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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예는 환경에서 태어나 정체성으로 완성된다

박세림 이학박사 | 기사입력 2026/04/06 [09:52]

무예는 환경에서 태어나 정체성으로 완성된다

박세림 이학박사 | 입력 : 2026/04/06 [09:52]

▲ 박세림 이학박사  © 한국무예신문

한국 전통 무예는 여타 한국의 무예와는 다른 특징이 하나 있다. 바로 신발을 착용한다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 분석해 보니 모두 실외에서 행하였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택견의 경우 민초들의 놀이로도 애용되며 현대에 와 전통 무예로서의 면모를 갖추었고, 십팔기 무예는 조선의 군사 무술이다. 두 무예 다 실외에서 즐기거나 훈련된 것이니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였지 않을까.

 

이렇듯 한국 전통 무예로 통용되는 종목들은 신발을 신고 훈련하였던 것이 옛 훈련 방식이다. 반면 일본의 영향을 받은 무예는 맨발로 수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것은 국토의 기후 환경과 생활 양식의 차이에서 발생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일본의 경우 섬나라인 탓에 조선에 비해 습도가 높은 해양성 기후에 가깝고, 날씨 탓에 맨발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반면 조선은 습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겨울철 기온도 낮다. 이러한 탓에 무예의 발전 방향도 달라진 것으로 예측한다. 이 점을 확대해 무예의 발전 연혁에 대해 살펴보면, 조선은 200년 가까이 평화의 시대를 거쳐 왔기에 현재 재현한 조선 무예의 형태를 봐도 검법, 무기술 등에 회전이 많고 높이 뛰어 내리치는 등의 동작을 많이 볼 수 있다. 반면 일본 무도는 각 지역 영주들의 피 튀기는 전쟁을 100년 동안 거치며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살상하는 방법으로 진화하였다.

이러니 임진왜란 발발 당시 조선은 평양까지 단시간에 함락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당시 투항한 일본군인 항왜(降倭)가 진단한 조선군의 검술은 '아이가 칼싸움을 하는 수준'이었다고 하니 그 수준을 짐작하게 한다. 애석하게도 일본군의 진법과 검술 등의 우수성을 알아본 선조는 군사 훈련에 이를 도입하고, 어린 소년들로 구성된 아동포살수대(兒童砲殺手隊)의 훈련에 항왜를 적극 활용한다.

▲ 택견 미투리와 조선 십팔기 무예 복식(사진제공: 필자)  © 한국무예신문


이렇듯 군사력은 역사와 환경에 의해 좌우된다. 현대에 와서도 항왜의 사례와 같이 한국군 특수부대는 해외 살상 무술인 이스라엘의 크라브마가와 필리핀의 칼리 아르니스를 도입하여, 총기를 제외한 근접 격투술에 활용하고 있다. 이로써 한국의 특수부대에서 훈련 중인 무술은 전통적으로 수련되던 태권도에서 발전해 합기도, 유도, 복싱, 주짓수를 결합한 형태를 거쳐, 다시 크라브마가와 칼리 아르니스를 접목한 특공무술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무예는 필요에 의해 진화하고 환경에 의해 발전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각각의 무예는 정체성을 버리는 무모함을 가져서는 안 된다. 그 정체성(Identity)이 모든 것을 수용하는 특공무술과 같다면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어설프게 받아들여 사용한다면 '짬뽕 무술'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없다.

** 외부 칼럼(기고)은 본 신문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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