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대만 타이페이 大學에서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가 참가한 극동 劍道大會가 열리게 된다. 검도라는 운동이 다른 아시아국가에는 전혀 보급되지 않을 때이다.
당시 우리는 해외에 나가는 것조차 어렵고 대한검도회의 자금부족으로 선수로 출전하는 선수가 항공료와 체재비를 부담하는 실정이었다.
필자는 당시 처음으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참가하게 된다.
문제는 주최국인 중국과 검도의 본류인 日本간에 검도의 종주국 논쟁에 우연치 않게 한국이 끼어든다.
한국은 일본검도가 한국의 백제나 신라에서 건너갔다는 것이고, 중국은 劍道라는 글자도 일본이나 한국은 없으며 모든 문화가 중국에서 한국 일본으로 건너갔으니 중국이 원조라는 것이다. 한때는 일본의 지배를 받은 우리는 물론이고 대만은 우리보다도 일본의 식민지가 된 것이 훨씬 더 길다. 그래서 그런지 대만이 더 일본화 되어있었다.
그렇더라도 현대 검도라는 죽도경기와 도구, 용어, 방식, 검법에 이르기까지 일본이 현대화시켜 내놓은 것을 우리가 배운다면 지금의 검도는 일본검도가 옳다. 스포츠화 되었다는 것이다. 중국이든지 한국이든지 간에 이것을 가리고 싸울 일이 아니었다.
송나라 이후 주자학이라는 학문의 문화가 武보다 文을 숭상하게 되었고 고려가 망하면서 왕권을 전제로 한 유교의 사상이 정도전에 의해 시작되어 이로 500년을 흘러오면서 우리 또한 文을 숭상하게 됨으로 武의 실체가 없어지기 시작한다. 이때에 사병도 없어진다.
반대로 일본은 武를 숭상하는 나라로 이어온다. 그러니 劍이 발전할 수밖에 없었다.
오죽하면 임진왜란 때 선조임금은 경상도 출신인 유성룡에게 「경상도 양반은 아들이 學文을 잘하면 마루에 앉히고 武를 잘하면 마당에 세운다면서 왜놈의 칼을 말로 지키냐? 하고 핀잔을 주었다.」는 이야기가 왕조실록에 나온다.
그래도 그 와중에도 무예제보, 무예제보속편, 무예신보, 무예도보통지 등을 편찬했고 계속 武에 대한 기록물이 발견된다. 중국의 「무비지」에도 조선세법이 기록되어 있다.
요즈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은 어느 나라에 몇 년이나 되었을까? 하는 관심사가 경제 대국의 화젯거리로 하나 있다.
그것은 일본의 1429년 전에 만들어진 「곤고구미」라는 건설회사다.
이 金剛組라는 회사는 6세기에 창건된 일본 오사카에 있는 四天王寺라는 절을 지으며 백제에서 건너온 기술자들이 창건하게 되고 그때 시작한 사람이 바로 「유중광」이라는 백제인이다. 우리의 조상이라는 이야기다. 서기 578년에 창업한 이 회사는 지금도 최고의 기술을 가진 목조건축회사이다.
또한 일본이 자랑하는 「칠지도」역시 백제의 칼이다.
일본人에게 글자를 가르쳐준 사람 또한 「왕인」이라는 백제인이다.
▲ 자료사진. 일본의 국보가 된 우리의 칠지도.(이소노카미신궁 소장) | |
그런데도 日本劍道가 한국에서 배워 갔다는 것을 우리는 증명하지 못한다. 아니 할 생각을 하지도 않고 일본의 검도를 종주국으로 떠받드는 검도인이 더 많다.
일본의 검도 고단자가 한마디 하거나 써놓은 글을 보고는 환장을 한 사람처럼 존경심을 나타낸다. 아니 감탄사가 나온다. 아주 단단히 미쳤다.
하지만 그분의 말씀은 대부분 불가와 공자, 맹자와 유교에 나오는 이야기를 한 것뿐이다.
다행히 최근 검도인 중 뜻을 모아 검도는 한국이 본가라는 것을 학술적으로 연구하고 물증을 제시하여 세계에 알리겠다는 연구가 시작되었다. 영문으로도 발표할 예정이다. 「재단법인 한국예도문화체육재단」에서 주관한다.
새 역사에 참여할 사람도 찾는다. 어지간히 준비도 되어있단다.
역사는 줄다리기처럼 한쪽으로 밀려갔다가도 반대쪽이 힘이 생기면 다시 당겨온다.
부끄러울 것도 없고 즐거울 것도 없다. 그냥 과거와 현실을 인정하고 있다고 해도 진실은 확인되어야한다.
검도를 일본 것이라고 하고 일본 문화의 잔재라고 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 곧 밝혀질 것이다. 검도를 부끄러움 없이 가르치고 배우는 떳떳한 후손들을 생각해보자는 이야기다.
올림픽의 「펜싱」종주국이 이태리든지 영국이든지는 모르지만 불란서 말로 하고 있으며 태권도도 한국말로 하면서도 종주국 문제를 서로 따진다.
그래도 역사는 자기가 가지고 싶은 게 인간이고 민족이기 때문이다.
동참과 뜻이 있는 사람을 찾는다. 한국의 劍을 찾아 후세에 제대로 넘겨주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