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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후기] 공부에 찌든 아이들, 놀고 싶어도 방법 몰라
아이들은 뛰어 놀면서 또래끼리 관계형성, 사회성 및 문제해결능력 길러
 
서대경 기자 기사입력  2013/01/23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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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대경 기자     © 한국무예신문
국어사전을 찾아봤다.
 
캠프: 휴양이나 훈련 따위를 위하여 야외에서 천막을 치고 일시적으로 하는 생활. 
견학: 실지로 보고 그 일에 관한 구체적인 지식을 넓힘. ‘보고 배우기’로 순화.
체험: 자기가 몸소 겪음. 또는 그런 경험.
놀이: 여러 사람이 모여서 즐겁게 노는 일. 또는 그런 활동.

지금 대한민국 무예도장들은 각종 캠프와 견학 등 겨울방학프로그램 진행 중이다.
 
지난 1월 19~20일 1박 2일 일정으로 영웅태권도장에서는 시범단과 초등학교 6학년 졸업여행을 경남 양산시에 위치한 '통도아쿠아환타지아'에서 보내고 왔다.
 
이미 방학을 맞아 1월 첫 주에는 경북 경주시에 있는 경주월드에 60여 명이 다녀왔고, 둘째 주에는 부산 벡스코 전시장에 있는 키즈랜드에 80여 명 인원이 캠프를 다녀온지라 이번의 시범단, 6학년 캠프는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이어서 다소 느긋한 마음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도착해서 먼저 콘도에 체크인 하고 식당으로 가서 점심식사를 하였다. 얼른 놀고 싶은 마음이 앞선 친구들은 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 놀이동산에 가겠다고 보챈다. 간단한 안전교육과 함께 집결 시간을 알려주니 끼리끼리 모여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놀이동산으로 달려 가버린다.
 
 남아 있는 지도진은 순간 홀가분하면서도 갑자기 할 일이 없어 방황해야 하는 신세가 된 느낌이었다.
 
 이번 캠프에서는 시범단 10명과 6학년 7명, 총17명이다보니 저희들끼리 자유스럽게 맘껏 놀게 하려고, 우리 지도진은 간섭이나 통제 등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도장운영 15년 동안 수백 번의 견학, 캠프를 다니면서 느꼈던 관리자로서의 책임감과 사진 찍어주는 사범으로서 수고스러움 등을 홀가분히 내려놓고 처음으로 마음 편히 아내랑 손잡고 놀이공원에서 데이트를 즐겼다.
 
 얼마의 시간이 흘러 놀이동산을 돌아다니다 바쁘게 뛰어 다니는 수련생들과 마주치니 다함께 바이킹을 타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같으면 바이킹 같이 탈 생각보다는 사진 찍어줄 생각만 했을 텐데 모처럼 아이들과 설레는 마음으로 바이킹을 탈 수 있어 기분이 묘했다.
 
사범님들과 양쪽으로 나뉘어서 바이킹을 탔는데 나도 모르게 습관처럼 아이들의 밝은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촬영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웃고 말았다.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한배를 탔다는 기분을 영상으로 남기고 싶은 욕심이 생긴 탓이리라.
 
 신나게 놀이동산에서 놀다가 해가 어둑해질 쯤 모여 저녁식사를 했다. 그리고 숙소에 와서 곧바로 스마트폰을 만지는 아이들과 나 자신을 발견했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아이들과 상의 끝에 캠프 끝날 때까지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지 않기로 약속하고 스마트폰을 모아서 식탁위에 다 올려 두었다.
 
그랬더니 자연스레 TV 앞으로 모여드는 아이들.
 
평상시 태권도 스승과 제자 모습이 아닌 상태로 편안하게 드러누워 다 같이 숨죽이며 TV에서 나오는 영화에 집중하는 아이들을 보고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영화가 끝나고 사범님들과 아이들 간의 소통의 창구로 PC방을 가기로 했다. 그랬더니 평소 PC방을 한 번도 못가 본 친구들이나 제방 들듯이 다니는 친구들 모두가 환호성을 지르며 PC방으로 달려갔다. 한참 만에 아이들은 PC방에서 게임하면서 컵라면까지 먹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며 웃는 얼굴로 들어 왔다.
 
 아이들이 씻고 모여서 하루 종일 있었던 얘기꽃을 피울 무렵 졸업을 앞둔 6학년들만 모아서 그동안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아버지의 모습으로, 그리고 지도자로서의 모습으로 들려주었다.
 
이젠 더 이상 초등학생이 아닌 청소년으로서의 책임감과 각자의 꿈꾸는 장래희망도 들어보고 또 나름의 조언도 해주고 나니 조금 전까지 웃고 떠들던 천진난만의 아이들이 조금 숙연해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그러고 나서 시범단들과의 미팅! 지난해의 수고를 칭찬으로 시작해서 올해의 시범단의 목표와 각오, 한층 더 성숙해지는 시범단이 되도록 노력 하자며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이 간식을 먹으며 웃음꽃을 피우는 동안 나는 아이들에게 사랑의 문자를 보냈다. 이번 캠프가 즐거운지, 마칠 때까지 재미있게 놀다 가자고, 그리고 지금의 고민거리나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문자로 답장을 해주라고 하고선 아까 모아두었던 스마트폰을 나누어 주었다.
 
