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 년 역사 내내 단 한 번도 남의 나라를 침략해 본 적이 없음을 자랑으로 여기는 백의의 평화민족인 한민족. 그러다보니 한 번도 다른 민족을 잡아다 노예로 부려보질 못하고 갖은 갈취를 통해 제 동포를 노비로 만들어 세세손손 부려먹었다.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가 왜국에 잡혀간 수천 명의 백성들을 되돌려 받아 왔지만 그 중 신분이 천한 자들은 다시 노비로 팔아먹었다. 그리고 조정은 의병들에게 했던 면천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
얼마 후 병자호란이 나자 의병은커녕 수만 명의 조선 노비나 천민들이 제 발로 청군에 지원했다. 해서 조선의 항복을 받고 돌아갈 때에는 청군의 수가 배로 늘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 그들의 짝으로 조선에서 공녀를 차출해갔다. 그렇게 왜국이나 청국으로 넘어간 조선인들이 자신의 운명을 한탄했을까? 아니면 천한 신분에서 벗어난 걸 행운으로 여겼을까? 그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역사에는 노비를 뺐긴 양반지주들의 한탄만 기술해놓았다.
세상에서 가장 황당한 국호를 꼽는다면 단연코 ‘대한제국’일 것이다. 물론 그나마도 선언으로 끝나버렸으니 제대로 국호 취급도 받지 못했다. 그저 장사가 안 되어 문을 닫을 처지의 점포가 마지막으로 혹시나 하고 바꿔본 옥호에 지나지 않는 나라 이름이었다. 아마도 대일본제국을 흉내 내어 지었던 것 같다. 그리고는 곧 바로 일본에 병합당해 식민지가 되고 말았다. 그러니까 ‘제국질’을 해본 적도 없는 제국! 제국질 당한 제국! 봉숭아학당에나 나올 법한 개그라 할 수 있겠다.
그 후 중국으로 망명한 조선인들이 모여 독립운동단체를 만들었는데 차마 ‘제국’이란 말을 쓰기 민망한지라 이번에는 중화민국을 흉내 내어 ‘민국’을 붙여 만든 것이 ‘대한민국임시정부’이다. 글자 그대로 임시정부였지 일본군에 총질 한 번도 못해보고 독립자금 뜯어내 연명하며 저들끼리 티격태격하다가 세월 다 보냈다. 그렇게 36년을 일본제국에 식민지배 당했다가 외세에 의해 해방이 되었으나 그도 잠깐. 또 티격태격하다가 남북으로 갈라지고, 북한의 남침으로 전쟁을 치르고, 겨우 미국과 유엔군 참전으로 본래 상태로 되돌려 휴전!
몽고제국은 칭기즈칸이 세우고, 발해는 대조영이, 고려는 왕건이, 조선은 이성계가 세웠다. 삼성은 이병철이, 현대는 정주영이, 빌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를, 마윈이 알리바바를 만들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이승만이 세운 나라다. 상해임시정부 초대 대통령도 이승만이고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도 이승만이다. 그럼에도 많은 한국인들은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세우기를 주저하고 있다. 독재와 부정선거로 국민들에게 쫓겨난 때문이라지만 기실 다음 위정자들이 고의적으로 그의 애국심과 업적을 폄훼시킨 때문이다. 한민족 특유의 좀스러움 때문이리라.
미제국주의?
이 말은 북한서 시작해서 남한의 친북좌파들이 애용하는 말이다. 한데 이 역시 ‘대한제국’만큼이나 어이없는 조어라 하겠다. 뉴욕에 엠파이어스테이트란 고층 빌딩이 있다고는 하지만 기실 미국은 제국도 아니고 제국질을 해 본 적도 없다. 스페인,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 열강들처럼 전 지구를 돌아다니며 식민지 사냥을 하며 약탈을 한 적이 없다. 그러니까 ‘제국’의 뜻도 모르는 한반도 민족만 사용하는 용어가 되겠다.
자신들의 독립기념일을 가지고 있는 미국은 다른 제국주의 국가들에 식민지배를 당하는 많은 나라를 독립시켜준 적은 있어도 직접 식민지배는 하질 않았다. 단지 민주주의와 그 가치를 전파하는 일에 지나칠 정도로 열심이었을 뿐이다. 그리고 공산주의에 맞서 다른 나라를 지켜주기 위해 군대를 파견해 대신 싸워주는 정의로운 나라이다. 바로 그 점을 두고 반미주의자들은 약소국에 무기를 팔아먹고 이런저런 방법으로 자국의 이익을 챙기는 신제국주의라고 비난하지만 기실 콤플렉스나 트라우마에서 나온 찌질한 핑계일 뿐이다. 노예적 근시안으로는 그렇게 밖에 볼 수 없겠다.
