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장애인 가라테 국가대표팀이 사상 첫 데플림픽(청각장애인올림픽) 출전에서 동메달 2개를 획득하며 세계 무대에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번 성과는 국기(國技)인 태권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 밖에 놓여 있던 비주류 종목의 한계를 딛고 일어선 결과라 더욱 값지다. 전문 선수 육성팀도, 체계적인 후원 기반도 전무했던 불모지에서 정권홍 감독의 헌신과 선수들의 집념이 만들어낸 ‘무(無)에서 유(有)’의 기적이라는 평가다.
이번 기적의 중심에는 ‘맨땅에 헤딩’하듯 팀을 일군 정권홍 감독(대한장애인가라테협회 총괄본부장)이 있다. 정 감독은 초창기 단 두세 명의 선수와 함께 시작해, SNS 공개모집과 지인 추천 등으로 선수를 모았다. 그는 개인 도장에서 주 2회 무료 교육을 제공하며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선수들을 지도했다.
정 감독은 “당시엔 멀리서 찾아오는 선수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음료수 한 병이라도 후원해줬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고 회상할 만큼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현재는 약 30명의 선수가 등록할 만큼 기반을 다졌다.
대표팀은 3차에 걸친 치열한 선발전 끝에 김진희, 최의석, 박상규 선수를 최종 발탁했다. 이들은 각자의 생업을 이어가며 훈련 시간을 쪼개야 했지만, 자비로 일본 전지훈련을 다녀오는 등 데플림픽을 향한 열정을 불태웠다.
협회의 지원도 큰 힘이 되었다. 대한장애인가라테협회는 공식 인정단체 승인을 이끌어냈고, 이번 대회에는 민광원 회장을 비롯한 임원 10명이 직접 일본 현지 경기장을 찾아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민광원 회장은 “우리 선수들이 들리지 않아도 세상에 큰 울림을 남겼다”며 감격해했다.
정권홍 감독은 “처음이지만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며, “메달 하나만이라도 간절히 바랐는데 동메달 2개를 선물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현재 장애인스포츠지도사 자격 문제로 포상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언급하며, “내년부터는 자격 취득과 지도자 양성, 시·도 지부 설립 등을 통해 대한장애인체육회 정가맹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 정권홍 감독과 김진희, 최의석 선수 © 한국무예신문
|
민광원 회장 역시 “이번 성과를 계기로 가라테 종목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임원진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첫 출전에서 기적을 쓴 대한민국 장애인 가라테는 이제 다음 데플림픽에서의 더 큰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