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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대칼럼] 여성들도 병역을 許하라?
소년병, 학도병, 대년군(待年軍)
 
신성대 주필(글로벌리더십아카데미 공동대표) 기사입력  2021/05/1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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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대 주필.     © 한국무예신문

기사(騎士)란 중세 유럽의 상층 사회에서 활동하던 기마무사(騎馬武士)를 가리킨다. 귀족 가문 출신의 자제가 기사가 되기 위해서는 7,8세가 될 무렵, 출신에 따라 등급이 높은 영주의 집에 들어가 영주나 그 부인의 시중을 들어야 한다. 그러다가 12세쯤 되면 견습기사가 되어 주인을 따라 전장에 나가 방패잡이나 종자 역할을 하면서 전문적인 무예와 기사 훈련을 받는다. 21세가 되면 그 능력을 인정받아 기사 작위를 받는다. 작위수여식은 여러 형태가 있는데, 대축제일 또는 왕실에서 행해질 때에는 굉장한 의식을 치르지만 전쟁터에서는 간단히 칼을 평평하게 뉘어 어깨에 가볍게 대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지난 재보궐선거 결과 20대의 변심(?)을 두고 벌인 정치권의 논란이 급기야 여성도 군대 보내라” “차라리 소년병을 뽑아라라며 해묵은 젠더갈등으로 번졌다. 줄어드는 인구 때문에 부족해진 국방인력을 여성징병제, 학도병제로 보충하라며 벌이는 논쟁을 보고 있자니 국방부도 한참 어이없겠다. 그렇게 해서 강군에 도움이 될지 오히려 부담만 될지 모르겠으나 암튼 소년병에 대한 전례는 조선시대에도 있었다. 바로 대년군(待年軍)이다.

 

대년군은 일종의 대기병 제도로 군역 중에 죽거나 복무를 못 채우는 사정이 생기면 그 뒤를 잇기 위해 정규군인의 16살 미만 아들이나 동생을 등록편성시켰는데 훈련도감과 삼군영의 취고수나 기수 등 특과병은 반드시 그들 중에서 충원하였다. 일정한 보수가 주어지는 급료병인 데다가 재능에 따라 승진의 기회도 있었기 때문에 희망자가 많았다. 대년군 중 젊고 건실한 자를 선발하여 장초군(將抄軍)에 편입시켜 수문군(守門軍), 복마군(卜馬軍), 아기수(兒旗手) 등으로 근무하다가 성적이 좋으면 원군(정규군인)에 보충되었다. 거기서 무과에 급제하면 관직으로 나갈 수가 있었다. 하여 무관 가문에서는 이 제도를 이용하여 세습적으로 무직을 이어갔다.

 

무예청이란 무엇인가?

 

임진왜란이 끝나자 피난 중 왕을 호위했던 무사들로 왕의 경호를 전담하는 기구를 만들었는데 바로 무예청(武藝廳)이다. 지금의 청와대경호처와 같은 것으로 훈련도감 군사들 중 무예에 출중한 자들을 선발했는데 가히 조선 최고의 무사들이라 할 수 있겠다. 무예청 군사를 무예별감(武藝別監, 줄여서 武監)이라 불렀다. 그들은 궁궐문과 왕의 거소를 지키며 왕의 행차 시 왕의 거마를 둘러싸고 호위를 전담했는데 반차도에 붉은 철릭에 노란 전립을 쓰고 요도를 찬 무사들이 그들이다.

 

▲ 경복궁 ‘첩종’ 재현에서 왕의 호위무사들이 무예시범을 보이고 있다. [십팔기보존회]     © 한국무예신문

그들은 반드시 조선의 국기인 무예십팔기 전 종목을 습득하고 특히 그 중 본국검(本國劍)과 월도(月刀)를 장기로 능했는데 때로는 각 군영에 무예교관으로 파견되기도 하였다. 창덕궁과 창경궁을 그린 동궐도에 보면 지금의 낙선재 앞마당 위치에 무예통감의 숙소와 무기고, 훈련하던 무단이 보인다. 왕은 종종 창경궁 뒤 언덕 춘당대에서 그들의 무예를 직접 시험하곤 했었다. 당연히 무감들의 위세도 대단해서 신윤복의 그림에 주막에서 행패를 부리는 광경도 나온다.

