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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같았던 카리브해 작은 섬나라에서의 태권도지도

3개월간 세인트루시아에서 IOC 솔리데리티 교육 수행

서민학 사범(국기원 실기강사) | 기사입력 2011/12/20 [11:45]

꿈같았던 카리브해 작은 섬나라에서의 태권도지도

3개월간 세인트루시아에서 IOC 솔리데리티 교육 수행

서민학 사범(국기원 실기강사) | 입력 : 2011/12/20 [11:45]
▲ 서민학 사범

가을 햇살이 반가운 듯 코스모스가 환하게 춤추는 지난 9월 중순, 나는 세계태권도연맹으로부터 올림픽 솔리데리티(IOC Solidarity) 교육을 위한 3개월간의 임무를 부여받고 중앙아메리카에 있는 세인트루시아(Saint Lucia)로 향했다.
 
세인트루시아는 동부 카리브 해에 위치하고 있는 아주 작은 섬나라다. 제주도의 1/3정도 크기다. 하지만 16만 명의 국민 대다수는 흑인으로 교육열이 상당히 높다.
 
나는 한국을 떠난 3일째 되던 날 세인트루시아의 수도 캐스트리스공항에 도착했다. 타고 왔던 작은 경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더운 열기가 온몸을 덮쳐 새로운 세상에 도착했음을 실감했다. 공항에는 태권도 협회장과 현지인 태권도사범 사무엘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생면이지만 아주 오랜만에 만나는 형제처럼 포옹을 하며 뜨겁게 맞아줬다.
 
이곳에 도착하여 처음 시작한 일은 세인트루시아 올림픽조직위원회의 추천으로 초등학교 2곳과 고등학교 2곳에서 사무엘사범, 3명의 수련생과 함께한 태권도시범을 통한 홍보였다.
 
시범은 학교운동장에서 품새, 격파, 호신술 등을 보였다. 하나하나의 동작을 보일 때마다 신기한 듯 바라보던 학생들은 박수갈채와 환호하였다. 그로인해 4곳의 학교를 추천받아 방과 후 태권도 수업을 하게 되었다. 매일 1회 학교를 번갈아 가면서 태권도를 지도하였다.
 
세인트루시아의 모든 학교는 오후 2시 30분이 되면 학업이 끝난다. 방과 후 수업은 태권도에 관심을 갖는 자들이 자진 참가해 수업을 받는다.
 
태권도 수업은 빈 교실에 책상과 의자를 한쪽 구석으로 정리 후 교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30~40여 명 남녀 학생들이 들어와 바른 자세로 선 후 수업이 시작된다. 한국어로 “차렷, 사범님께 경례” 에 이어 “하나, 둘, 셋” 큰소리를 하다 보면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따라서 “하나, 둘, 셋” 복창하게 된다. 사범으로서의 강한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방과 후 프로그램은 주로 겨루기 중심으로 발차기, 타켓차기, 스텝, 겨루기 기술 등을 지도했다. 학생들은 도복이 없는 관계로 교복을 입은 채 맨발로 땀을 흘리며 열심히 수업에 임한다. 그 진지한 태도에 하나라도 더 바르게 가르쳐 주려고 진력했다.
 
내가 처음 도복을 입고 학교를 방문했을 때 모든 학생과 선생님들이 나를 보고 “가라데, 가라데” 라고 알고 있다는 눈치였다. “No 태권도” 라고 단호히 말하며 이어 “나는 태권도사범이다. 그리고 태권도는 대한민국에서 유래된 한국의 전통무예요 올림픽 정식종목이다”고 했다. 그때부터 태도가 확 달라진다.
 
세인트루시아는 오래전부터 일본으로부터 경제적 지원, 스포츠 지원을 받고 있어 가라데 도장이 10곳 정도 있다. 가라데 전국대회가 열려 방송과 신문을 통해 가라데에 대한 인식뿐이다.
 
현재 이곳에는 태권도 도장 1곳 밖에 없는 열악한 환경이다. 사무엘 사범과 40여명의 수련생 그리고 유단자 3명이 전부였다. 수련생의 대부분은 초등학생들이며 성인은 10명으로 일본에서 온 자원봉사자 2명, 미국인 선생님1명, 현지인 7명이 모두다.
 

▲ 서민학 사범(左)과 현지 학생들     ©한국무예신문

나는 매일 저녁 태권도 도장에서 지도를 하면서 수련생들에게 태권도의 기본, 품새, 겨루기, 시범, 호신술, 격파를 지도 중 특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강한 정신력을 심어줬다.

태권도의 기술향상은 물론 흥미와 동기부여를 위해 제1회 겨루기대회 및 제1회 품새대회를 개최하는 등 태권도의 새 역사를 기록하며 내게 주어진 3개월간의 소임을 무난히 마쳤다.
 
세인트루시아는 너무도 아름다운 나라다. 자연환경이 그대로 보존, 숨쉬고 있다. 초록빛 바다가 환상을 느끼게 한다. 연중 세계 각국으로부터 많은 관광객이 찾아드는 휴양지다.

태권도 도장에서 바라보는 캐리비안해의 저녁노을은 감동적이다. 자연이 인간에게 선사한 한 폭의 그림이 아니고 뭘까! 나는 가끔 먼 바다를 바라보는 감흥에 젖는다.
 
지금도 내 눈에 선하게 그려지는 아름다운 저녁노을, 순박하고 해맑은 제자들의 얼굴이 내 맘 속에 각인돼 있다. 3개월간의 체류는 내게 꿈과 낭만을 심어줬다. 내게 태권도, 태권도인이라는 긍지가 이 작은 섬나라에서 꽃피웠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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