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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욱의 주역산책<5> 둔괘의 효사와 괘상은?
둔괘(屯卦)=초목의 싹 돋으나 번뇌에서...
 
서상욱(사학자) 기사입력  2012/05/1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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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개 서상욱(사학자) 
<둔괘(屯卦)>
 
[본문]
屯(둔) - 元(원), 亨(형), 利(이), 貞(정). 勿用有攸往(물용유유왕), 利建侯(이건후).
初九 - 磐桓(반환), 利居正(이거정), 利建侯(이건후).
九二 - 屯如邅如(둔여전여), 乘馬班如(승마반여), 匪冠婚媾(비관혼구). 女子貞(여자정), 不字(부자), 十年乃字(십년내자).
六三 - 卽鹿无虞(즉록무우), 惟入于林中(유입우림중), 君子幾不如舍(군자기불여사), 往吝(왕린).
六四 - 乘馬班如(승마반여), 求婚媾(구혼구). 小貞吉(소정길), 大貞凶(대정흉).
九五 - 屯其膏(둔기고), 小貞吉(소정길), 大貞凶(대정흉).
上六 - 乘馬班如(승마반여), 泣血漣如(읍혈연여).
 
둔(屯)은 괘명으로 초목의 싹이 돋는다는 뜻이다. 새싹은 충분히 뻗나갈 수 있는 능력을 아직 갖추지 못하였기 때문에 어려움과 번뇌가 내부에 함축되어 있다. 하괘인 진괘(震卦)는 우뢰의 상징이므로 움직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아직도 두터운 구름이 가리고 있어서 크게 진동을 할만한 기세가 아니다. 거의 질식되기 일보직전의 단계이므로 군자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의지를 잃지 않고 큰 뜻을 세운다.
 
초구 - ‘반환(磐桓)’은 커다란 돌로 담장을 둘러막은 것을 가리킨다. 환(桓)은 담장을 의미하는 ‘원(垣)’의 가차자이다. 커다란 돌로 쌓은 담장 안에 있으니, 그곳에서 바른 태도로 실력을 기르며 기다리면, 나중에 제후(諸侯)를 세우는 일을 할 정도로 큰 인물이 될 수가 있다는 뜻이다. ‘반환’에 대해서는 다른 해석도 있다. ‘반(磐)’은 커다란 돌이나 너럭바위라는 뜻과 함께 머뭇거린다는 뜻이 있다. 또한 ‘환(桓)’은 어떤 지점을 표시하는 푯말이라는 뜻과 역시 머뭇거린다는 뜻을 함께 가지고 있다.
 
따라서 반환을 머뭇거리는 행동을 의미한다고 풀이하기도 한다. 둔괘의 초구는 새싹이 아직 대지위로 올라오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므로 커다란 바위 밑에 깔려 있는 상태라서 함부로 행동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린다고 표현했다. 반환을 달리 풀이하는 사람들은 연자방아가 돌아가는 것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맴도는 상황이라고 하였다. 어떤 풀이에 따르든지 성급하게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는 경계의 의미가 있다.
 
육이 - 앞으로 나아가다가 험난한 물이 가로막고 있어서 주저하며 돌아온다. 뜻은 있으나 능력이 모자라니 답답한 마음을 참고 견디는 것이 상책이다.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하괘에서 득중을 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오랫동안 정체할 수는 없다. 언젠가는 멀리서 자신의 뜻을 알고 지지하는 구오와 힘을 합쳐야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지 못할 상황이다. 필자는 나룻배를 타고 낙동강을 건너 중고등학교를 다녔다. 장마철이나 겨울철에는 난감한 상황이 발생한다. 홍수로 범람을 하거나 강물이 얼어붙으면 위험하기 짝이 없다.
 
선창가에 나가보면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다. 노련한 사공도 고개를 가로저으며 배를 내놓지 않는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다시 집으로 돌아와 책을 읽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무리하여 강을 건너다가는 물귀신이 될 위험성이 높다. 죽는 것보다는 집으로 돌아와 후일을 기약하며 독서를 하는 것이 옳다. 그러한 상황이 ‘둔여전여(屯如邅如)’이다. ‘승마반여(乘馬班如)’는 말을 타고 돌아간다는 뜻이다. 말이 없던 필자는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필자를 본 부친은 학교에 간다고 나간 녀석이 돌아오는 꼴을 보고 순간적으로 도둑놈 같다고 생각하셨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은근히 필자를 사윗감으로 생각하신 어른이 보셨다면 흐뭇한 미소로 장래의 사위를 바라보았을지도 모른다. 비구혼구(匪寇婚媾)는 말을 타고 돌아오는 육이가 도둑놈이 아니라 사윗감이라는 뜻이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약탈혼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말이다.
 
