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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욱의 고전 속 정치이야기] 권력무상(權力無常)
 
서상욱 역사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7/05/1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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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개 서상욱     © 한국무예신문
새 정권이 탄생했으니 권력지도도 바뀔 것이다.

전제정치에서는 상급자가 하급자의 관운을 결정하기 때문에 하급자는 상급자에게 절대 복종했다. 상급자는 하급자를 무시했을 것 같지만, 사실은 전혀 다르다. 관료는 세습되지 않기 때문에 늘 유동적이었다.

지금의 관료사회도 전제주의 시대와 정도는 다르지만 여전히 하급자의 인사는 상급자가 좌우한다. 상급자는 자기를 위협하지 않는 정도의 인물을 고른다. 자기 대신 일을 처리하기를 바라지만 여전히 하급자가 자기의 지위를 노리지 않을까 염려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상급자는 하급자를 경계한다. 상급자가 하급자를 대하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원수를 맺지 않는다. 하급자에게 늘 자기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둘째는 하급자를 선택한 사람이 자기라는 것을 알게 하여 연맹을 결성하고 자기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다. 셋째는 도저히 자기의 사람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 서면, 승진을 하지 못하게 하거나 궁지로 몰아넣는다.

서한의 장군 한안국(韓安國)이 하옥됐다. 옥리 전갑(田甲)은 늘 그에게 심한 모욕을 느끼게 했다. 한안국은 분노했지만 죄인인 주제에 차마 말을 하지 못하고 이렇게 말했다.

“꺼진 불도 다시 살아나지 않겠느냐? 장차 내가 다시 고관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

범인의 생사가 자기에게 달렸다고 생각한 전갑이 태연하게 되받았다.

“다시 피면 다시 끄면 되지. 꺼진 불이 다시 피면 내가 거기에 오줌을 누면 된다.”

하늘은 무심하지 않았다. 한안국이 복직하자 전갑은 도망쳤다. 한안국이 종족을 죽이겠다고 협박하자 겁을 먹은 전갑이 찾아와 사죄했다. 한안국은 그를 용서하고 심복으로 삼았다.

은혜와 위협의 조화가 하급자를 다루는 방법이다. 균형이 기울면 원수가 된다. 역시 서한의 유명한 비장군 이광(李廣)은 흉노와의 전쟁에서 패하여 평민이 됐다.

하루는 사냥을 하고 귀가하다가 너무 늦어서 잠자리를 찾았다. 마침 패릉정을 발견하고 담당자를 찾아갔다. 패릉위는 모른 척 딴청을 피웠다. 수행원이 이 장군이라고 설명했지만, 술에 취한 패릉위는 국법을 들먹이며 거절했다.

이광은 황야에서 노숙했다. 나중에 흉노가 침입하자 한무제가 다시 이광을 기용했다. 이광은 패릉위부터 죽였다. 패릉위는 이광을 평민이라고 무시했을 뿐이다. 치기를 용서하지 못하고 보복했으니 이광은 기량이 협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수많은 전공을 세웠지만 제후가 되지 못하자 결국 자살하고 말았다.

관직은 뜬구름과 같다. 고관대작도 하루아침에 쫓겨난다. 그 때 비로소 안중에도 없었던 하급자의 중요성을 안다. 서한의 주발(周勃)은 고조 유방을 따라 수많은 격전을 치렀고, 여(呂)씨를 평정하여 문제를 옹립한 공신이었다. 그러나 무고를 당해 하옥됐다. 당당하던 그도 하옥되자 치욕을 당했다. 옥리에게 천금의 뇌물을 주고 풀려나서 한탄했다.

“나는 일찍이 백만대군을 거느린 적이 있었지만, 옥리가 이렇게 귀한 줄은 몰랐다.”

당의 재상 이림보(李林甫)는 철저한 이중인격자였다. 조금만 거슬려도 배척하고 심복들만 기용했다. 이런 사람은 권력을 유지하기가 어렵지만, 그는 죽을 때까지 재상 노릇을 한 역사상 보기 드문 존재였다.

그러나 부패한 권력은 오래 가지 못한다. 사후에 자손들이 피해를 당했다. 아들 이수(李岫)는 아버지가 저울추를 자처했다고 말했다. 아들의 평가라서 지나친 것 같다. 그러나 탁월한 치적은 없었지만, 적어도 세력균형을 위해 전력투구한 것은 사실이다.

그는 문벌을 대신하여 이민족이나 서민 출신을 절도사로 대치하는 나름대로의 개혁적 조치를 단행했다. 그러나 안록산(安綠山)의 난을 초래하여 결과적으로는 실패했다. 이림보는 세력이 커졌으니 이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한탄했다. 권력은 양날의 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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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5/17 [11:16]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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