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대   이경명   김정록   김혁출   고성규   김용철   이호철   이지성   이송학   이창후   고영정   기고   역사산책   무협소설   무예이야기   축사
편집 2024.05.20 [13:21]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
섹션이미지
신성대
이경명
김정록
김혁출
고성규
김용철
이호철
이지성
이송학
이창후
고영정
기고
역사산책
무협소설
무예이야기
축사
공지사항
회사소개
광고/제휴 안내
개인보호정책
청소년보호정책
기사제보
HOME > 칼럼 > 신성대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밴드 네이버
박종우는 영웅(英雄)의 길을 가라!
런던올림픽에서 얻은 것, 잃은 것, 배워야 할 것
 
신성대 논설위원(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기사입력  2012/08/15 [14:06]
광고
고대올림픽이든 근대올림픽이든 그 거창한 구호 이면에는 각국이 강한 군사를 기르고자하는 목적이 있었음은 엄연한 사실이다. 하여선지 지금도 각국의 메달 순위와 군사력 순위가 거의 엇비슷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대한민국은 어느 틈엔가 병역면제가 스포츠 경기의 보너스로 전락하고 말았다. 프로 선수에겐 그야말로 로또다. 이게 제 정신이 바로 박힌 나라인가? 올림픽 메달이 아무리 영광되고 소중하다 할지라도 한 개인의 병역의무만큼 신성하다 할 순 없다. 국방, 영토수호, 병역에 관해서만은 한없이 냉정해져야 한다. 흥분과 감정, 인정에 연연해서 판단하고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한국판 ‘라이언 일병’ 구하기?
 
IOC 로게 위원장은 박종우의 ‘독도는 우리 땅’ 세러머니에 대해 “당연히 정치적 표현에 해당한다”며 “박종우는 영토문제에 관한 견해를 밝힌 것이며, 이는 IOC와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명백히 어긋나는 것” “FIFA가 16일 제출할 보고서 결과에 따라 IOC 규율위원회를 열고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통상부는 “박종우는 의도하지 않은 행동을 했고, 또 그가 들었던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쓰인 종이는 한국어로 쓰였기 때문에 이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솔직히 변명치고는 너무 구차스럽고 안일하다. 이미 문화관광체육부장관과 병무청도 박종우 선수에 대한 병역면제를 긍정적으로 고려하겠다고 했고, 또 여차하면 청와대까지 나설 기세다. 아니다 다를까 동작 빠른 표바라기 의원들이 박종우를 위한 특별법까지 만들겠다고 한다.
 
구약 <사사기>에 ‘사람들이 각기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란 구절이 나온다. 전 국민은 물론 국가기관장, 정치인, 심지어 대통령까지 흥분해 있다. 도무지 아 나라엔 지성이 살아있고 이성이 깨어있는지 확인이 안 된다. 애국심과 스포츠는 별개다. 한 축구선수의 ‘정치적 행위’로 인해 박탈당한 동메달을 찾아주기 위해 온 국민과 국가기관까지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철없음을 나무라야 할 일임에도 오히려 기특하다며 감싸는 바람에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국가 행정기관이 나서야 할 일이 있고 나서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애국적 소치라 하여 원칙과 결과에 상관없이 무조건 감싸는 것이 옳은 일인가? 독도는 독도고 올림픽은 올림픽일 뿐, 이번 일은 국가가 나설 일이 아님은 물론 선동할 일은 더욱 아니다. 박종우는 ‘라이언 일병’이 아니다. IOC와 대한체육회에서 알아서 할 일이다. 정작 국가가 나서야 할 일은 잊고 있다. 이미 국민들의 기억에서조차 사라진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된 한국인 선원들은 아직까지 내몰라라 하고 있지 않은가?
 
언제까지 막무가내 한국인가?
 
