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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와 국기원에 대한 여러분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태권도의 발전방향과 국기원> 5
 
이창후 박사(서울대 철학과) 기사입력  2012/03/30 [08:19]
▲ 이창후 박사(서울대 철학과) 
필자가 한국무예신문에서 태권도 및 국기원의 문제점에 대해서 비판하기 시작한 것이 이번으로 다섯 번째이다. 그러자 하나의 작은 신호가 왔다. 태권라인이라는 곳에서 한 기자가 나름대로 ‘논쟁을 걸며’ 반박을 한 것이다. 이것은 비교적 바람직한 과정이라고 본다. 여전히 많이 부족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바람직한 것은 그 반박의 시도를 누군가가 한다는 것일 뿐 그 반박의 내용 자체는 아니다. 진정한 반박, 그리하여 태권도인으로서 같이 태권도 발전을 생각하는 반박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필자는 보다 격렬한 반박이나 응답을 기대했다. 예를 들어서 필자의 논지에 대해서 무지막지하게 욕설을 해댄다든지, 혹은 몇몇 사람들이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를 한다든지 하는 것 등을 말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태권도에 대한 비판이 사람들의 관심사가 되고, 아니 더 나아가서 태권도 자체가 사람들의 관심사가 될 필요가 있다. 다소 시끄럽고 수준이 낮더라도, 상당수 태권도인들조차도 잘 알지 못하는 태권도 언론지에서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일반 신문이나 잡지에서도 작은 기사라도 쓸 거리가 되는 것 말이다. 아무도 관심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태권도의 많은 부분이 일반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왔고 그래서 세인들의 사각지대에서 많은 비리와 문제꺼리가 발달해왔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물론 우리는 서로 경쟁하면서 태권도에 대한 문제제기를 발전시켜 나갈 수도 있다. 예를 들면 국기원 부처장 중에 월단한 사람이 있다거나 비상근 연구소장이 하는 일에 비해서 수백만 원의 보수를 챙겨간다는 필자의 비판에 대해서 설득력 있는 반박을 한다든지 했다면 필자 역시 나름대로 문제를 더 깊이 비판해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필자에 대한 그 기자의 비판이 너무 알맹이가 없다. 몇 가지로 요약될 수 있는 내용은 결국 다음과 같다. “잘난 체 하지 마라”, “너무 감정적이지 않는가?”, “태권도 전문지를 모욕하지 마라” 이런 정도로 요약된다.
 
이런 요약이 너무 지나친 것은 아닌가 하는 반문이 있을지 몰라서 부연 설명을 해 보겠다. “잘난 척 하지 마라”를 보자. 필자의 글이 현학적이라는 것이 비판의 한 요지였다. 그러면서 필자가 가라데 유입론자들을 비판한 글인 『태권도 현대사와 새로운 논쟁들』(2010, 상아기획)을 지적하였다. 실제로 필자가 불필요하게 어려운 개념들을 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문제는 다른 데에 있다. 필자가 가라데 유입론을 비판한 책의 내용을 보고 다른 분야의 사람들은 결코 현학적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너무 평이한 용어로 쓰여졌으며 좀 더 엄밀한 논증을 요구하는 정도이다. 태권도인들 중 일부만이 그 정도 논의를 보고 ‘현학적’이라고 말한다. 참 답답한 노릇이다. 체육학 관련서적이나 라캉이나 푸코 같은 사상가를 다루는 미술서적을 한번 보기를 바란다. 같은 예체능계 서적이지만 현학적이라는 비판을 거의 받지 않는 책에도 얼마나 어려운 용어와 내용들이 많을 수 있는지를 알 것이다.
 
그렇다면 필자의 비판은 감정적인가?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시 강조하건대, 국기원 부처장들이 술배가 늘어져 있고 월단한 사람들이 부처장직을 꿰차고 근 억대의 연봉을 받고 있으며 교수이면서 태권도진흥재단의 이사이기도 해서 국기원 연구소에서 일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물리적으로 한정된 사람이 수백만 원씩 월급을 받아가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데 있어 감정이 없이 비판하는 게 가능한지 모르겠다. 그리고 사실 모든 비판은 감정과 결부된다. 문제는 적절한 감정인가 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사적 감정으로 정의롭지 않은 것을 정의롭다고 하거나 정의로운 것을 부정의라고 하는 것이 부당한 감정이다. 이제 이 글을 보는 모든 분들께 물어보자. 필자가 비판하는 ‘술배’, ‘수차례의 월단’, ‘일에 비해 과도한 월급’ 등에 대한 비판에 수반되는 분노의 감정이 과연 부적절한가?
 
끝으로 “태권도 전문지를 모욕하지 마라”는 논지를 보자. 필자를 비판한 기자는 필자 이전에도 국기원을 비판한 목소리가 있었음을 지적하면서 필자를 반박하였다. 그 지점에서 필자가 기대했던 것은 한체대 정국현 교수의 비판이 거론되는 것이 아니라 기자 자신이 얼마나 비판적 목소리를 낸 적이 있는지를 말했어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그 대목에서 태권도 전문지 기자가 국기원의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비판한 적이 있는지 의심스럽게 된다. 그러니까 태권도 전문지가 그 가치를 스스로 훼손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혹은 다르게 생각해 보자. 필자가 조선일보를 모욕했더라면 어땠을까? 조선일보는 4대 일간지 중의 하나로서 영향력도 막강하지만 동시에 많은 반대 여론도 안고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 한두 명의 비난이 모욕이 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왜 태권도 전문지는 필자의 말 한마디로 모욕감을 느끼는가? 그것은 필자가 모욕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진실이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일반 도장에 가서 태권도 수련생들에게 물어 보라. 태권도 전문지 이름을 대면서 “이 신문을 아느냐?”라고 물으면 몇 명이나 안 다고 하겠는가? 거의 없을 것이다.
 
필자도 태권도 전문지들에 글을 썼고 지금도 쓰고 있다. 필자가 쓰는 신문이 아니더라도 태권도 전문지 중에 하나는 영향력 있는 신문이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태권도계 자체의 위상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다. 왜 그렇겠는가? 국기원의 다양한 문제, 그래서 태권도에 조금이라도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모든 사람의 눈에 보이는 문제조차 지속적으로 비판받은 적이 없는데 그런 위상이 가능하겠는가? 필자의 목소리에 공감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제는 태권도에 관심이 있고, 그래서 이 글을 읽는 누구라도 자신의 눈에 보이는 문제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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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3/30 [08:19]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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