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3년 5월 국기원에서 열린 제1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 시범을 보였던 2기 단원들이 이규형사범(오른쪽 세번째)과 후배들의 축하를 받으며 찍은 졸업기념사진.(1974년) © 한국무예신문 | |
'무인회'는 서울 미동초동학교 태권도시범단 출신들의 동문모임이다.
무인회원 중에서는 전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태권도지도자들을 비롯하여 학계, 법조계, 의학계, 연예계 등 사회 각계각층의 지도급 인사들도 상당수 있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지난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등 굵직굵직한 국제스포츠대회 공개행사의 태권도 시범은 의례히 미동초등학교의 몫이었다. 헤아릴 수 없는 세계 각국의 순회시범과 영국 엘리자베스2세 여왕을 비롯한 국빈방문 시범 등 국내외에서의 활발한 시범활동을 현재까지 지속해 오고 있기도 하다.
최근 대한민국의 태권도가 올림픽 핵심종목 잔류라는 기쁜 소식을 맞아 과거를 돌이켜보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03차 IOC총회에서 우리의 국기 태권도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공헌한 사람들이 많지만, 1973년부터 2000년 대에 이르기까지 IOC위원장과 각국의 IOC위원, 세계 여러 나라의 국가 올림픽위원회(NOC)관계자들이 태권도의 높은 가치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민간외교사절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온 미동 태권도 시범단의 노력이 크게 기여하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아울러 인기 영화배우 김혜수(11기)는 88올림픽 유치 전, 사마란치 IOC위원장이 방한했을 때 태권도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은 유명한 일화이기도 하다.
과거 운동을 하면 공부를 못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것도 미동초등학교 태권도부였다. 이규형 사범은 태권도를 통한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공부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문무를 겸비한 사람이 되어 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훈육했다. 태권도수련이 시작되기 전 시범단 전용교실에서는 상급생 선배가 숙제와 학습을 도와주며 함께 공부하고 학과복습을 제대로 마치지 않으면 태권도수련을 시작하지 않았다. 이 또한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선견지명으로 미래를 내다보았던 이규형 사범의 확고한 교육철학 때문이었다.
미동태권도 무인회의 최고 선배인 이상헌( 1기, 전 세계연맹, 국기원근무)동문을 시작으로 현재의 42기 단원들에 이르기까지 2천여 명에 달하는 미동태권도부 출신 무인회원들 중 오영화(12기, 한성중교사)와 오진혁(42기) 부자와 같이 2대가 대를 이어 미동에서 태권도를 수련하는 풍경은 낯설지 않은 광경이다. 하여, 자부심 또한 남다르다. 오영화(12기)동문은 아들을 미동태권도부에 입단시키기 위해 거주지까지 옮겨 삼천지교를 실천하는 열의를 보였고, 이에 부응하듯 아들 오진혁군(42기, 6학년)은 현재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끄는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다.
▲ 2013년 2월 16일 미동태권도시범단 41기 졸업생들이 현 국기원 이사이자 계명대 교수인 이규형 사범(가운데)과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한국무예신문 | |
태권도 올림픽 종목잔류라는 기쁨이 채 가시지 않는 2월 16일 모처럼 미동시범단 출신 선후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은 41기 후배들의 태권도부 졸업식이 있는 날.
후배들을 축하해주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동문들 중 이규형사범(국기원 이사, 계명대 교수)의 뒤를 이어 현재 시범단을 지도하고 있는 맹형주(25기)사범은 "스승님께서 이루어놓은 찬란한 업적과 선배님들의 땀으로 일궈낸 시범단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감에 막중한 책임감을 지니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욱 도약하여 끊임없이 발전하고 빛나는 미동시범단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소파 방정환선생, 영화배우 엄앵란, 사미자, 유인촌 전 문화체육부장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졸업한 117년 역사를 지닌 미동초등학교의 자랑인 태권도시범단은 남산한옥마을 정기공연 등 올해도 수많은 국내외 행사에서 태권도를 알리고 태권도를 빛내는 수준 높은 기량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