제발이지 때와 장소를 가려서 남의 시선도 좀 고려하며 살자. 한일전이라 하여 한국과 일본 국민만 보는 경기가 아니었다. 세계인이 보고, 세계인이 즐기는 게임이었다. 올림픽 축구장이 국제사법재판소도 유엔본부도 아니다. 관중들이 한국인들의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넘치는 애국심을 확인하러 온 것이 아니다.
 
축구를 이겼으니 세계인들더러 독도를 한국 땅으로 인정해 달라는 건가? 축구를 즐기자고 나온 세계인들더러 아닌 밤중에 자다가 남의 다리 긁어달라고? 그들이 왜 그래야 하는데? 세계평화를 위해서? 설사 당장 한일 간에 축구전쟁이 아니라 독도전쟁을 벌이고 있다 할지라도 그건 당사국들의 문제지 올림픽 축구와 무슨 상관? 기껏해야 얌체 간접광고 정도로밖에 더 인식하겠는가. 설사 세계인들이 독도문제를 인식한다 한들 어느 편을 들까?
 
아직도 대한민국이 휴전국으로 유엔의 감시하에 있어서 그런지 남북한 분쟁이나 이번 독도 문제처럼 사건이 터질 때마다 세계에다 대고 징징대는 소리를 해댔다. “쟤가 때렸어요!” “쟤가 뺐으려 해요!” 동네방네 울며 하소연하고 다닌다. 언제까지 매맞는 어린애 행세를 할 것인가? 이젠 우리 스스로도 역겹지 않은가? 아직도 일본이 두려운가? 아직도 일제 식민지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했는가? 스스로 작은 섬 하나 지킬 힘도 자신도 없는가?
 
그런가 하면 또 한 무리들은 “천안함은 남한의 조작극이에요!” “KAL기 폭파도 남한의 조작이에요!” 하고 떠들어대니 “독도는 우리 땅!”이란 말을 들은 세계인들은 도대체 어느 장단에 고개 끄덕여야 하나? “그래? 독도가 어디 있는 섬이지? 그럼 지금 독도는 일본 땅인가? 일본이 한국에 돌려주지 않은 땅이 있나? 아직도 한국이 일본에 핍박당하는 약소국인가? 그렇다한들 우리더러 어쩌란 말인가?” 세계인들이 자기 일도 아닌 일에 무슨 생각을 더 할까? 결국 제 얼굴에 침 뱉기다.
 
독도는 축구공이 아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독도가 영토분쟁지역임을 만천하에 공표한 셈이다. 그것도 한국 스스로 독도를 축구공 뺏기 놀음에 내 놓았으니 말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다 올림픽에서까지, 화가 난 척 하지만 일본인들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을 것이다. 결국 별다른 힘 안들이고 자신들의 목적을 조기에 달성했으니 말이다. 한국인들은 흥분시키면 물불 못 가린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다고 한국이 겁먹을 필요는 조금도 없다.
 
축구가 독도문제, 실은 문제 아닌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아니다. 더하여 이번처럼 축구에서 일본을 이겨 약 올린다 하여 그것이 대한민국에 무슨 득이 되는지도 좀 생각하며 살자. 그만 일로 엔돌핀, 아드레날린 얼마나 분비되는지 모르겠으나 그렇다 한들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애국심 증명하려 쓸 데 없는 곳에다 에너지 낭비할 필요 없다는 말이다. 감정은 접어두고 집요함에는 더한 집요함으로 대응해야 일본을 이길 수 있다.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세계가 한국을 어떻게 보는지 입장 바꿔 생각해보는 습관을 기르자. 매사를 제 입장에서 바라보고, 제 주장만 앞세워서야 어찌 세계와 함께 하겠다는 건가? 88서울올림픽에서 우리는 ‘손에 손 잡고!’를 외치며 세계와 함께 하기를 염원했었다. 하여 극제화, 세계화, 글로벌화를 지향해왔다. 세계 모든 나라에 한국제품 많이 팔아먹는 것이 글로벌코리아가 아니다. 세계와 소통하고 함께 고민하고 공감하고 노력하는 것이 ‘손에 손 잡은’ 글로벌코리아다. 올림픽은 소통의 장이다.
 
