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택견의 흐름이 그렇다는 거다.
문화재 택견이란 무형문화재 택견을 일컫고 스포츠 택견은 경기스포츠 택견을 말한다.
택견의 유래는 민속놀이로 출발하고 있다.
‘택견’ 명칭은 1983년 6월 1일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국어학자들에 의해 택견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 이전에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여럿으로 불리었다.
덕견이, 탁견, 택견, 태껸, 각희와 같이 각기 다른 명칭으로 불리었던 것이다.
▲ 문화재 택견 자료사진. 문화유산은 원래의 모습대로 보존되어야 한다. 문화유산헌장에 명시돼 있다.(본문중에서) | |
무예로서 무형문화재 지정은 현재 택견 1종목이며 제76호가 지정 번호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 택견예능보유자 지정은 송덕기(1893~1987), 신한승(1928~1987) 및 정경화 세분이다. 고인이 된 두 분은 1983년 6월 1일에, 정경화는 1995년 6월 1일에 보유자로 지정되었다.
신한승은 송덕기를 스승으로 택견을 익혔으며 정경화는 신한승으로부터 택견을 배웠다. 그 중 신한승(일명 신승)은 배움과 가르침을 통해 택견의 원형을 어느 정도 복원 및 정리에 크게 기여를 했다.
신한승은 1981년 11월에 그동안 정리한 택견을 문화재로 지정 받는 것이 택견의 원형을 보존하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하고 문화재 관리국에 정식으로 택견무형문화재 지정조사를 의뢰하기에 이르렀다.
유일한 생존자인 정경화는 문화재청이 승인한(1999년 7월 28일) 사단법인 한국전통택견회로 승인받아 운영하고 있다. 택견 원형 정리 및 택견 보급발전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는 1977년 7월 한국전통택견회를 설립한다. 1987년 6월 1일 중요무형문화재 지정에 따라 한국전통택견계승회로 바뀌는 과정이 따랐다.
한편 태권도지도자 출신인 이용복은 택견의 스포츠화에 기여한 인물이다. 태권도에서 택견으로 무예의 길을 바꾼 이용복은 현재 대한택견연맹 및 (재) 세계택견본부 회장을 맡고 있다. 택견과 태권도, 택견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받게 된 과정 등에 대해 그는 말한다.
…택견의 현대화 역시 태권도지도자 출신인 필자가 태권도의 원형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송덕기, 신한승 두 분으로부터 택견을 배운 것이 계기가 되었으니 택견과 태권도는 몇 겹의 연(緣)으로 얽혀있는 것이다.
…실제로 택견과 태권도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1983년 택견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1968년 국제태권도연맹(ITF)이 태권도를 문화재로 지정받으려는 과정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ITF는 태권도가 택견을 계승하였다고 주장하며 태권도를 문화재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다.(한국무예신문, 2011/12/05)
택견과 태권도는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니다. 서로가 알게 모르게, 음으로 양으로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는 것이 무예계의 통설일 듯싶다. 대한택견연맹이 대한체육회 가맹으로 전국체전의 종목으로 발돋움했다.
문화재 택견 vs 스포츠 택견 어떻게 볼 것인가?
한마디로 택견의 안팎, 좌우로서 본질과 현실적 관계이다. 하지만 택견의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로 택견계의 큰 변화가 일어날 듯 예견된다. 택견의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에 힘입어 정경화는 택견의 세계화를 부르짖는다.
택견계도 계파가 다양하다. 대한택견연맹, 한국택견협회, 전국총전수관, 결련택견협회(도기현) 등. 택견이라는 대의명분으로 하나로 뭉치는 듯하다가 세계무형문화유산이라는 발돋움에 정경화는 ‘원형’을 내세우는 듯하다. 그게 그의 본연의 의무이자 권리이다.
택견의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라는 초유의 무예 경사가 자칫 국내적 기득권 논리에 휘둘리다보면 대의적 명분을 놓칠 수 있다. 택견이라는 하나의 이름아래 원형보존과 경기스포츠라는 본질과 현실적 추세, 곧 시대적 요구를 감안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무형문화재로서의 지존을 여하히 선양할 수 있는가 등 세계화 혜안이 요구된다.
이용복의 심경은 다소 다른 듯하다. 두 종목(택견과 태권도)이 보유한 사회적 자본에 시너지효과를 부가하는 것으로서, 국익을 위하는 일이고, 문화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다. 따라서 두 종목은 상생을 목표로 한 전략적 제휴가 필요하다. 그의 지론이다.
태권도라는 이름은 1955년 12월을 기점으로 탄생했다. 하지만 태권도라는 무예는 하루아침 어느 날을 기점으로 하여 만들어진 무예가 아니지 않는가. 최홍희, 남태희 두 분이 명칭을 만들랴 옥편(玉篇)을 뒤지고 할 때에도 이승만 전 대통령의 ‘태껸’이라는 어음을 살리고자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 스포츠 택견 자료사진. 택견의 스포츠화는 그것대로 인류의 정신에 평화를 심어줄 수 있다.(본문중에서) | |
문명의 진화도 그러려니와 하물며 문화라는 진화는 그 민족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 역사도 생물처럼 숨을 쉬는 것이다. 더구나 무예라고 예외는 아니다. 무예의 시원을 인류의 그것에 두고 있듯, 한민족의 맨손무예라는 DNA적 진화 및 습합이 녹아있는 것이다.
여느 무예 종목처럼 택견도 여러 갈래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듯하다. 태권도가 무예 본질적 보존과 보급 및 현대올림픽 스포츠라는 경기적 측면으로의 병행 발전은 시금석(試金石)이 될 수 있다. 어쩌면 그 갈래의 길을 이미 걷고 있는 택견계보의 수장을 맡고 있는 지도자들의 미래를 전망하는 선택에 따라 그 양상이 바뀔 수도 있을 게다.
한국의 택견이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라는 역사적 사실은 현 택견계를 주도하고 있는 지도자들의 단합과 소통 그리고 상생공존이라는 운영의 묘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는 듯하다.
문화유산은 원래의 모습대로 보존되어야 한다. 문화유산헌장에 명시돼 있다. 택견의 스포츠화는 그것대로 인류의 정신에 평화를 심어줄 수 있다. 인간에게 좌우 손의 역할이 다르다. 하지만 그 잘난 오른손은 따라서 대뇌의 왼쪽 절반 부분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