사실 유럽에서 제국주의 바람이 분 건 부족함 때문이었다. 좁은 지역에서 수천 년을 서로 아웅다웅 싸우다보니 항상 모든 게 부족했다. 전통적으로 지중해 연안과 아프리카에서 무역과 약탈을 통해 그 부족분을 채워오다가 신대륙을 발견함으로써 전 지구적 약탈에 나선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 자체가 신대륙이어서 국토는 무한히 넓고 자원 역시 무궁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여서 국토의 부족함을 못 느끼고 끊임없이 이민을 받아주는 나라이다. 본토 밖에서 얻은 것이라곤 고작 유럽 열강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 하와이 근처 태평양의 버려진 작은 섬 몇 개, 그리고 러시아로부터 사들인 알래스카가 고작이다. 그걸 두고 제국주의라 하기는 영 아니다.
기실 미국도 유럽의 열강들 따라 제국질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중남미 아프리카는 물론 아시아의 상당 부분, 그러니까 지구의 절반 정도는 어렵지 않게 식민지화 했을 것이다. 지금도 미국 바로 앞바다 작은 섬나라들은 미국에 편입되고 싶어 국민투표에 부치기까지 하지만 미국은 전혀 관심이 없다. 바로 턱 밑에서 알짱대고 버티는 쿠바조차도 내버려두고 있다.
대일본제국?
러시아의 동방진출에 맞서 일본이 조선으로 그 영향력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이미 썩을 대로 썩은 조선을 그대로 두었다간 러시아에 먹힐 것이고 이어서 중국의 상당 부분도 러시아의 손아귀에 들어갈 처지. 그리되면 일본의 처지가 영 불안해진다. 해서 먼저 청일전쟁을 통해 조선을 청의 예속에서 완전히 떼어낸다. 그런 다음 조선과 만주를 두고 러시아와 한판 겨루어 승리함으로써 러시아의 동방 진출을 차단시켰다. 그리고 내친 김에 중국을 침으로써 본격적으로 제국질에 나섰다.
한데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는 속담처럼 제국질도 해 본 놈이 잘 한다. 처음 해보는 제국질이라 그저 남의 나라를 점령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만약 이토 히로부미가 안중근에게 암살당하지 않았다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시아는 분명 지금과는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그는 일본(아시아) 제일의 정략가였다. 나름 동북아를 경영할 복안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죽고 나자 청일전쟁 러일전쟁을 연거푸 승리한 군부의 기세를 견제하고 컨트롤할 만한 인물이 일본에는 더 이상 없었다.
군국주의! 군인이란 전쟁을 해야 공을 세울 수 있다. 해서 여세를 몰라 뒤도 안돌아보고 중국으로, 동남아로 진격! 진격! 결국은 해군까지 공세우기 경쟁에 나서 진주만을 공습하여 미국을 치게 된다. 유럽 전쟁에 참전한 미국이 태평양전쟁에까지 뛰어들 여유가 없을 줄 오판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대가는 처참했다.
예나 지금이나 군인들이란 참 단순하다. 싸울 줄만 알았지 정략적인 면에서는 보통사람들보다도 떨어지는 그런 면이 있다. 점령만 하면 다 자기 땅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다가 천황이 항복을 선언하자 “아, 졌다. 돌아가자!” 곧바로 주섬주섬 짐을 챙겨서 본국으로 돌아 가버렸다. 만약 이토 히로부미가 암살당하지 않았더라면 일본이 그토록 무모하게 제국질을 벌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반도와 만주를 착실하게 다져놓고 대만, 필리핀을 차례로 먹은 다음 천천히 중국을 도모해나갔을 것이다.
다시 만약에, 종전 당시 이토 히로부미와 같은 정략가가 일본에 있었다면 미국에 지더라도 그렇게 허무하게 항복하고 철수하진 않았을 것이다. 전황이 불리하게 돌아갈 때 적당한 선에서 미국과 타협했을 것이다. 가령 필리핀과 대만을 미국에 내주고 중국 내륙에서도 철수하되 한반도와 만주를 그대로 보장받는 선에서 항복하는 타협도 가능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일본열도-한반도-만주가 하나로 되어 중국과 러시아에 밀리지 않는 큰 강대국으로 굳혀졌을 것이다. 그렇게 세월이 지나 지금쯤 섬과 반도가 분리 독립을 하게 된다면?