약탈혼으로 끌려간 여자는 남자가 마음에 들지 않아 한사코 잠자리를 거부할지도 모른다. 마음에 없는 남자와 잠자리를 같이하면 임신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다보면 싫은 남자라도 점차 좋아질 수도 있다. 사랑을 느낀 여자는 남자의 아이를 잉태할 수도 있다. 여자정부자(女子貞不字)는 여자가 지조를 지키느라고 아이를 배지 않는다는 뜻이다. 자(字)는 일반적으로 문자를 가리키지만, 아이를 낳아 기른다는 뜻도 있다. ‘둔여(屯如)’는 모여 있는 모양을, ‘전여(邅如)’는 오락가락 하는 모습을 가리킨다.
 
육삼 - ‘우(虞)’는 고대에 산림을 관리하던 관직명이다. 따라서 ‘즉록무우(卽鹿无虞)’는 사슴사냥을 나갔으나 길을 인도해야 할 관리가 없다는 뜻이다. 사냥을 하기 위해 깊은 산중까지 들어갔으나 군자라면 이러한 상황에서는 더 이상 사슴을 쫓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 좋다. 계속 사슴을 찾다가는 인색(吝嗇)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한 짓이다. ‘군자기불여사(君子幾不如舍)’는 군자라면 사냥을 계속하는 것을 도울 관리를 구하는 것보다 포기하는 것이 낫다는 뜻이다. ‘기(幾)’는 ‘구(求)’와 같은 뜻이다.
 
후한의 정현(鄭玄)은 조짐이나 기미를 의미하는 ‘기(機)’라고 하였다. 정현의 의견대로라면 ‘군자는 그 기미를 알아차리고 포기하는 것이 낫다’는 뜻이 된다. 둔괘 육삼효는 득중(得中)이 아닐뿐더러 득위(得位)를 하지도 못했다. 더구나 상구와도 응을 하지 못하였으므로 고립무원(孤立無援)에 빠진 상황이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곳에는 구덩이를 의미하는 감괘가 있으므로 이러한 정황을 알아차리고 나아갈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육사 - 말을 타고 가다가 상황이 여의치 못해 되돌아간다. 청혼을 하면 길하거나 적어도 불리하지는 않다. 험난함에 도전했지만 여전히 상괘에서 맨 아래이므로 힘이 약하다. 육이의 약턀혼과 달리 정략결혼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세력이 모자랐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혼인을 통한다면 빨리 힘을 키울 수가 있다. 그러나 독주를 하다가는 정략혼의 목적에 대해 의심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구오 - ‘둔기고(屯其膏)’는 새와 짐승의 기름이 모여 있다는 뜻으로 어느 정도의 세력을 구축했음을 의미한다. 너무 지나치게 곧은 태도를 취하지 않으면 길하지만, 지나치게 곧으면 흉하다. ‘고(膏)’는 기름이라는 뜻 외에도 오래된 집(膏澤)이라는 뜻도 있다. 그렇게 풀이하면 ‘둔기고’는 오래된 집에 쌓아둔 것이라는 뜻이다. 단전에는 그것을 베풀더라도 빛이 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약탈혼, 정략혼과 같은 방법을 통해 세력을 키워 지도자가 되었지만, 연합세력의 지도자이므로 강력한 권력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아래에 있는 육이, 육삼, 육사와 같은 무리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세 개의 효는 모두 음효이므로 유순하게 복종을 하는 것 같지만 진심으로 복종을 하지 않고 있다. 구오에 대한 의심을 풀지 않았기 때문이다. 육이의 ‘둔여전여’ 또는 ‘승마반여’, 육삼의 ‘즉록무우’, 육사의 ‘승마반여’는 모두 구오에 대한 의심을 품고 망설이는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편협하거나 너무 완고하게 고집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
 
상육 - 말을 타고 되돌아가면서 피눈물을 줄줄 흘리는 것과 같다. ‘연여(漣如)’는 눈물이 줄줄 흐르는 모습이다. 상육은 구오가 ‘대정흉(大貞凶)’ 즉 모처럼 확보한 세력을 장악하지 못하고 떠나는 상황이다. 스스로 포기하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반발에 부딪쳐 도망치는 모습이다.
 
