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회마다 할 수 있는 실력을 모두 발휘하고 싶습니다.” 대구 구남보건高 김하나 선수. © 한국무예신문 | |
지난 4월 3일 전남 강진실체육관에서 열린 『제24회 용인대총장기고교태권도대회』에서 눈길을 끈 여자 선수가 있었다. 대구 구남보건高 김하나(18) 선수가 바로 주인공.
김하나는 이날 열린 여고부 미들급 결승에서 인천체고와 접전을 벌인 끝에 연장전 우세승을 거둬 금메달을 차지하며 차세대 기대주로 등극했다.
김하나는 태권도장을 경영하는 아버지(김형규 관장)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태권도를 배웠다. 그 후 동본리中에 진학하면서 겨루기 선수생활을 본격적으로 했고, 아버지의 기대치도 높아 열심히 했다.
그렇지만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중학교 3년 동안 준결승과 결승에 진출했지만 줄곧 2-3위에 머물렀다. 대구 대표선수로 소년체전에도 참가했지만 1, 2학년 때 8강에 그쳤다. 그나마 3학년 때 은메달을 획득한 것이 위안이었다.
김하나는 2013년 중학 시절 스승인 송제헌 코치가 있는 구남보건高로 진학했다. 하지만 금메달은 김하나를 비켜갔다. 지난해 3월에 참가했던 전국종별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해 금메달이 눈앞에 있었지만 그 후 참가한 대회에서는 8강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이런 김하나에 대해 송 코치는 자신감 부족을, 아버지 김형규 관장은 정신력 부족을 거론하며 분발을 주문했다.
지난 1월에 열린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파견 국가대표선수선발대회에서 김하나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을 때도 김 관장은 정신력 부족을 거론하며 야단을 쳤다. 그 때 송 코치는 “하나는 대기만성이다. 6개월만 기다려 달라”며 김 관장의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 후부터 김 관장은 김하나에게 특별히 주문을 하거나 꾸지람을 자제했다.
“나를 비롯해 엄마와 동생 모두가 ‘태권도 가족’이고, 태권도에 대해 많이 알고 있어 하나가 압박감이 컸던 것 같아 마음을 내려놓았습니다.”
김 관장의 말에서 애틋한 부정(父情)이 느껴진다.
송 코치는 김하나가 힘들어할 때마다 많은 대화를 통해 ‘멘토링(mentoring)’을 해주며 그녀가 지니고 있는 잠재력을 일깨우고 동기를 부여해줬다.
아버지 김 관장과 스승 송 코치의 이 같은 노력이 적중한 것일까? 그로부터 김하나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고진감래라고 할까. 지난 3월 강원도 영월에서 열린 전국종별선수권대회에서 라이트 헤비급 금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4월 전남 강진에서 열린 용인대총장기대회에서 미들급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하나는 시상식이 끝난 뒤 “부담감이 없어지고 자신감이 생겨서인지 경기 결과가 잘 나왔다”며 수줍게 웃었다. 김하나의 주특기는 오른발 상단차기. 오른발로 상대 선수의 얼굴을 밀어차서 득점을 곧잘 올린다. 앞으로 더 성장하려면 왼발과 뒤차기로 득점을 올리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김하나의 올해 목표는 금메달을 1-2개 더 획득하는 것이다. 우선 지난해 대구 대표선수로 전국체전에 참가해 8강에서 탈락한 것을 말끔히 씻어내고 메달권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5.18 광주민주화대회 등 전국대회에 참가해 금메달에 도전하는 것이다.
“앞으로 더 열심히 훈련을 하고, 나가는 대회마다 할 수 있는 실력을 모두 발휘하고 싶다”는 김하나의 꿈과 바람이 이뤄질지 흥미롭게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