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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저작물 학습 '공정이용' 4대 기준 첫 제시…상업적 무단 크롤링 제동 걸리나

정부,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 발간…시장 대체 여부가 핵심, 유권해석 아닌 법원 판단 한계도

한국무예신문 | 기사입력 2026/02/27 [09:45]

AI 저작물 학습 '공정이용' 4대 기준 첫 제시…상업적 무단 크롤링 제동 걸리나

정부,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 발간…시장 대체 여부가 핵심, 유권해석 아닌 법원 판단 한계도

한국무예신문 | 입력 : 2026/02/27 [09:45]

▲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 공정이용 안내서 관계부처 고위급 간담회  © 한국무예신문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뉴스나 소설, 이미지 등 타인의 저작물을 무단으로 수집해 상업적으로 이용할 경우, 저작권 침해로 판단될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공익적 연구 목적이나 사실 관계 위주의 데이터를 합법적으로 학습하는 행위는 '공정이용'으로 넓게 인정받을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와 함께 26일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고위급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생성형 인공지능의 저작물 학습에 대한 저작권법상 '공정이용' 안내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안내서는 전 세계적으로 불거지고 있는 AI 개발사와 창작자 간의 저작권 분쟁 속에서, 국내 실정에 맞는 최소한의 법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상업적 웹 크롤링 무조건 배제는 아냐…'4대 요건' 종합 판단

 

현행 저작권법 제35조의5에 명시된 '공정이용'은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도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는 포괄적 예외 규정이다. 안내서는 AI 학습 데이터 수집 과정이 이 공정이용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4가지 핵심 요소를 제시했다.

 

  • 이용의 목적 및 성격: 상업적 목적이라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변형적 이용'이라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단, 불법 복제물을 쓰거나 우회 프로그램을 통한 무단 접근은 불리한 요소다.
  • 저작물의 종류 및 용도: 뉴스나 통계 등 사실 정보 중심의 저작물을 학습하는 것이 소설, 음악 등 창작성이 높은 예술 저작물을 학습하는 것보다 공정이용으로 인정받기 쉽다.
  • 이용된 비중과 중요성: AI 기술 특성상 저작물 전체를 복제하는 것이 불가피하더라도, 결과물이 원저작물을 대체할 만큼 핵심적인 표현을 직접적으로 재현한다면 공정이용으로 보기 어렵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AI 학습 결과물이 원저작물의 현재 수익이나 향후 형성될 라이선스 시장의 수요를 대체한다면 저작권 침해로 간주될 확률이 높다.

 

안내서는 상업적 목적이거나 자동화 프로그램(웹 크롤링)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했다는 이유만으로 공정이용에서 전면 배제되는 것은 아니며, 위 4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뉴스 요약 AI·유료 스톡 이미지 무단 학습은 "공정이용 어려워"

 

안내서는 이해를 돕기 위해 구체적인 가상 사례도 포함했다.

 

예를 들어, 언론사의 허락 없이 뉴스 기사 원문 전체를 무단 크롤링해 기사 요약을 자동 제공하는 상업용 AI 서비스는 공정이용으로 인정되기 어렵다. 언론사의 수익(구독·광고) 구조에 타격을 주고 원래의 시장을 직접적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유료 스톡 이미지 사이트의 고해상도 사진을 무단 수집해 이미지를 생성하고 판매하는 모델이나, 음원 사이트에서 구매한 곡을 학습해 유료 AI 커버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불리하게 작용한다.

 

반면, 국책연구기관이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비영리적으로 사회적 불평등을 분석하는 AI 모델을 만들거나, 합법적으로 구매한 영상물을 통해 범죄자 동작 패턴을 분석하는 공익적 목적의 기술 개발은 공정이용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 데이터 구매 '세액공제' 추진…법적 구속력 부재는 과제

 

정부는 안내서 발간과 함께 합법적인 데이터 거래를 장려하기 위한 지원책도 꺼냈다.

 

과기정통부는 AI 학습용 데이터 구매 비용에 대해 연구개발(R&D) 세액공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저작물 거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문체부 역시 공공저작물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 28일 공공누리 기준에 '인공지능(AI) 유형'을 신설, AI 학습 목적에 한해 자유롭게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창작자 권리 보호와 AI 모델의 합법적 저작물 활용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와 법조계 일각에서는 한계점도 지적한다. 이번 안내서는 정부 기관의 유권해석이 아닌 단순 참고 자료에 불과하며, 실제 저작권 침해 여부는 여전히 개별 사안마다 법원의 판단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준우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학계 전문가들은 "새로운 기술 환경에서 공정이용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려면 구체적인 판례가 누적되어야 한다"며 "그 전까지는 한국저작권위원회의 분쟁조정 제도를 적극 활용해 시장의 충돌을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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