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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수행(修行)을 하는가?
[신성대의 혼백론 33]
 
신성대 주필(글로벌리더십아카데미 공동대표) 기사입력  2021/08/0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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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대 주필.     © 한국무예신문

아주 오랜 옛날, 영장류 중에 몸이 날렵한 원숭이들은 나무 위로 올라가고, 덩치가 큰 고릴라는 그대로 숲속에 살았다. 헌데 그 중 엉뚱하게 진화하여 신체적으로 어중간한 한 종이 나무 위로도 못 올라가고 숲에서도 쫓겨나 허허들판으로 내몰렸던 것 같다. 덩치값을 못하고 겁도 많아 다른 포유류들에 허구한 날 쫓겨다니다보니 급기야 두 발로 도망치게 되었으리라. 덕분에 다리가 점점 길게 진화했다.

 

맨손으로는 새나 토끼 한 마리도 잡을 수 없을 만큼 신체적으로 열등한 동물이 인간이다. 하여 굴속에 몸을 숨기고 고작 작은 짐승이나 뱀, 개구리 등 파충류, 벌레 따위를 잡아먹다가 그것도 모자라 열매나 풀뿌리를 캐먹는 채집생활로 연명했으리라. 그러다가 어느 때인가 뭘(지네 등 독충이나 독초) 잘못 먹었는지, 근친교배 때문인지, 아니면 두려움과 쫓김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인지 털까지 빠지기 시작했다. 그 바람에 털을 고를 일도 없어져 뾰쪽했던 손발톱이 넓적하게 변해가면서 할퀴는 데에서 비비고 문지르고 쓸고 꼬집고 튕기는 등 그 활용의 범위를 넓혀나갔다.

 

털 없이 어두운 동굴 속에서 추위를 견디려다보니 어쩔 수 없이 무서운 불을 가까이 하게 되었다. 게다가 털도 비늘도 없는 인간을 가장 괴롭히는 건 맹수가 아니라 모기 등 피를 빨려 몰려드는 날벌레들이다. 연기는 그것들을 내쫓아주었으니 인간이 불을 얼마나 소중히 여겼겠는가? 덕분에 다른 어떤 동물보다도 깊은 숙면을 취할 수가 있게 되었다. 짐승의 털가죽으로 몸을 감싸는 바람에 가식(위장)이란 거짓을 배우고, 나아가 짐승들을 속여 사냥을 하고 전쟁에서는 적을 겁주었다. 옷에 차츰 습관이 들면서 맨 몸뚱이에 대해 부끄럼을 느끼기 시작했다. 판도라의 상자가 그렇게 하나씩 열리게 된 것이리라. 그 무렵에서 인간은 본격적으로 막대나 돌 등 도구를 사용하게 되고 다른 짐승들을 속여서 사냥하는 법을 익혀 두려움을 극복하게 된다.

 

처음엔 나무의 열매를 따기 위해 가지를 잡아당기다가 그 가지를 부러뜨렸을 것이고, 그 부러진 가지를 가지고 놀게 되면서 작대기 사용법을 익혔을 것이다. 그러다가 그 작대기로 보다 높은 가지의 열매를 따거나 뱀이나 개구리 등을 때려잡게 되고, 자기들끼리 싸우거나 굴에까지 따라오는 짐승을 막다가 그만 뾰쪽한 끝으로 찌르게 되면서 창의 이치를 터득한 것이리라. 그러니까 비겁하게 싸우는 요령을 터득한 것이다.

 

견과류나조개를 까먹거나 큰 짐승 뼈의 골수를 빼어 먹으려다 돌 사용법을 깨쳤으리라. 게다가 불을 다루다보니 부지깽이의 이치를 깨닫게 되어 칼이나 톱이 없이도 막대기를 태워 적당한 길이로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후 돌과 나무 작대기를 결합시켜 돌망치를 만든다. 처음엔 돌을 깨트려 날카롭고 뾰쪽한 돌을 얻었을 것이다. 또 나뭇가지 끝을 뾰족하게 갈다가 돌을 가는 요령까지 터득해 본격적으로 도구 제작의 시대를 열었을 것이다. 응용과 조작이라는 중요한 이치를 깨치면서 급속하게 탈짐승화(문명화)하게 된 것이다. 더불어 옷과 도구가 생기자 제 것이라는 소유의식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작대기 끝에 뾰쪽한 돌을 단 창을 만들게 되자 유인원들은 본격적으로 사냥에 나선다. 그렇지만 아무리 창을 들었다 해도 사자나 늑대같이 사납고 날쌘 동물은 어림없다. 해서 가장 순하고 둔한 짐승을 골랐는데 그게 매머드였다. 풀이나 바위 뒤에 숨었다가 매머드가 가까이 오면 창으로 배나 뒷다리를 냅다 찔러놓고 멀리 도망가 있다가 끈질기게 무리를 따라 가다보면 찔린 매머드는 언젠가는 뒤쳐져 주저앉게 될 것이다. 그렇게 몇 날 몇 십 일을 지루하게 따라다녀도 될 만큼 매머드는 큰 양식이 되었다.

