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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G20 정상회의 때 코리안타임 지켜라
‘정시에 제자리’는 비매너, 리셉션은 비즈니스 공간 아닌 네트워킹 확장 무대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기사입력  2013/08/2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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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한국무예신문
어느 다자간 정상회의에서 혼자 정시에 생뚱맞게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이명박 대통령 사진을 보고 혀를 찬 적이 있다. 다른 나라 정상들은 아무도 제 자리에 앉아 있지 않았다. 이처럼 무게감 있는 국제회의에서 제 시간에 자리에 앉는 대표는 한국인과 일본인 밖에 없다. 박대통령이 내달 5, 6일 러시아 G20 상트페테르부르크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한다. 다자간 국제회의에 처음 참석하는데다가 매사에 원칙을 중시하는 성격 때문에 혹여 전임 대통령과 같은 실수 아닌 실수를 범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서 이 글을 올린다.
 
지금은 거의 쓰지 않는 단어지만 예전엔 ‘코리안 타임’이란 말이 유행했었다. 약속이든 행사든 도무지 정해진 제 시간에 치러지는 일이 없고 항상 2~30분 늦게 시작되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요즘 한국에서 그랬다간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는다. 헌데 글로벌 사회에선 실상 그 ‘코리안 타임’이 정격인 경우가 있다.
 
무게감 있는 모든 국제회의에서 대표들은 항상 15분 지난 후에야 입장한다. 그럼 정시는? 그건 실무요원들의 입장시간이다. 그렇게 준비를 마치면 15분 쯤 지난 후에 입장하라는 안내를 한다. 각국의 대표들은 5분이나 10분 쯤 지난 시간에 나타나 로비에서 각국 대표들과 환담을 나누다가 15분이나 20분이 지난쯤에 입장해서 착석, 회의가 시작된다.
 
로비에서 잡담? 실은 이 로비에서 꽤 상당한 일이 결정된다고 보면 틀림없다. 이 로비가 바로 식전 리셉션장이라 여기면 된다. 그곳에서 각국의 대표들과 인사를 나누며 사전 막후교섭 약조를 재확인하거나 미진했던 것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아, 어제 저녁 즐거웠어. 부탁한 그 문제 꼭 좀 부탁해!” “어이 반가워. 그런데 말이야, 이번에는 우리 좀 밀어줘! 다음엔 우리가 꼭 갚을게!” 등등. 진짜 글로벌 내공은 로비에서 발휘하는 것이다.
 
▲ 조급하게 먼저 착석한 한국인 이명박 대통령, 프랑스 칸 G20정상회의 [사진 출처: 청와대]  

대표들은 그렇게 로비에서 물밑 사전 담합, 조정, 확인, 교제, 환담하는 거다. 로비스트란 말이 왜 로비에서 나왔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그리고 정상들 간의 국제회의에선 로비나 이동 중에도 영양가 있는 강대국 정상과의 대면(인증샷)을 차지하기 위한 자리다툼 또한 은연 중 치열하다. 내공이 부족한 정상들은 그대로 뒤로 밀려나 들러리 신세가 되고 만다. 해서 때로는 독재자의 나라에선 사진조작으로 자국 정상의 위치를 바꿔 홍보용으로 내 보내기도 하는 것이다.
 
리셉션도 코리안 타임
 
리셉션 시간 역시 초청장에 명시된 대로 정시에 도착했다간 반드시 낭패를 당한다. 그보다 일찍 도착하면 말 그대로 글로벌 쪼다 취급 받는다. 처음 리셉션에 초대받은 대다수 한국인들은 정시보다 10분 전쯤 행사장에 도착했다가 현장 종업원들에게 쫓겨나는 민망한 경험을 한다. 무게감 있는 국제회의와 마찬가지로 15분 이후에 도착해야 한다. 보다 많은 사람들과의 교제가 필요한 사람은 그때 쯤 나오고, 거물들은 30분 쯤 지난 후에나 나타난다. 늦게 나타날수록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리셉션 형식은 딱히 정해진 것이 없다. 해서 바쁜 사람은 아무 때고 제 편한 시간에 왔다가 중간에 그냥 가면 그만이다.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는 초보자라면 남보다 일찍 나와 가능한 한 많은 사람과 인사를 터야겠지만, 이미 그 모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굳이 일찍 나올 필요도 없고 편한 시간에 나와 꼭 필요한 몇몇 사람들만 만나도 누가 뭐라 하지 않는다.
 
해외에서 처음 리셉션에 나갔다가 사람들이 명함을 건네고 인사를 하며 2,3분 쯤 간을 보다가 휙 하고 등을 돌리는 것에 당황해 했던 경험을 가진 한국인들 많을 것이다. 리셉션에선 한 사람과의 대화 시간은 대개 3-5분 내외 정도. 보다 많은 사람을 만나려면 시간을 더 짧게 나눠야겠다. 차츰 내공이 쌓이면 쓱 하고 한 번 둘러보고는 자신이 오늘 만나야 할 사람을 금방 찍어낸다. 리셉션은 본격적인 비즈니스 대화를 나누는 곳이 아니라 손님간의 네트워크가 목적이다. 
 