박종우는 영웅의 길을 가라!
 
자신의 말에 책임지지 않으면 지성인이라 할 수 없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지 않으면 스포츠맨이라 할 수 없다. 박종우가 어떤 마음으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모르겠으나, 일단 자기가 저지른 행위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질 줄 알아야 진정한 스포츠맨이라 할 수 있다. 그저 흥분해서건, 혹은 사전에 준비된 것이든, 진정한 애국심의 발로에서건, 소영웅심이 발동해서건 아무튼 자신의 행위로 인해 축제의 끝을 기분 좋게 마무리하지 못했다.
 
요즘은 음주운전과 마찬가지로 술김에 욱해서 저지른 범죄라 해도 정상참작이나 용서받지 못한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다. 자신이 한 행위에 대해 후회를 하고 있다 해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다. 박종우가 불운한 축구선수로 남아 국민의 동정을 받는 삶을 살 것인지, 비록 소영웅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는 당당한 남아로 살아갈 것인지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
 
영웅의 길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행운이 영웅을 만드는 것 아니다. 가혹한 고난이 진정한 영웅을 만든다. 땀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피가 만든다. 누구보다 원칙과 룰을 존중하고 따라야 하는 것이 스포츠맨이 아닌가. 수많은 스포츠영웅들이 이를 위해 땀과 영광을 바쳤다. 결자해지. 박종우는 이왕 박탈당할 동메달, 그리고 그에 따른 보너스들, 다 던져버리고 영광의 길을 가라.
 
그 정도의 애국심이라면 병역을 마치는 것을 억울해 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그가 한 거사가 우발적이든 의도적인 것이든 스포츠맨답게 자신의 행동에 책임져야 한다. 뒤로 숨지 말고, 구차스런 변명 하지 말고 이왕지사 당당하게 자신의 행동에 대한 진정성과 정당성을 획득하길 바란다. 그리하면 분명 더 큰 행운이 찾아올 것이다. 어찌 알겠는가? 훗날 던져버린 동메달이 금배지로 돌아올지.
 
소 잃고 나면 반드시 외양간 고쳐야
 
이기는 것만이 애국이 아니다. 금메달 따야만 애국이 아니다. 스포츠 정신, 올림픽 정신, 승자의 아량, 패자의 승복, 그에 따른 멋진 매너와 감동이 국격을 끌어올린다. 그런 것이 애국이다. 악 쓰고 흥분하는 것이 애국이 아니다. 지나친 애국주의가 경우에 따라서는 도리어 치국(恥國)이 될 수 있음이다. 다듬어지지 않은 야성(野性)은 덕(德)이 아니다. 아무리 정(情)이 많은 민족이라지만 시도 때도 없이 인정(人情)이 원칙을 넘어서서는 곤란하다. 그게 상식이다.
 
올림픽에서의 한일전 승리. 한국인에게 너무 통쾌하고 자랑스러운 일일 수 있다. 하지만 ‘독도는 우리땅’은 분명 올림픽 정신에 어긋난다. 남의 잔칫상 두고 죽은 제 아비 제사 지낸 꼴이다. 더하여 이번 올림픽뿐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온갖 스포츠 경기에서 수없이 한일전을 치러야 하는데 그때마다 ‘독도는 우리 땅’ ‘다케시마는 우리 땅’으로 응원전 펼치고 세러머니를 해야 하는가? 그 꼴을 보고 한국과 일본 중 어느 나라 국민들이 더 열 받겠는가? ‘박종우 구하기’는 오히려 한국을 더욱 우습게 만들 뿐이다. 조용히 IOC의 결정을 기다려야 하고 그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박종우 뿐 아니라 혹여 팀 전체가 동메달을 박탈당한다 해도 말이다.
 
