 명은 영종의 아우 주기옥(朱祁鈺)을 경종으로 추대하고 북경을 침입한 에센을 물리쳤다.
 
이듬해 억류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에센이 영종을 소환했다. 영종은 태상황으로 추대됐지만 사실상 남궁에 유폐됐다. 1457년, 경제의 병이 위독하자 우겸(于謙)에게 눌렸던 석형(石亨)이 움직였다.
 
도독 장첩(張輒), 환관 조길상(曹吉祥), 야심가 서유정(徐有貞)과 영종의 복위를 모의했다. 서유정은 1천의 병력을 모아 금문으로 잠입했다. 어두워지자 불안해진 석형이 서유정에게 성공하겠느냐고 물었다. 서유정은 그렇다고 물러나겠느냐고 핀잔을 주었다.
 
새벽이 되자 서유정은 남궁의 문과 담당을 부수고 영종을 가마에 태워 대전으로 이동했다. 새벽 4시에 종이 울리자 대궐문이 모두 열렸다. 문무백관들이 조당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서유정이 나타나 태상황의 복위를 선포했다. 병상에 있던 경종도 사태를 추인했다.
 
역사는 이 사건을 탈문지변이라고 한다. 논공행상에서 서유정, 조길상, 석형, 장첩이 1등공신이 되었다. 서유정은 최대의 정적 우겸을 제거하고 요직을 차지하여 영종의 총애를 받았다.
 
석형과 조길상은 공을 믿고 권력을 휘둘렀지만 나름대로 정치적 포부를 지녔던 서유정은 그들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어사 양선(楊瑄)이 그들의 죄상을 상주하자, 서유정은 영종에게 모든 것이 사실이라고 조언했다.
 
대급해진 석형과 조길상은 대책을 상의했다. 서유정과 영종은 평소에 병풍으로 가리고 밀담을 나누었다. 조길상은 어린 내시를 매수하여 밀담을 엿듣고 그 내용을 영종에게 말했다.
 
영종이 어떻게 알았느냐고 묻자 서유정에게 들었다고 대답했다. 이후로 영종은 서유정을 멀리했다. 마침 어사 장붕(張鵬)이 황상에게 조길상과 석형을 징벌하라는 상소를 올렸다. 석형의 심복 왕현(王鉉)이 그 사실을 석형에게 전했다. 석형과 조길상은 영종을 찾아가 하소연했다.
 
“장붕은 중은 장영(張永)의 조카입니다. 장영이 피살되자 복수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황상의 은혜를 죽어도 잊지 못합니다. 장붕의 모함을 막아주십시오.”
 
다음날 과연 조길상과 석형을 탄핵하는 주장이 올라왔다. 서명자는 장붕이었다. 영종은 읽어보지도 않고 주장을 올린 장붕을 하옥하라고 명했다. 조길상과 석형은 기회를 이용하여 다시 영종을 찾아갔다.
 
“장붕이 대담하게 황상을 속인 것은 서유정이 몰래 사주했기 때문입니다. 서유정와 저희는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남의 손을 빌려서 저희를 사지로 몰아넣을 생각이었을 것입니다. 서유정을 제거하지 않으면 조정은 편할 날이 없을 것입니다.”
 
점점 화가 끓어오른 영종은 대노하며 서유정을 하옥하라고 명했다. 조길상과 석형은 기분이 좋아서 밖으로 나와 서유정을 제거하게 된 것을 축하했다. 석형과 조길상은 반간계로 정적인 정적 서유정을 사지로 몰아넣었다.
 
쌍방의 투쟁은 결사적이었다. 양쪽 가운데 누군가는 죽어야 한다. 공명심이 대단했던 서유정은 평소에 천문, 지리, 수리, 병법, 음양오행에 통달했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음모라는 측면에서는 조길상이라는 환관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조길상은 환관으로 지내면서 궁중의 암투에 익숙했고, 황제라는 무소불위의 권력자를 다루는 방법을 잘 알았다. 절대 권력자가 가장 두려운 것은 모반이다. 조길상은 서유정에게 다른 야심이 있다는 것을 암시했다.
 
영종은 자기를 복위시킨 서유정이 얼마든지 다른 황제를 옹립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판단능력을 잃었을 때 최고권력자는 가장 위험해진다. 음모로 일어선 서유정이 음모의 피해를 당했지만 영종은 후안무치라는 혼군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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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0/24 [23:09]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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