 

 

덕분에 인간은 매머드를 따라 초원에서 초원으로 이동을 하다 보니 시베리아 동쪽 끝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리라. 이후 코끼리, 낙타, 들소, 순록 등 사냥감에 따라 종족이 갈라져 나갔으리라. 그리고 해변에는 조개기 사시사철 늘려있어 인류는 해변을 따라 끝 간 데까지 이동해갔다. 바다에서도 창으로 잡을 수 있는 느리고 크고 순한 고래를 따라다녔는데 고래사냥은 인간을 섬에서 섬으로, 대륙에서 대륙으로 이동시켰을 것이다.

 

인지가 더욱 발달되어 활을 발명하고부터는 안전한 거리에서 사납고 날랜 들짐승은 물론 날짐승까지 사냥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생선을 먹다가 목에 걸린 가시 덕분에 낚시 바늘의 이치를 터득했으리라. 이후 작고 날랜 물고기까지 맘대로 잡을 수 있게 되었다. 만물의 영장이란 곧 만물을 제 먹이로 삼았다는 뜻일 게다. 털이 없는 바람에 동물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어야 했는데 그 덕에 오히려 인간이란 종족은 더운 곳 추운 곳 가리지 않고 지구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가 정착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1만 년에 전 몰아닥친 극심한 한파에 매머드는 다 얼어 죽었지만 털 없는 인간은 살아남았다. 적도와 북극을 오고갈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 인간이다. 불에 굽거나 말린 고기는 잘 상하지 않아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어 저장의 이치를 깨달았을 것이고, 돌칼로 고기를 자르다가 분배의 이치를 깨쳤을 것이다. 그로 인해 초기 경제관념이 생겨났으리라.

 

그나저나 털 빠진 얼치기 영장류 하나가 수십억 년 동안 가꿔온 우주 유일의 지구정원을 채 일만 년도 되기 전에 온통 갈아엎어 쓰레기공원으로 만들 줄을 조물주인들 예상했으랴! 드디어 바닷물고기까지 싹쓸이를 하더니 쓰레기장으로 만들어버렸다. 그것도 모자라 요즘은 하늘로 끊임없이 로켓을 쏘아 올려 태양계 너머에까지 쓰레기를 날려 보내고 있다. 정말 신()이 존재한다면 이런 고약한 동물은 진즉에 삼족삼종을 멸했어야했다! 뒤늦게 이 별종을 박멸하기 위해 페스트, 콜레라, 에이즈, 에볼라, 지카 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등을 뿌려보지만 이젠 간에 기별도 안 간다. 면전에선 무릎 꿇고 두 손 싹싹 빌면서 뒤로는 백신을 만든다.

 

스스로 털을 뽑아내고 두 발로 걸으면서 자신들은 짐승이 아니라 신의 자손이라며 박박 우겨대고, 효도한다며 때마다 제사를 올린다. 신의 아들임을 보여준다며 순결한 인간(털이 별로 없는 어린이)을 골라 희생으로 바치는가하면 향 피우고 고기에다 술을 바치고 찬송까지 해대며 온갖 알랑방귀를 뀌어대는 통에 차마 때려죽이지도 못하고 속고 또 속는다. 그 옛날 대홍수 때 노아의 방주에 인간을 불쌍히 여겨 태워준 것을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으리라! 속담에 짐승은 구해도 사람은 구하지 말라 했거늘! 천추(千秋), 아니 만추(萬秋)의 한()이란 이런 것이겠다.

 

아무튼 이런 진화의 과정에서 인류는 대뇌 신피질의 용량을 점점 늘여나가야 했다. 물론 대뇌 구피질을 포함한 동물적 시절의 구뇌(속뇌)도 그대로 다 지니고 있다. 그렇지만 신뇌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커지다보니 구뇌와의 네트워크가 미처 안정화되지 못해 혼백의 갈등이 잦다. 어쩌면 바로 이 부분에서 수행의 여지가 생기지 않았을까? 그 수행의 길을 더듬어 따라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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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8/09 [09:36]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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