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 접어들며 개인의 노동 가치는 점점 없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체능 유튜버들의 수명 역시 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무예는 이 논의에조차 제대로 끼지 못하고 있다. 당장의 무예계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뚜렷한 방안조차 없는 상태다. 비록 필자가 이 사안의 중심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지만, 다가올 흐름을 미리 예측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도장 운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대중의 인식 속에서 무예가 어떤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는가이다. 현재 무예는 체육보다 하위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이는 그동안 무예계가 이미지 쇄신을 위해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린이 관원 한 명이 입관하면 기본적으로 수년간 수련이 이어진다는 구조에 안주하며, 변화하는 환경을 안일하게 바라봐 온 것이다. 그 결과 기존 무예 도장들은 어린이 중심의 고정 고객층에 맞춘 전략으로만 연명해 왔다.
반면 성인층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던 브라질리언 주짓수(BJJ)는 전혀 다른 궤적을 보였다. 국내 블랙벨트 수가 증가하면서 현재는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초기에는 도장 수가 적었던 만큼 주 3회 수련에 13만 원이라는 회비를 책정하는 등, 일반 무예 도장의 주 5~6회 출석 회비와 유사한 수준의 고급화 전략을 펼칠 수 있었다. 이러한 영업이 가능했던 이유는 주짓수가 인터넷과 대중 매체에 자주 노출되었고,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움직임과 스토리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는 그 기세가 많이 수그러든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각 무예의 취약점은 더욱 뚜렷해졌다. 주짓수 관련 유튜브 영상이나 숏폼 콘텐츠는 대부분 기술 설명이나 경기 실황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태권도나 합기도 도장의 영상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교육한다”, “재미있게 수련한다”는 메시지에 집중되어 있다. 이쯤 되면 일부 태권도·합기도 지도자들의 무예적 전문성 자체를 의심하게 되는 지점에 이른다. 저학년을 상대로 지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술 수준이 하향 평준화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본다. 이러한 환경에서 해부학적 지식과 전문적인 설명이 더해진 고급 지도가 가능하겠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그렇다면 AI 시대에 무예는 어떤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까. 무예 교육에 AI가 완전히 침투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타격이나 관절 꺾기와 같은 기술이 반드시 사람 대 사람의 상호작용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같은 기술이라도 통증의 정도와 반응은 개인마다 다르며, 강도 조절은 오직 직접적인 대면 교육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 지점이 무예의 핵심이자, 동시에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AI를 배제할 것이 아니라, 무예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AI를 보조 도구로 활용해 각 무예 지도자가 교육 전문가로 거듭나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와 학원에 비유하자면, 무예 지도자는 단순한 기술 전달자가 아니라 ‘선생’의 위치에 서야 한다. 기존 교육 시스템이 충족시키지 못한 부분을 보완하는 동시에, 그들만큼의 전문성을 갖추는 것 역시 무예 지도자의 의무다.
결국 과제는 하나다. 온라인의 시청자들을 어떻게 오프라인 도장으로 이끌 것인가. 무예는 스승의 지도 아래 잘못된 동작을 교정받고, 보다 효과적인 방법을 체득하는 과정이다. 이 지점에서 무예 지도자는 일정 수준의 상술(商術)을 발휘해 ‘왜 나에게 와야 하는가’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다가올 시대는 준비된 무예 지도자에게 기회의 시대가 될 것이다. 지금부터 AI 시대에 발맞추어 자신과 도장의 홍보를 직접 맡고, 새로운 플랫폼에 도전해야 한다. 이 영역에서 무예는 여전히 미개척 분야다. <저작권자 ⓒ 한국무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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