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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욱의 고전 속 정치이야기] 권력장악(權力掌握)
 
서상욱 역사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7/12/15 [00:04]
▲ 묵개 서상욱     ©한국무예신문
손휴(孫休)는 손권(孫權)의 6남으로 13세에 중서랑 야자(射慈)와 낭중 성충(盛沖)을 스승으로 모셨다. 태원2년(252) 낭야왕이 되어 호림에서 살았다. 4월에 손권이 죽고 회계왕 손량(孫亮)이 뒤를 이으면서 제갈각(諸葛恪)이 정권을 잡았다.
 
제갈각은 장강 유역의 군사적 요충지를 차지한 종친왕들을 견제하기 위해 손휴를 단양군(丹陽郡)으로 옮겼다. 몇 년 후 손휴는 용을 타고 승천하는 꿈을 꾸었다. 돌아보니 용의 꼬리가 없었다. 손량을 폐출한 손침(孫綝)이 손해(孫楷)와 동조(董朝)를 시켜 손휴를 맞이하려고 했다.
 
손휴는 꿈이 생각나서 의심을 했다. 그러나 손해와 동조가 며칠 동안 설득해 건업으로 출발했다. 곡아(曲阿)에 왔을 때 어떤 노인이 찾아와 서두르라고 충고했다. 손휴는 당일로 포새정(布塞亭)에 도착하여 손은(孫恩)의 추대를 받아 동오의 3대 군주로 올랐다.
 
대장군 손침이 승상 겸 형주목, 무위장군 손은이 어사대부 겸 중군독, 위원장군 손거(孫据)가 우장군, 편장군 손간(孫幹)이 잡호장군, 장수교위 장포(張布)가 보의장군이 됐다. 논공행상은 무난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군주로서의 절대권력을 장악하지 못했다.
 
가장 큰 공을 세운 손침의 일족 5명이 친위대를 장악하고 군주를 위협했다. 손침이 두려웠던 그는 포상과 승진으로 그들을 달래기에 바빴다. 이전부터 손휴는 좌장군 장포와 친밀했다. 장포가 궁을 장악하면서 손침과 충돌했다.
 
손휴는 장포와 모의하여 제사에 참석한 손침을 죽였다.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문치(文治)를 시행하고 경제를 부흥시켰지만 정적에 대한 탄압은 계속되었다. 손량의 인기가 높아지자 그를 협박해 자살하게 만들었다.
 
정국은 승상 복양흥(濮陽興)과 좌장군 장포가 장악했다. 그러나 갈등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심복들 내부에서 권력다툼이 생기기 시작했다. 손휴는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위요와 성충 등 학자들을 불러서 고전과 제자백가를 토론했다.
 
허물이 드러날 것을 우려한 장포는 황당한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손휴가 공부하려는 순수한 뜻밖에 없다고 하자 장포는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다. 그러나 학자들의 시강이 자신에게 방해가 된다는 생각을 거둘 수 없었다. 손휴는 그의 마음을 이해했지만, 그 사실이 그리 기쁘지는 않았다. 결국 장포의 의심을 염려한 손휴는 위요 등과 공부하는 것을 취소했다.
 
손휴가 장포의 사람됨을 알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위요와 성충은 당시 동오에서 인정받는 군자들이었다. 장포로서는 이들이 시강을 목적으로 손휴와 자주 만나게 되면 자신의 비행이 드러날까 두려웠던 것이다.
 
일이 커지기 전에 시강을 막지 않을 수가 없었다. 손휴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금방 깨달았다. 그러나 알고 있으면서도 그의 말을 배척하지 못했다. 제위에 올랐지만 군주로서 손휴의 권력은 그리 튼튼하지 못했다. 동오의 중신들과 원로들은 손휴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정족지세의 한 축이었던 촉(蜀)은 유비와 제갈량이 죽은 후에 급격히 약화돼 위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오에서는 손량을 축출하는 쿠데타가 발생했다. 주모자인 손침은 여론을 의식해 스스로 제위에 오르지 않고 손휴를 옹립했다.
 
비정상적인 정권교체는 동오의 결속력을 무너뜨렸다. 처음 손휴는 손침의 일족과 손량을 제거해 황권을 강화했다. 그러나 오히려 그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정치를 개혁해 명군이 되려고 했다. 의도는 좋았지만, 그는 이미 정치적으로 고립돼 있었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는 장포밖에 없었다.
 
명군 노릇을 하려고 했지만, 그것이 손휴의 한계였다. 그는 국정쇄신에 대한 결단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에 멸망을 재촉했다. 장포는 군주를 혼미하게 만들고 분란을 초래해 나라를 망하게 만들었다. 동오가 망한 원인을 제공한 인물은 손휴와 장포였다. 개혁과 권력장악은 상호보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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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2/15 [00:04]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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