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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기가 직원들에게 지시한 원칙은?
서상욱의 주역산책<12> 송괘의 사례는? 논쟁을 피하라
 
서상욱(사학자) 기사입력  2012/12/10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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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개 서상욱(사학자)
<송괘(訟卦)>의 사례는?


▷ 카네기의 교훈
어느 날 카네기는 성대한 파티에 참석하였다. 그가 앉은 탁자 주변에는 각계의 명사들이 앉아 있었다. 카네기의 곁에 있는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대체로 너무 많이 먹는다. 만사는 하느님께서 만드신 것이다라는 말이 성경에 나옵니다."
 
그러자 카네기가 이렇게 말했다.
 
"아닙니다. 그건 세익스피어가 한 말입니다."
 
상대에게 면박을 준 카네기는 우월감과 자신감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화가 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그래요? 세익스피어의 말이라구요? 그런 엉터리 같은 소리마세요."
 
카네기의 주변에는 세익스피어 연구의 권위자 커몽이 있었다. 카네기에게 면박을 받은 사람은 커몽에게 누가 한 말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커몽은 뜻밖에도 식탁 밑에서 카네기를 툭툭 차면서 이렇게 말했다.
 
"맞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말이지요."
 
나중에 커몽은 카네기에게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였다.
 
"우리는 파티에 온 것이지 다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러 온 것은 아니지요? 그러니 논쟁을 할 필요가 있습니까?"
 
카네기는 당시의 교훈을 새겨두었고, 논쟁에서 이기는 것이 상책이 아니라 지는 것이 곧 이기는 것이라는 진리를 깨달았다. 상대에게 치명적인 패배감을 줄수록 상대는 자존심을 상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분노하는 마음이 생기므로 결국은 자기가 지게 된다는 것이다. 카네기는 미국의 가정보험회사 직원들에게 다음과 같은 원칙을 준수하라고 하였다.
 
"어떠한 경우라도 논쟁을 하지 말라!"
 
지금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계시는지 모르지만, 한 때 국내에서 세일즈맨 교육으로 명성을 날린 권오근 선생은 고객과의 논쟁에서 이긴 세일즈맨은 반드시 판매에서 실패한다라고 단언했다. 고객을 이기는 방법은 논쟁에서 지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상사와 논쟁에서 이긴 사람은 직장에서 출세하기를 포기해야 한다. 사람들은 논쟁에서 지면 자존심이 상한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사람은 절대로 잊지 않는다. 피치 못해 논쟁을 벌이더라도 상대에 대한 배려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 분쟁은 건강을 해친다.
분쟁을 좋아하는 사람은 심리적으로 질환을 앓았다가 말았다가 한다. 늘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고, 얼굴을 붉히며 다투기를 좋아한다. 자기가 착각을 한 것도 끝까지 억지를 부리다가 마침내 정서적으로 긴장이 되기도 하고, 어느 한쪽으로 과격한 주장을 하면서 불만이 가득하다. 항상 다투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심리적 평형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다가, 혈압이 올라서 심한 경우에는 심장과 혈관의 질환을 앓다가 고혈압으로 죽을 수도 있다.
 
외국학자들의 보고에 따르면 정서적으로 서로 다른 192명을 대상으로 혈압의 변화에 관한 조사를 하였더니, 화를 잘 내거나, 다투기를 좋아하거나, 경직된 사람은 고혈압을 앓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고 하였다. 또 어떤 학자는 혈액형이 A형인 사람이 가장 다투기를 좋아하거나 성격이 조급하여 비교적 심장병을 앓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송괘는 분쟁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건강에 가장 유익하다는 것을 경고한다.
 
분쟁이 이미 발생하면 분쟁 당사자 모두가 빨리 해결을 하거나 제지해야 하며, "왜 꼭 분쟁을 일으켜야 하는가?"라는 생각을 자세히 해보아야 한다. 또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충동적인 대화를 삼가야 한다. 그런 다음에 마음속에 있는 노기를 억누르고 스스로 자문자답을 하면서 분쟁의 원인을 없애야 한다. 공평하고 성실하고 이지적인 태도로 분쟁에 대처하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 송괘의 현대적 의의
송괘에 나타난 소송에 대한 철학은 이미 수천년 전에 형성된 관념이므로 현대에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히 옳지 않다. 내가 소송을 걸지 않더라도 상대가 먼저 걸어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송괘에서 말한 것처럼 군자나 대인이라면 미리 송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를 하겠지만, 평범한 사람에게 그렇게 요구한다면 약을 올리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고대인의 생활은 현대인에 비해 지극히 단순했다. 따라서 분쟁거리도 지극히 적었을 것이다. 춘추시대 말기에 활동했던 공자가 법률보다는 교화와 윤리로 사회적 병폐를 치유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던 것은 그때까지 사회적 분화가 그리 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한왕조을 건국한 유방(劉邦)은 진나라가 가혹한 법령 때문에 망했다고 생각하여 약법삼장이라는 세 가지 조항의 법령을 발표하여 천하의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혼란기의 정국을 주도할 수가 있었다. 농업사회에서는 그 정도의 법률로도 사회를 유지할 수가 있었다. 유목과 상업을 위주로 생계를 유지했던 유태인의 지도자 모세도 고작 10계명 정도로 중동지역에서 가장 엄격하게 규율을 지키는 민족으로 만들 수가 있었다. 그러한 시대에는 사회적 안정을 위해 법률보다는 종교적 율법이나 도덕성이 더 중요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여 사회적 교류가 크게 강화되었으며, 이익집단도 이루 헤아리지 못할 정도로 분화되었다. 과거의 사람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100리 바깥을 나가보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공간적으로 통제된 사회에서는 얼굴을 붉히며 소송을 하는 것보다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는 것이 더 두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매일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비도덕적 행위를 저질렀어도 지나치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기가 쉽다. 또한 도덕적 비난을 받을 일을 저질렀어도 도피할 공간이 많다. 그러므로 더 이상 윤리나 도덕으로 사회를 안정시킬 수가 없게 되었다.
 
현대사회에서 개인은 권익과 사회질서의 안정을 위해 치밀한 논의를 거쳐 법률을 제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불법행위를 방치하는 것은 사회적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으로 치부되었으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개인의 권리와 타인의 불법행위를 고발하는 것이 올바른 시민정신으로 변했다.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범하지 않는 것이 건전한 시민의 의무이며, 부조리를 보고는 과감하게 지적하고 투쟁하는 사람이 용감한 시민으로 존경을 받게 되었다.
 
공자가 소송이 없어져야 한다고 한 말은 이제 이상사회를 그리워하는 동경이나 교훈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법률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적 부조리가 많아졌다는 반증이다. 과연 법률로 인류가 영원히 생존할 수가 있을까? 그것은 필자도 알지 못하는 일이다. 《주역》의 송괘는 이제 소송을 해서 이길 것이냐를 가늠하는 기분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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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12/10 [00:29]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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