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5년 4월 5일 대한민국합기도총협회를 제외한 합기도 대표 법인 단체 회장단이 단체간 협력과 소통을 위해 한자리에 모여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참여 단체로는 대한기도회, 대한합기도협회, 정통합기도협회, 코리아합기도협회, 한민족합기도무술협회 등이었으며, 현재 직면해 있는 문제 등을 해결하고 모든 역량을 모아 반드시 무언가를 이루어 내겠다고 다짐을 하는 자리였다.
모임은 과거 수십 년 전 합기도 통합을 위해 단체장들이 모였으나 별다른 소득을 없이 와해된 것과는 다르게 합기도가 대한체육회에 가입이 되었지만 타(他) 합기도 단체를 배제한 독단적인 행태에 대응 방안을 찾는 자리라 생각된다.
합기도는 과학적인 관절 꺾기 기술과 급소찌르기 등 효과적인 기술이 있음에도 지금껏 화합하는 모습은 한 번도 보이지 않아 정부에서도 계륵(鷄肋)과 같이 취급되어 오다 우여곡절 끝에 대한체육회에 가입되었지만 독단적 술기 통합과 기존 등록 합기도 협회를 문제 삼는 등 현 시대와 맞지 않는 행정으로 많은 합기도인의 원성을 샀다.
이에 이번 합기도 단체장들은 간담회를 계기로 합기도 발전에 도움이 될만한 제안을 몇 가지 하도록 하겠다.
첫째, 술기 명칭 통합의 문제이다. 오래전부터 각 유파만의 철학과 특성이 집대성되어 만들어진 술기는 그 단체의 얼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술기는 통합되어서도 안 되고 통합하려 하지도 않을 것이니 명칭을 통합하여 합기도 수련자들의 혼동(混同)을 막아야 한다. 예를 들어 “이렇게 거는 동작은 ㅇㅇ꺾기, 다르게 거는 동작은 ㅁㅁ꺾기”라 칭하는 것이다. 술기는 각 단체만의 자존심이라 서로 훼손 하지 않는 선에서 명칭만은 확실히 통합하여야 한다.
둘째, 지금까지 합기도복은 정체불명의 디자인에 원단값보다 비싼 글자 자수와 그림 자수로 치장된 도복이 주를 이루었다. 합기도 단체 중 유일하게 대한합기도협회만이 공인 도복을 많은 도장이 착용하는데 앞서 문제점으로 제기한 등판에 문구 등을 삭제해도 "합기도복이다."라는 생각이 들게 수정하여야 한다. 또, 타(他) 협회의 흑색 도복을 차용해 흑백 도복을 공인 도복으로 정하고 유급자든 유단자든 동일한 도복을 입고 수련하게 한다.
봉황이나 화려한 문양 등의 휘황찬란한 도복은 땀 흘려 수련하는 도복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도복은 높은 사람이 입는 디자인 낮은 사람이 입는 디자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부분은 단체장들이 기틀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
원단의 재질은 대련 경기를 염두해 튼튼한 원단이어야 하고 도복 바지의 통도 발차기가 편히 나올 수 있게 정한다. SNS를 보더라도 한국 무예인의 온갖 조잡한 도복을 따라 하는 외국인을 쉽게 볼 수 있다. 단체장들은 대승적으로 크게 양보해 흑백 도복으로 정리하고 회장단의 도복도 수련자의 도복과 동일하게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셋째. 경기 규칙 통합이다. 여러 단체마다 대련시 득점 부위나 득점 체계 등이 달라 참가 지도자와 선수의 혼란을 야기(惹起)할 수 있으므로 대련시 득점 체계를 확실히 잡는다. 또, 술기 경합시 액션 영화와 같은 동작을 지양(止揚)하여 합기도 술기다운 현실성 있는 술기를 선보인다.
일본 가라테는 같은 색과 같은 디자인의 도복이지만 유파마다 다른 특색을 가지고 있다. 중국 우슈는 각 개인의 화려한 도복이나 동일한 투로(套路)로서 경합을 한다. 합기도 술기는 획일화되는 것을 원치 않으니 가라테와 같은 전략으로 종목의 정체성을 보여야 한다. 하나의 이름으로 여러 특색이 선보이는 것이 얼마나 매럭적인가. 다만 하나 된 모습(도복)은 보여야 한다. 이와 반대로 이름은 하나인데 난잡한 도복에 각자 다른 기술까지 선보인다면 후대에 얼마나 부끄럽겠는가.
*필자소개
용인대학교 격기학과 합기도 전공
명지대학교 대학원 무도산업학 석사
국립안동대학교 대학원 이학박사
정부수립 이후 대통령경호처의 경호무도 변천사 외 다수 연구 논문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