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 태권도교본」(국기원, 1987:214) 품새 항목 중 ‘품새 수련상 유의점’에 따르면, 품새는 공격과 방어의 동작을 이어놓은 것이기 때문에 동작의 변화가 많고 기술의 연결이 다양하며, 몸의 이동 시선 호흡 등에 유의하여야 한다. 이를 단계별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시선. 몸의 중심이동, 속도의 완급, 힘의 ‘강약’, 호흡이 그것이다.
그로부터 8년 후 간행된「태권도교본」(국기원, 2005:305) 품새 항목 중 ‘품새 수련상 유의점’에 따르면, 동일한 설명에 이어, 단계별 요약이 세 가지로 나뉘고 있다. 1) 품새의 의의와 구성원리를 터득한다. 2) 품새선과 동작 및 방향에 대해 숙지한다. 3) 품새 수련 시에는 다음 사항에 유의한다. 시선, 몸의 중심이동, 속도의 완급. 힘의 ‘강유’. 호흡.
앞의 것과 뒤의 것의 차이는 1987년과 2005년이라는 책의 간행년도에서 드러나고, 좀 더 구체적인 듯 하지만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뒤의 것에는 품새의 의의와 구성원리, 품새선과 동작 및 방향 등이 추가돼 있을 뿐이다.
이로써 우리는 이해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강약이 강유로 바뀌었다. 한자로 강약(强弱), 강유(剛柔)는 강하다와 굳세다, 약하다와 부드럽다는 뜻의 구별은 가능하다.
참고 자료가 있다. 태권도 품새 경기규칙(KTA, 2006) 14쪽 표현성에 ‘강유-완급-리듬’ 항목에 대한 설명을 보자.
① 몸이 굳은 상태에서 표현되는 딱딱한 (疆剛한) 동작은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동작의 시작부터 힘이 들어가 있는 경우, 처음에 강하게 시작되지만 정점에서는 오히려 약해지는 동작, 처음이 빠르지만 정점에서 오히려 느려지거나 가속이 되지 않는 동작은 이상적인 동작이라고 할 수 없다.
② 부드럽게 시작하여 강하게 되는 동작, 부드러움 속에서 강함을 표출하는 동작이 이상적이다. 따라서 동작이 부드럽게 시작하여 가속을 통해서 속도감과 힘이 표출되어야 한다.
간단히 요약하면 이러하다. 하나의 동작의 진행 순서를 말하고 있다.
처음 시작에서 힘이 약하고 점차로 강하게(弱强), 처음에 부드럽게 점차로 굳세게(柔剛) 해야 하는 것을 주문한다.
부드러움의 특징은 약함이다. 그것은 약함으로 표현되지만 내면은 사실상 유연성과 탄력성을 가지며 가장 강함이다. 탄력성이란 무엇인가? 바로 갖가지 다른 환경에 적응(공방행위)하며 굳센 의지를 지녀 꺾이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강함의 특징은 굳셈이다. 그것은 굳셈으로 표현되지만 내면은 사실상 기(힘)의 집결과 속도의 배합에 의한 가장 강함이다. 기의 집결이란 무엇인가? 바로 갖가지 다른 환경에 적응(공방행위)하며 굳셈에 의해 무너뜨릴 수 있다는 뜻이다.
몸을 딱딱하게 굳혀서 억지로 끊어지는 동작을 하는 것은 강함이 아니다. ‘부드러운 것은 도의 쓰임이다’라는 뜻은 유(柔)란 부드럽다는 뜻이다.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점을 강조해, 약한 것으로 강한 것을 다스리고 물리친다는 것이다.
새로 돋아난 나뭇가지가 아주 부드러우면 탄력성이 존재해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반대로 매우 강한 나뭇가지는 구부리면 곧 부러진다고 한다. 이렇게 부드러운 것은 아무리 구부려도 상관이 없으며,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길 수 있다고 말한다.
또 다른 예는 바로 물이다. 물은 아주 부드럽지만, 그것은 대지 속으로 스며들어 없는 곳이 없다. 어떤 곳에도 스며들 수 있다. 부드러움이란 일부러 꾸미는 부드러움이 결코 아니다. 물의 기세(氣勢)는 속도에 의해 유연성이 가장 강성(强性)으로 돌변한다.
품새에서 동작하나하나가 지니는 특성은 강약, 강유에서도 이와 같이 설명될 수 있다. 강약이 강유로 바뀜에 큰 의미는 없을 듯하다. 되레 둘의 상관성을 이해할 수 있다. 강약과 강유는 겉과 속의 관계처럼 상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