둔괘는 감괘(坎卦), 건괘(蹇卦), 곤괘(困卦)와 함께 사대난괘(四大難卦)이다. 卦象을 살펴보면, 상부에는 물을 상징하는 감괘가 있고 하부에는 우뢰를 상징하는 진괘가 있다. 이 괘는 우뢰가 물밑에서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을 상징한다. 고난과 번뇌가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괘사를 보면 3가지의 고난과 번뇌가 있다. 첫째는 머물고 있는 환경이고, 둘째는 잉태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며, 셋째는 사냥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둔괘라고 해서 모든 것이 어렵다는 것은 아니다. 둔괘도 ‘창시(創始)’, ‘형통(亨通)’, ‘상서(瑞祥)’, ‘견정(堅貞)’이라는 덕행을 갖추고 있다. 그것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영광과 번영을 이룩한다.
 
고난과 번뇌에서 벗어나려면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새싹이 껍질을 깨고 나오거나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는 것은 아이가 어머니의 좁은 산도(産道)를 통해 탄생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는 고통스러운 순간이다. 그러나 이러한 고통을 감수하고 세상에 나왔다고 순조롭게 성장할 수는 없다. 새싹이나 병아리나 어린아이에게는 세상의 모든 것이 극복해야할 난관이다.
 
거처하는 곳에 대한 고대인들의 생각은 돌로 담장을 둘러막아서 안전하게 거주할 수 있는 곳이라는 개념이다. 그렇게 해야 편안히 살면서 대업을 성취할 수가 있으며(利建侯), 다음에 말한 사냥, 결혼 등도 모두 주거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초구). 육이, 육사, 상육의 효사는 고대의 약탈혼 또는 정략혼을 기록한 것이다. 남자가 말을 타고 오락가락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구혼이 이루어지지 않을까하는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다.
 
여자는 약탈혼을 당하게 되면 억지로 시집을 가야 한다. 결혼을 한 여자는 더구나 잉태를 하지 못하면 잉태를 하지 못한다는 구박을 받게 된다. 이러한 것은 모두 거듭되는 고난이며 번뇌로 가득 찬 삶이다. 육삼과 구오의 효사는 수렵의 어려움을 나타낸 것으로, 사냥을 할 때 산을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져서 사냥거리를 찾아서 산 속을 헤매다가 더 이상 쫓지 않고 포기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먹고 남은 짐승의 고기가 있으면 오랫동안 저장을 하지 못하므로 버리거나 다른 사람에게 주어야 한다.
 
둔괘의 고난은 세상에 태어나 성인으로 자라나기까지의 과정일수도 있고, 큰 뜻을 품고 대업을 성취하기 위해 세력을 확대하는 영웅의 모습일 수도 있다. 하늘 또는 아버지인 건괘와 땅 또는 어머니인 곤괘 다음에 둔괘를 배치한 것은 새로운 생명의 탄생과 멀고 먼 삶의 여정을 가야할 새로운 생명체의 고난을 설명하기 위함일 것이다.
 
오랜 내전을 극복하고 장기간의 평화체제를 구축한 일본의 도꾸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은 ‘인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나그네’라고 했다. 어린 시절 인질로 잡혀가 온갖 설움을 겪었던 그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참고 견디며 세력을 길렀다. 그가 인내하지 않고 초조한 마음으로 곡식의 줄기를 잡아당기며 빨리 자라기를 바랐던 송나라의 농부처럼 행동했다면 천하는 누구의 손에 들어갔을지 모른다.
 
인내심으로 천하를 얻었던 한고조 유방(劉邦)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항우(項羽)와 싸워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었지만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마지막 일전에서 승리하여 천하의 주인이 되었다. 겨우 형성된 생명력을 경솔하게 사용하다가는 심신의 건강을 잃게 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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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5/18 [11:13]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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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무사 2012/06/03 [12:43] 수정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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