▲ 진주만 공습 전몰 용사들에게 헌화하는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 @백악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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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사의 절반은 피지배식민사
중국 시안의 병마용 병사들의 얼굴을 보면 작금의 중국인들과는 별로 닮지 않았다. 진나라가 중국의 서쪽 끝에 자리하고 있었으니 당시에는 그저 변방의 오랑캐 민족이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건 중화민족이 아니라 이민족이었다. 외침으로 중국 천하가 정복당했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런 진나라도 오래가지 못했다. 역사라는 게 승자의 편에서 기술하기 때문에 왜곡될 수밖에 없다. 패자는 이미 사라져버렸으니 진실은 영원히 묻혀버린다. 그러니 중국의 역사만큼이나 엉터리로 기술된 예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하겠다.
우리는 물론 세계인들도 중국 수천 년의 역사를 하나로 통관하지만 실은 중국의 역사의 절반은 식민지사이다. 중국을 재통일한 수문제(隨文帝) 양견(楊堅)은 한족이 아니라 동돌궐족이었다. 요(遼)‧금(金)‧원(元)‧청(淸)은 분명 북방민족이 중국을 정복해 식민지배한 것이다. 단지 지금은 그 왕조가 완전히 없어졌기 그 역사가 중국사에 편입된 것일 뿐이다. 만약 아직도 그 나라들이 존재한다면 중국사는 어떻게 기술되었을까? 가령 청나라가 망할 때 청왕조가 만주에 지금까지 존재한다면 중국사 중 청사(淸史)는 우리의 일제 강점기처럼 피지배식민지사로 기술되어야 마땅했을 것이다.
한반도가 일본에 의해 36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식민지배를 당했지만 원(元)이나 청(淸)처럼 만약 몇 백 년을 더 지배당하다가 어떤 계기로 일본 섬과 분리되어 독립 국가가 되었다면 역사를 어떻게 기술하게 될까? 아이러니하지만 중국은 오랑캐 나라에 복속당해 지배받으면서 그 영토가 늘어났다는 사실이다. 누천년 동안 한족 스스로 영토를 넓힌 적이 없다. 다시 말해 중국은 단 한 번도 제국질을 해본 적이 없다는 말이다. 몽고제국? 그건 몽고족의 나라이지 한족의 나라가 아니었다.
팍스차이나?
금년 들어 중국이 한국전쟁(항미원조전쟁)에서 미국과 싸워 이겼다며 대대적으로 선전을 한 적이 있다. 세계인들이 보면 가소로운 일이지만 제국질을 한 번 못해본 한족(중국인)에겐 그만 일이 대단한 자랑거리일 수도 있겠다. 한데 중국인들도 한국인들처럼 지난 일을 잘 잊는 모양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2차대전 때 만약 미국이 일본을 항복시키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중국은 어떤 모양일까? 당시 만약 미국이 제국질을 했더라면 일본이 지배하고 있던 한반도와 만주 땅을 능히 차지할 수도 있었다. 한국전쟁 때 미국이 만주에 원폭을 한 방만 터뜨렸어도 참전할 수 있었을까?
개방 후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며 한국, 일본, 미국 등 서방의 기술을 무한 도용하여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중국이 드디어 제국질에 나섰다. 중국몽(中國夢)‧일대일로(一帶一路)를 기치로 내걸고 전 세계로 중국의 힘을 과시하며 노골적으로 세계 최강인 미국을 제압해보려는 원대한 꿈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역시 일본처럼 처음해보는 제국질이라 서투르기 짝이 없다. 한참 철지난 공산주의를 공자사상으로 포장해서 전파하려다가 바로 그 속내가 들통 나 쫓겨나는가 하면 무리하게 주변국에 일대일로를 강요하는 바람에 경계심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다가 해양 일대일로를 개척한다면서 남지나해 수많은 무인도가 모조리 자기네 것이라고 우격다짐을 하는 바람에 주변국들과 긴장을 초래하고 그로인해 전통적으로 해양강국인 미국과 영국을 위시한 영연방국가들을 자극하여 저항에 봉착하게 되었다. (어차피 언제 먹어도 왕서방이 먹을 것!) 섬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주변국을 모아 공동개발하자며 서서히 영향력을 키워나갔어야 했다. 공산주의 체제로선 중국이 아무리 강해지더라도 결코 리더로서의 대국이 될 수 없음만 보여주고 있다. 시진핑 이후에도 과연 공산당이 지금처럼 굳건할 수 있을까?
