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35체급 전수 점검한 이성근 전무… 경남 태권도, 소년체전 12메달 결실3일간 경기장을 지킨 현장 지휘… 예선부터 결승까지 35체급 선수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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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근 경남협회 전무이사가 경기장에서 경남 선수들의 경기를 예선부터 일일이 체크했다. © 한국무예신문 |
"선수들의 눈빛이 달랐다" — 5일 합동 훈련이 바꾼 것
성과의 실마리를 묻자, 이 전무는 뜻밖에도 대회장이 아닌 합동 훈련장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대회 직전 김해 문화체육관에서 교육청과의 공조로 마련된 5일간의 훈련이다.
"과거엔 어린 선수들이 성적 부담에 잔뜩 긴장한 채 경기에 임했습니다. 이번엔 달랐어요. '경남 대표'라는 소속감과 단합력이 생기니, 아이들이 편안하게 자기 기량을 100% 뽐냈습니다."
코치진의 역할도 빛났다. 일선 지도자들은 상대 선수의 경기 영상을 세밀하게 분석해 맞춤형 전술을 지시했다. 9명의 선수가 준결승에 오른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아쉬움도 솔직하게 꺼냈다. "준결승에 9명이 올랐지만 상당수가 결승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이유는 하나, 체력이었어요. 현대 태권도는 상대보다 발을 한 번이라도 더 차야 유리합니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후반에 무너질 수밖에 없어요. 끝까지 투지를 잃지 않고 싸워준 선수들이 정말 고마웠습니다."
6년 전 시작된 꿈나무 육성 사업… 중장기 투자가 만든 결실
이 전무가 취임한 것은 2021년 4월. 그가 첫 업무로 협회장에게 건의한 것은 '최소 5년 이상의 중장기 유망주 발굴 계획'이었다. 단기 실적에 급급하기 쉬운 체육계 현실에서 쉽게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제안이었다.
"당장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이 있는 자리에서, 5년을 기다리자고 하면 보통 배짱이 아니면 거절당합니다. 협회장님께서 들어주셨어요. 묵묵히 예산과 행정을 지원해 주신 덕분에 현장의 지도자와 선수들이 오롯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6년째를 맞은 '꿈나무 육성 사업'이 이번 소년체전 12개 메달로 응답했다. 야전사령관이 현장에서 지휘봉을 마음껏 휘두를 수 있었던 것은, 흔들림 없는 사령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 ▲ 이성근 전무이사가(맨 오른쪽) 첫째날 시상을 마친 후 입상 선수 및 지도자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한국무예신문 |
열악한 인프라, 그리고 만성적 인재 유출 — "소통이 유일한 해법"
그러나 이 전무는 낙관론을 경계했다. 다가오는 전국체전, 고등부와 일반부의 현실은 냉혹하다.
"경남에는 여자 실업팀 한 곳을 제외하면 성인 무대 인프라가 사실상 없습니다. 힘들게 키운 중학교 유망주들이 고등학교 진학 시 더 나은 환경을 찾아 타 지역으로 떠나는 인재 유출이 반복되고 있어요."
해법으로 그가 제시한 것은 화려한 정책이 아닌 '소통'이었다. 중학교 지도자와 고등학교 지도자 간의 긴밀한 진로 연계망, 선수·지도자·학부모가 함께하는 유기적 대화 창구, 성과를 낸 학교를 세심하게 챙기는 협회 차원의 보상 시스템.
"학부모님들께 부탁드리고 싶어요. 막연히 타 지역 진학이 유리하다고 생각하시기 전에, 경남의 지도자들을 한 번만 더 믿어봐 주세요. 우리가 바꿔나가는 것을 직접 보여드리겠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 전무는 잠시 말을 골랐다. 35체급을 뛰어다니며 선수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불렀던 3일의 기억이 아직 선명한 듯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투지를 불태워준 선수들, 헌신적으로 분석하고 지도해준 코치진, 그리고 묵묵히 믿어준 김신호회장님. 저는 그분들 덕분에 일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앞으로도 협회와 현장을 잇는 가교로서 경남 태권도가 한 단계 더 비상할 수 있도록 걸어가겠습니다."
경남 태권도의 다음 도약은 숫자가 아니라, 이 전무가 3일 내내 지켰던 그 경기장 — 그 현장의 온도에서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