 

조선 때 한양의 남산 복록(지금의 예장동과 장충동)은 모두 군영이었다. 현재의 한옥마을은 어영청의 분영인 남소영이 있었고, 장충단공원은 금위영의 분영인 남별영이 있어 십팔기터로 불리던 곳이다. (예장동은 예술을 하던 곳이 아니라 군사들이 무예를 익히던 훈련장이라는 뜻이다.) 무예청 군사들은 봄여름가을에는 비파정(지금의 동국대학교)에서, 겨울에는 하도감(지금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훈련을 했는데 자신의 아들을 대년군에 넣어 일찍부터 무예십팔기를 익히게 해서 대를 잇게 하였다. 그렇게 어렸을 적부터 무예를 익히지 않고는 십팔기 전 종목을 습득하기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현재 십팔기는 전통군영무예란 별도의 명칭으로 서울시무형문화제 제51호로 종목 지정되어 있으며 그 교본인 무예도보통지2017년 북한에서 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시켜놓았다.)

 

소년병 대신 노년군(老年軍)?

 

암튼 오늘날에는 국제조약에서 소년병을 금하고 있긴 하지만 일제강점기 제2차 세계대전 중 그리고 한국전쟁 때에도 학도병으로 청소년들이 동원되었었다. 전쟁이 장기전으로 가면 군인이 모자라게 되고 어린 소년들은 물론 부녀자들까지 총 들고 나가 싸우는 건 당연지사겠지만 대한민국이 현재로서는 그런 극단적인 지경은 아니니 병역문제를 놓고 젠더 갈등으로 다투는 건 아무래도 지나치지 않나 싶다. 허나 이왕 나온 이야기이니 훗날을 예상해서 이 소년병 아니 대년군 문제를 고민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가령 현재 우리나라에는 전국에 10개의 체육중학교와 16개의 체육고등학교가 있다. 모두 국가대표선수 양성과 올림픽 메달을 목표하고 있는데 이중 몇 개만이라도 무예학교로 전환하던지 무예과목을 신설하는 건 어떨까 싶다. 당연히 조선의 대년군처럼 졸업 후 군인이나 경찰, 소방대원 등 무골(武骨) 기질의 인재가 필요한 기관에서 특채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중국엔 소림사가 있는 동네를 비롯해 전국에 수많은 기숙 무술학교가 있다. 초등학교 무렵부터 입학하는 이들의 꿈은 이연걸 같은 무술배우가 되는 것이지만 대부분 군인이나 공안으로 나간다.

  

(중국에서는 한나라가 통일한 이후 민간의 무장을 금하는 바람에 권술과 봉술만 호신술로서 허용되어 武術이란 용어를 사용해왔고, 우리나라는 삼국시대 이후 조선말까지 민간호신술이 없고 군사용 기예만이 허용되어 오로지 武藝란 용어만 사용해왔다. 따라서 왕조실록 등 문헌상에 나오는 는 모두 무예를 가리키는데 십팔기 18가지 기예 외에는 어떤 무예 명칭도 등장하지 않는다. 익히 알려진 수박각저는 권법과 씨름의 옛 일반명사로서 호신체육이나 오락이지 무예라 칭하지는 않는다. ‘탁견은 무예가 아니라 민속놀이였다. 본디 무예란 창칼 등 살상 무기를 다루는 기술을 뜻한다. 일본은 1920년 무렵부터 각종 무술과 호신술을 체육화하면서 武道란 용어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 6.25전쟁 때 용감하게 싸운 학도병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 한국무예신문

아무려나 우리나라가 전쟁 중이라면 학도병도 감안해야 하고 학교에서는 과거처럼 교련으로 기초적인 군사훈련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지만 지금 같은 시기에 공부해야 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소년병 운운하는 건 그냥 억지에 지나지 않는 헛소리 취급받을 것이다. 그랬다간 차라리 외국용병을 데려다 쓰자고 할 것이다. 물론 강군의 방법이 오로지 병력 늘리기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허나 발상을 한 번 더 확장시켜나가면 소년병(少年兵)보다는 노년병(老年兵)이 차라리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다.

  

요즘은 수명이 늘어 백세시대라고들 한다. 그에 비해 웬만한 기업에선 조기 명예퇴직시키는 바람에 정년까지 일하기도 어렵다. 퇴직 후 다른 일거리를 찾아 제2의 인생을 사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등산이나 운동 등 취미생활로 남은 긴 생을 보낸다. 이런 사람들 중 국가에 봉사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다시 군역을 하게 하는 건 어떤지? 최전방을 지키는 건 물론 젊은 사병들이 꺼리는 취사 등 잡무를 전담케 하는 건 어떨지? 이미 젊었을 적에 군복무도 해봤으니 5,60대라면 1-2년 정도는 능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최소한의 급료를 받겠지만 굳이 산에서 세월을 죽이는 것보다 국방에 봉사하는 게 더 보람 있지 않은가? 혹 전쟁이 벌어져 젊은이 대신 총알받이라도 된다면 그보다 더한 영광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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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5/16 [09:35]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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