기실 제국질이라면 반도민족인 한민족이 진즉부터 했어야 했다. 신라의 장보고처럼 계속 해양으로 나갔더라면 아시아의 로마제국으로 군림했을 것이다. 한데 보리새우처럼 대륙에 붙어서 소규모 농업으로 겨우 굶어죽지 않을 만큼의 자급자족으로 공맹(孔孟)을 읊어대며 오랑캐가 아닌 척 했으니 누천년 굴욕은 필연이라 하겠다. 현대에 이르러 다행히(?) 남북으로 분단되는 바람에 섬 아닌 섬나라가 되어 어쩔 수 없이 해양으로 나가게 되어 유사 이래 가장 큰 번영을 누리고 있는 중이다. 그런 면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월남파병 결정은 이 민족이 해양으로 나아가는 문을 연 ‘제국질’의 첫걸음으로 오천년 역사의 제일대 사건이라 할 수 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대통령?
기업과 마찬가지로 나라를 스스로 세운 자는 죽을 때까지 몸 바쳐 보다 탄탄한 기틀을 다져놓고 싶은 욕심을 가지는 게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독재적일 수밖에 없다. 건국을 한 이승만 대통령이나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필연적이라 하겠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끝없는 혼란으로 지금만큼의 대한민국 건설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다음 세대로 내려가면 그럴 수 없다. 스스로 세운 게 아니라 물려받았기 때문에 제아무리 유능하다 해도 종신이나 장기 집권할 자격이 없다.
대한민국의 지금 집권세력은 마치 제 힘으로 건국을 한 것처럼, 점령군처럼 제멋대로 국가를 경영하고 있다. 제대로 번듯한 직업이나 사업을 해서 스스로 돈을 벌어본 적도 없는 자들이 대부분이니 ‘경영’이란 말조차도 제대로 이해하고는 있는지 의심스럽다. 소나 말이 아닌 개나 돼지들을 데리고 농사를 짓고 있으니 호미로 풀을 베고 낫으로 김을 매는 격이다. 농사는 진즉에 글렀다. 기생충질 건달질로 살던 무리들이 모조리 청와대에 몰려들어 완장 하나씩 차고 온 동네를 휘젓고 다니며 토색질을 하고 있다. 그런 게 주인행세이고 제국질인 줄 안다.
▲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미국 방문 때 백악관 방명록에다 ‘대한미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썼다. @백악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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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기실 작금의 대한민국 꼴은 결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그런 나라가 아니다. 소국근성, 사대근성, 노비근성, 거지근성! 배고픈 시절 지나서 조금 살만해지니까 예의 천한 근성이 도졌다. 상투잡이, 멱살잡이, 거짓말, 야바위, 몰염치, 뻔뻔함, 좀스러움, 비굴함, 치졸함, 찌질함, 쪼잔함, 치사함! 기억하기조차 싫은 역겨운 말들이 항간에 넘쳐나고 있다. 이전에 수없이 경험해본 그런 나라가 작금의 대한민국이다. 정말 징글징글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미국 방문 때 백악관 방명록에다 ‘대한미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썼다. 일국의 대통령이 제 나라 국호를 오기? 그가 꿈꾸는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는 나라가 혹여 ‘대한미국’일까? 아니면 ‘대한중국’일까? ‘조선민국’일까? 도로 ‘대한제국’일까? 적폐만 청산하면 중국 공산당처럼 영구집권 가능할까? 피땀으로 일군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너무 만만하게 보고 있는 건 아닌지? 당장 자기가 임명한 검찰총장 하나 어쩌지 못해 갖은 망신을 다 당하고 있지 않은가?
솔직히 말해서 공산국가 만드는 건 민주국가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다. 멀쩡한 민주국가를 공산국가로 만드는 건 섶을 지고 불 속에 뛰어드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러니 당장 대한민국을 김정은에게 그저 준대도 못 받아먹는다. 남한은 북한을 흡수통일 할 수 있어도 북한은 남한을 감당 못 한다. 독재든 장기집권이든 제국질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동서남북도 구분하지 못하는 자가 섣불리 흉내 낼 일이 아니다. 그걸 깨닫기에는 너무 무지한 것 같다. 그리고 너무 늦었다.
아무려나 정치판은 맹물이 아니다. 정치판은 썩은 물이다. 그 썩은 물이 벌레를 기르고 꽃도 피운다. 그렇지만 너무 썩으면 벌레도 죽고 물고기도 죽고 꽃도 못 피운다. 한국 정치판이 너무 썩었다. 더 썩기 전에 물을 갈아야 한다. 능히 그렇게 할 수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