따라서 주최측은 보다 효율적인 만남을 위해 리셉션장을 4-5개 존(구역)으로 나누어서 각 존마다 구역담당자를 정해 주어 적당한 인원 분배가 되도록 한다. 그리고 각 구역담당자는 손님들의 부류나 목적에 따라 서로 연관이 있거나 필요한 사람들끼리 소개를 알선해야 한다. 저들끼리 그냥 잘 어울려 놀겠지 하고 방관하는 것은 호스트 자격 미달이다. 아는 사람들끼리는 새삼 안면을 다지게 하고 낯선 이들끼리는 서로 사귀게 해서 이왕 영양가 있는 모임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중매해야 한다.
 
▲ 다자간 정상회의의 성과는 철저히 인간적 개인기가 좌우한다. 노무현 대통령(상) vs. 고이즈미 총리(하), 어느 국제회의서 [사진 출처: 네티즌 칼럼 캡처]   

백악관 같은 곳에서는 디너 중심이지만 가끔 상대국 정상의 위신을 세워주기 위해 식전 대화위주의 리셉션을 열어줄 때도 있고 곧 퇴임하는 사람의 경우 작별인사를 도탑게 나눌 수 있도록 식후 리셉션을 열어주기도 한다. 그리고 수상축하나 무엇을 기념하기 위한 일반적인 리셉션이라 해도 굳이 한국처럼 식순에 따라 의식을 치르지 않는다. 주요한 내용만 간단하게 프린팅해서 입구에 붙여두어 보고 싶은 사람만 보게 하면 된다. 또 수상자나 초대 귀빈을 알아보게 하려면 그들의 가슴에 꽃과 같은 코사지를 꼽으면 된다.
 
회원들간에 중요하게 의논해야 할 주제가 있으면 그건 그들만 리셉션이 끝난 후에 따로 모여 토의하면 될 것이다. 대개의 서양 리셉션은 1시간 정도로 끝내고 주요 인사들(보통 20명 내외)만 남아 착석 디너를 한다. 이때에는 고급와인을 즐긴다. 보다 상류층 리셉션이라면 디너에 이어 댄스파티로 마감하기도 한다.
 
식순이 있는 리셉션은 한국밖에 없다
 
리셉션 초청장은 최소한 1달 전, 중요한 행사는 2달 전에 보내야 한다. 이때에는 순수하게 초청문만 적은 초청장만 보내거나 행사 내용을 적은 안내장을 함께 보내기도 한다. 한국에서처럼 초청문과 식순을 한 장에다 인쇄해서 보냈다간 ‘상것’이 되고 만다. 그리고 서양에선 리셉션이면 대개 부부동반 초청으로 관행화 되다시피 되었다. 해서 굳이 초청장에 별도의 표시를 안 해도 대개 부부동반으로 참석한다. 음식 준비량 가늠에 참고하기 바란다.
 
리셉션은 스탠딩이다. 한국에서처럼 단상이 있고, 귀빈석을 따로 마련하고, 별볼일없는(?) 손님을 위한 테이블과 의자들 놓이고, 식순이 있는 리셉션은 세상에 없다. 해서 정각에 모든 손님을 입장케 해서 식순에 따라 개회사, 국민의례, 축사, 귀빈 소개, 경과보고, 동영상을 보게 하는 등등은 완전 손님 모독이다. 손님을 불러다 앉혀놓고 맹물 한 잔으로 박수치게 하고, 단체사진 홍보모델 역을 강제하는 것이다.
 
챙겨주지 않으면 꿔다놓은 보릿자루만도 못한 단체장이나 정치인, 유명인사, 동원관객, 화환의 개수로 위세를 과시하고 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자평하는 촌극! 박수부대에 의한 의례적인 박수에 삶의 의미를 찾는, 손님 개개인의 삶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허례허식 상부상조인 셈이다. 그나마 인심 좋으면 제 부하들 대접하듯 저녁 한 끼 먹여 보낸다. 흡사 집단 자아도취에 몰입한 퍼포먼스 같다 하겠다. 한국의 리셉션 매너 수준이 1945년에 고정되어 있음이다. 그러니까 해방 전 일본식을 변함없이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다는 말이다.
 
아무튼 한국에선 리셉션다운 리셉션을 찾아보기 어렵다. 때문에 선진매너의 주한 외국인들은 이런 이상한 나라의 괴상한 행사에 불려나가 후진매너를 인내하고 참아야 하니 그 고통이 여간 아니다. 문제는 이런 식의 전근대적인 행사에 타성이 젖은 한국인들이 글로벌 무대에 나가서는 하나같이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비즈니스는 고사하고 정보수집, 사교, 인맥 형성이 제대로 될 턱이 없다. 수 십 차례의 실수와 굴욕을 당하고서야 겨우 리셉션에서 어깨를 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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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8/25 [21:50]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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