 곧바로 나의 핸드폰으로 문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내가 기대하던 ‘감동적인’ 답장은 없었다. 실망에 앞서 앞으로의 소통을 기대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아이들은 한참동안 저희들끼리 웃고 떠드는가 싶더니 어느새 한명씩 소리 없이 잠에 빠져들었다. 나도 이내 잠이 들었다.
 
얄미운 알람소리가 꿈나라 여행 중인 아이들을 사정없이 깨웠다. 또 하루다!
 
아침을 먹고 '통도아쿠아환타지아'로 출발했다.
 
모처럼 물을 만난 물고기 마냥 수영장에서 신나게 노는 아이들.
 
사진 찍기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고 싶어 일부러 카메라를 챙겨 가지 않았지만 이내 스마트폰으로 아이들을 찍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런 걱정 없이 온 세상을 다 가진 듯 신나게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을 학부모님들께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겨울철이라 그런지 아니면 홍보가 덜 되어서 그런지 다른 아쿠아 시설에 비하면 사람들이 별로 없어 아이들은 원 없이 놀고 또 놀았다.
 
아직 에너지가 남아 더 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간절한 눈빛을 피하며 스케줄에 맞춰 오후 2시가 되어서 캠프를 마무리 하였다.
 
1박2일 일정으로 최소한의 통제 속에서 맘껏 놀았다고 생각 했는데 아이들의 표정은 아직도 미련이 남은 상기된 표정이었지만 ‘꼭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자’며 귀가를 시켰다.

▲ "나는 그동안 도장에서 수많은 견학, 캠프를 다녀오면서 과연 아이들의 입장에서 얼마만큼 생각을 해봤을까 하는 고민과 지도자로서의 포장된 시선으로 너무 많은 간섭과 통제를 한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해 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본문 中에서     © 한국무예신문

이번 캠프를 통해 느낀 점 하나만 얘기해보려 한다.
 
내가 어릴 적엔 학교 다녀오면 산과 들에 나가 마냥 놀았던 기억이 난다.
 
공부나 숙제는 안중에도 없이 신나게 놀다가 해가 질 때가 되어서야 먼지를 ‘툭툭’ 털며 집으로 귀가 했던 그때를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건 다시 돌아가고 싶은 좋은 추억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 현실 속에 아이들은 그렇지 못하다. 공부와 학원의 굴레에서 틀에 박힌 일상들을 보내고 있고 밖에 나가 뛰어놀고 싶어도 주변 환경이나 여건이 그렇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또래집단에서의 관계형성 및 사회성을 기르고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등 평생을 좌우하는 학습이자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중요한 수단임에도 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 심지어는 노는 방법을 몰라 제대로 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캠프는 다른 교육적 의도보다는 신나게 놀게 해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캠프였기에  아주 해맑은 모습, 꾸밈없는 모습으로 신나게 즐기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들에게는 진정 ‘노는 것이 필요하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몇 년 전의 이야기지만, 내가 아는 모 대학교수는 아이들과의 여행을 경주로 가서 부모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박물관 등지에 들러 역사적인 배경부터 시작해서 한참 사회·역사과목에 나오는 사건들을 얘기해 주었는데 아이들의 핀잔을 듣고 나서야 미안해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간섭과 통제와 틀에 박힌 ‘놀이’를 포장한 ‘놀이’가 아니라, 최소한의 통제 속에서 자기네들끼리 마음 내키도록 놀도록 내버려두는 시간이 필요 하다는 것이다.
 
물론, 캠프나 견학의 특성상 한두 명이 아닌 많은 인원이 참가하는 견학, 캠프에서는 당연히 아이들의 안전이 최우선이 되어야 하고, 그에 따른 질서와 통제 등이 필요한 건 당연하다.
 
하지만, 나는 그동안 도장에서 수많은 견학, 캠프를 다녀오면서 과연 아이들의 입장에서 얼마만큼 생각을 해봤을까 하는 고민과 지도자로서의 포장된 시선으로 너무 많은 간섭과 통제를 한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해 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돌아오는 주말엔 이번 겨울방학 마지막 캠프가 기다리고 있다.
 
경북 경주시 산내면에 위치한 오토캠핑장에서 중․고등부 1박2일 복불복 캠핑이다. 출발에서부터 게임에서 진 팀은 목적지까지 버스 등으로 이동하여야 하며, 잠자리 복불복 등을 통해 텐트에서 자야 하는 등 팀별로의 다양한 재미들이 있어 벌써 기대되는 캠프이다.
 
앞에 캠프와는 확연히 다른 캠프임에 설렘 속에서 사범들과 계획을 만들고 있다. 방학 때에는 아이들 덕분에 내가 놀며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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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1/23 [01:56]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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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범 2013/01/27 [20:29] 수정 | 삭제
  • 다양한 기사를 보니 기분이 좋네요 앞으로 좋은 기사 부탁합니다
  • 옥윤호 2013/01/24 [07:43] 수정 | 삭제
  • "놀이"를 통한 "소통"도 교육의 좋은 방법인것 같습니다. 친구들뿐만 아니라 스승과 제자 사이에도 소통하며 자연스레 몸에 익힌다면 학교폭력이니, 우울증 같은 요즘의 문제들도 줄어들겠죠. 항상 고민하고 노력하며 행동하시는 모습보기좋네요. 다음 캠프도 잘 다녀오시길...
  • 이남희 2013/01/23 [22:21] 수정 | 삭제
  • 한가지만이라도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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