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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욱의 고전 속 정치이야기] 원림예술(園林藝術)
 
서상욱 역사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7/07/14 [14:37]
청초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였던 이어(李漁, 1311~1679)는 명산대천을 찾아 유람하다가 항주에 반해서 만년에 운거산(雲居山)에 거주했다. 산수와 어울린 정원 개자원(芥子園)짓고 다음과 같은 대련을 붙였다.

번용구인(繁冗驅人), 구업진포진시리(舊業盡抛塵市里),
호산초아(湖山招我), 전가이입화도중(全家移入畵圖中).
성가신 사람들은 내쫓고, 지난날 이루었던 모든 것들은 시장 바닥에 내던졌다네,
호수와 산이 나를 부르니, 가족들과 함께 그림 속으로 이사했다네.

이어는 항주로 이사한 후 ‘호상립옹(湖上笠翁)’이라는 호를 사용했다. 박학다식했지만 향시에서 몇 차례 낙방한 이후로 소설과 희극 창작에 전념했다. 극단 가희(家姬)를 조직해 각지를 돌아다니며 공연했다. 대표작은 ‘이립옹십종곡(李笠翁十種曲)’이다.
 
그의 거처는 상당히 높은 곳에 있었다. 아래로 항주성이 보이고, 곁에는 서호의 푸른 물결이 넘실거렸다. 의자에 앉아 서호를 바라보면 구름과 노을이 호수에 비쳐 아침저녁으로 온갖 경치가 아름답게 펼쳐졌다. 손님이 찾아오면 스스로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중국 희곡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이자 평론가였던 그는 희곡은 반드시 심오하게 쓸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좋은 희곡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감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해하기 어렵거나 깊이 생각한 후에 겨우 그 뜻을 알 수 있다면 좋은 작품이 아니었다.
 
극본을 쓸 때 그는 손에 붓을 잡고, 연기를 하며 정원을 돌아다녔다. 한바탕 연기가 끝나면 다시 정신을 차리고 글을 썼다. 소리와 음악을 시험해 본 후 좋다고 생각하면 그대로 쓰고 그렇지 않으면 버렸다. 이어에게 창작은 관객을 생각하며 그들의 수준에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이어의 작품은 통속적이어서 누구나 쉽게 이해했다. 강남 일대의 여자와 아이들도 그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이어는 원림건축 방면에도 대단한 조예를 갖추었다. 이원총화(履園叢話)와 홍설인연(鴻雪因緣) 등 원림전문서적에 따르면 북경의 혜원(惠園)과 반무원(半畝園)을 비롯한 신시가지 입구의 화원들은 이어가 설계했다고 한다.
 
이어가 조성한 원림은 작은 산을 큰 산맥의 곳곳에 배치하여 산수대국(山水大局)을 이루는 가운데 한 자락을 잘라낸 것처럼 소박하면서도 우아하다. 그가 조성한 원림에는 기이한 봉우리나 깎아지른 절벽, 동굴과 같은 것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의 원림조성의 디자인적 특징은 정교한 아름다움보다는 아취가 있는 공간의 그윽한 분위기이다. 특히 곤패자부 화원의 배치는 북경의 정원 가운데 가장 독특하다. 전체적인 모습은 대단히 널찍하다는 느낌이 든다. 호화로운 정자나 누각은 거의 없으며, 연못 한가운데 흙과 돌로 적당한 크기의 섬과 야트막한 언덕을 만들어 물가에 서 있는 고목과 함께 청허하고 깨끗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한 폭의 산수화와 같다.
 
이어의 원림은 과감한 생략을 통해 맑고 기이한 풍경을 창조했으므로, 이후 작은 원림 조성의 모델이 됐다. 그의 ‘거실기완부(居室器玩部)’라는 글에는 원림설계에 대한 독특한 견해가 들어 있다.

“정원에 정자 하나를 지을 때에도 억지로 만든 느낌이 들지 않아야 하며, 서까래 하나라도 반드시 저절로 다듬어진 듯해야 한다. 거실의 비품은 정교하지만 화려하지 않아야 하며, 단아하면서도 현란하지 않아야 한다. 창문 너머로나 난간에 기대어 보이는 큰 산과 작은 산, 그리고 석벽이 각각 일정한 리듬이 있어야 한다.”

그의 원림조성론은 예술에 가까울 정도로 심오하면서도 오묘하여 독특한 경지에 이르렀다. 현대에도 많은 건축가들이 그의 이론을 깊이 연구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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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7/14 [14:37]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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