이제 잔치는 끝났다. 등잔불이든 모닥불이든 지나치게 밝으면 오래가지 못 간다. 이번 올림픽에서 빛나는 성과와 함께 어처구니없는 판정과 정치적 세러머니 때문에 많은 상처도 입었다. 잘한 건 잘한 거고, 잘못한 건 잘못한 거다. 차분히 되돌아보고 우리가 얻은 것, 잃은 것, 모자라는 것, 그리고 학습해야 할 것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하여 4년 후에는 보다 성숙된 모습으로 대한민국의 품격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켜야 할 것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밴드 네이버
기사입력: 2012/08/15 [14:06]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 도배방지 이미지

  • 김가 2012/08/16 [22:38] 수정 | 삭제
  • 뭔가 찜찜했는데 선생님의 글을 보니 확연하게 이해됩니다. 좋은 글과 용기에 박수보냅니다.
  • Zen Rock 2012/08/15 [21:51] 수정 | 삭제
  • 품위를 지킬때도 되었는데...나라 망신 시키질 말아다오...
  • 단군의 자손 2012/08/15 [19:39] 수정 | 삭제
  • 마샬아트 관련언론중에서 제일 격이 있는 매체구만요 박수보냅니다
  • 로께의 저승사자 2012/08/15 [19:36] 수정 | 삭제
  • 한국군 입대문제는 국내법으로 해결 하면됨, 로께가 뭘 알아 인종차별의 핵인 친구야!!! ‘꺼리면 더욱더 유명해지는겨 박종우선수 다음에는 문대성의 대을 이어 선수위원으로 꼭 만들자고요 ㅉㅉㅉ...’ 에 일치하는 검색결과가 없습니다..
관련기사목록
[신성대칼럼] 파주 적군묘지에 벽오동 심은 뜻은?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7/09/05/
[신성대칼럼]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런 만신창이의 나라가 되었나?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7/07/05/
[신성대칼럼] 매너와 품격으로 자기완성적 삶을!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7/05/22/
[신성대칼럼] 대한민국 위기냐, 다시없는 기회냐?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7/04/11/
[신성대칼럼] 한국인들은 무엇으로 판단하는가?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7/04/10/
[신성대칼럼] 대통령 탄핵, ‘품격사회’로 가는 성장통인가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7/03/16/
[신성대칼럼] 중국이 자국민의 한국관광을 막는 이유?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7/03/10/
[신성대칼럼] 막무가내 콩글리시와 미쳐 돌아가는 한국사회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7/02/17/
[신성대칼럼] 무너지는 대한민국, 왜 리더가 없는가?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7/02/05/
[신성대칼럼] 우리는 왜 그런 대통령을 뽑았을까?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7/01/29/
[신성대칼럼] 대한민국,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7/01/01/
[신성대칼럼] 무예(武藝)냐 예술(藝術)이냐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6/12/21/
[신성대칼럼] “바보야, 이건 품격의 문제야!”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6/11/27/
[신성대칼럼] 사교(邪敎)라고? 차라리 용서받지 않겠다!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6/11/21/
[신성대칼럼] 대한민국에서 ‘정치’란 무엇인가?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6/10/30/
[신성대칼럼] 주먹질로 날 새는 이상한 나라 코리아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6/08/06/
[신성대칼럼] 북한에 ‘뺏긴’ 조선 국기 십팔기 교본 《무예도보통지》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6/07/24/
[신성대칼럼] 전쟁과 범죄의 경계가 없어졌다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6/07/18/
[신성대칼럼] 전세계에서 한국인들만 삿대질이 중범죄인지도 모른다!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6/07/09/
[신성대칼럼] 놀 줄 모르는 공부벌레, 일벌레들이 한국을 망친다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6/06/26/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최근 인기기사
광고
광고
광고
  회사소개광고/제휴 안내개인보호정책청소년보호정책기사제보보도자료기사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