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1품(단) 전용 대회 또는 부 신설’ 새로운 촉매제 역할 기대태권도 저변 확대와 상생을 위한 제언
최근 태권도 품새 경기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치열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엘리트 선수의 독식과 특정 품새 도장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품새 대회가 이제는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의 경계를 허물며 동반성장을 통한 비약적인 발전을 거두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이른바 'A리그(엘리트/전문선수)'와 'B리그(도장/생활체육)'의 기량 발전을 통한 동반 상승이라 볼 수 있다. 이는 과거에는 두 리그 간의 기량 격차가 뚜렷했으나, 대회의 활성화와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의 보급으로 현재 B리그 참가 선수들도 기량이 급상승하여 A리그 선수와 비슷한 퍼포먼스를 보인다. 결론적으로 이제 웬만한 태권도 대회에서도 평균 이상의 수준급 정확성과 표현력을 갖춘 선수들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량의 하향 평준화가 아닌 ‘상향 평준화’로의 변화가 현재 뜻밖의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대회 수준과 선수들의 기량이 너무 높아지다 보니 이제 막 품새에 재미를 붙인 초심자나 일선 도장의 평범한 수련생들과 관장님들은 감히 대회 출전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진입 장벽’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태권도 대회의 궁극적인 목적을 다시금 되짚어봐야 한다. 대회는 소수의 천재를 가려내는 무대이기도 하지만, 많은 태권도 꿈나무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태권도 인구의 저변을 넓히는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지금 우리에게 ‘1품(단) 만이 참여할 수 있는 제한 대회 및 부’ 신설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1. ‘꿈나무’와 ‘초심자’를 위한 사다리: 진입 장벽의 완화
현재 대부분의 품새대회는 품(단) 제한이 없거나, 연령별로만 구분되어 있다. 이렇다 보니 1품을 막 취득하고 겨우 품새의 틀을 깨우친 수련생이, 수년간 품새만 전문으로 수련해 온 고품(단)자들과 같은 조에서 경쟁해야 하는 구조다. 결과는 뻔하다. 압도적인 기량 차이 앞에 초심자들은 좌절감을 맛보고, 이는 곧 대회 기피와 태권도에 대한 흥미 저하로 이어진다.
‘1품 대회 또는 부의 신설’은 이러한 불공정(?)한 경쟁을 해소하는 완벽한 대안이다. 비슷한 출발선에 선 1품 수련생들끼리 경쟁하게 함으로써, "나도 노력하면 메달을 딸 수 있다"는 성취감과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 이는 곧 더 높은 품을 취득하고, 더 큰 대회로 나아가게 하는 강력한 성장 사다리가 될 것이다.
2. 일선 도장의 활성화와 일하는 사범들의 원동력
태권도의 뿌리는 일선 도장이다. 도장이 살아야 태권도계 전체가 산다. 기량이 급상승한 현재의 품새 대회 구조에서는 일부 '품새 전문 도장'들만이 대회를 독식하기 쉽다. 일반 도장 지도자들은 수련생들을 대회에 출전시키고 싶어도, 예선 탈락이 불 보듯 뻔해 출전을 주저하게 된다.
만약 공식적인 1품 대회 및 부 신설이 활성화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일선 도장 사범들은 1품을 딴 수련생들에게 "우리 이번 대회에 도전해 보자"며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할 수 있다. 이는 도장 내 수련 분위기를 쇄신하고, 장기 수련생을 확보하는 데 엄청난 무기가 된다. 대회 참가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도장의 경영 활성화로 이어지고, 이는 태권도 산업 전체를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3. 태권도 저변 확대: ‘보는 스포츠’에서 ‘참여하는 축제’로
아무리 멋진 기술이 난무하는 대회라도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한다면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다. 태권도가 진정한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으려면 참여 인구 자체가 절대적으로 많아져야 한다.
1품 대회 및 부 신설은 참가자의 폭을 기하급수적으로 넓힐 수 있는 마스터키다. 초등 저학년부터 성인부 초심자까지, 1품(단) 보유자라면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무대가 열리는 것이다. 자녀의 첫 대회 출전을 보기 위해 대회장을 찾는 부모들, 동료의 도전을 응원하는 수련생들이 모여들 때, 태권도 대회는 비로소 '경연'을 넘어 모두가 즐기는 '문화 축제'로 거듭날 수 있다.
맺으며: 더 넓은 바다를 향한 품새 대회의 진화
A리그와 B리그 선수들의 기량 급상승은 태권도 품새가 거둔 위대한 성과이며, 많은 지도자와 선수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만든 눈부신 성과이며 값진 결과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 화려한 탑의 아랫부분을 단단히 다져야 할 때다. 위가 높아진 만큼, 아래의 기초도 넓어져야 탑이 무너지지 않는다. 1품 대회 및 부 신설의 필요성을 논하는 것은 퇴보가 아닌, 외연 확장을 위한 필연적인 진화다.
대한태권도협회를 비롯한 각 시도 협회, 그리고 태권도 기획자들은 이제 ‘1품 대회 또는 부 신설’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문턱은 낮추고, 기회는 넓히며, 성취감은 모두에게 나누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태권도의 저변을 확대하고 미래의 국가대표를 키워내는 가장 건강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저작권자 ⓒ 한국무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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