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의 상위 개념은 무도 또는 무예인가에 대한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태권도인들 조차도 그에 대한 관심이 별로 보이지 않은 듯하다. 그럴만한 까닭이라도 있는 걸까. 누구는 당연히 무예라고 불려야 한다고 하는가 하면 어떤 자는 현대적 개념으로 무도라 부름이 옳다는 것이다. 한 · 중 · 일 삼국에서는 무예 · 무술 · 무도로 각기 통칭되고 있고 나라마다 그 전통이 흐르고 있다. 그만한 이유가 있을 듯하다. 무예 또는 무도의 어원은 당연히 무술이다. 하지만 그 기원을 따질 것 없이 나라마다 문화적 특성으로 우리나라는 무예, 일본은 무도라고 이르는 것이다. 우리나라 고무예의 발전사에 따르면 무예라는 이름이 적확(的確)하다. 물론 수박이니 권법, 택견 등 여러 이름이 등장되고 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무술의 하위 개념으로서 그 무예의 독창성을 이르는 이름이다. 무예도보통지(1790)는 동양의 무예를 집대성한 역사적 저술로서 우리의 표상이다. 지난 15일 KBS 1TV 역사스페셜에서 다룬 ‘이것이 조선의 무예 - 무예도보통지’ 프로그램은 특히 태권도인에게 숙고해야할 화두를 던져준 것 같다. 2007년 12월 30일 제정된 ‘태권도 진흥 및 태권도공원 조성 등에 관한 법률’에는 태권도는 무도라는 것으로 정의되고 있다. 그 뿐이 아니라 세계태권도연맹(WTF) 수장 조정원 총재는 즐겨 무도라는 개념을 선호하고 있다. 근자에 국기원 강원식 원장은 무도라는 개념을 지양하고 ‘무예’라는 이름을 선호하고 주창하고 있다. 하나의 예를 든 것이지만, 이참에 이에 대한 태권도인의 깊은 반성과 태권도인의 한결같은 나라사랑만큼이나 태권도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양하기 위해서도 성과 이름의 구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국기원은 지난 21일 오전 11시에 국기원(원장 강원식)에서 국가브랜드위원회(위원장 이배용)와 업무협약 조인식을 가졌다. 이미 세계연맹은 지난 7월 21일 국가브랜드위원회 대회의실에서 “태권도 세계화와 국가브랜드 가치의 향상”을 위해 업무협약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대통령 직속의 국가브랜드위원회는 태권도의 가치를 인지하고, ‘태권도 세계화와 국가브랜드 가치의 향상 및 태권도의 명품화를 통한 국가대표 브랜드로의 가치 향상’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은 일련의 역사적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현대는 브랜드의 가치로 국가의 위상제고, 나아가 경제적 부를 창출하는 시대이다. 태권도계 및 태권도인들의 새로운 각오가 요구된다. 태권도는 고유문화로서 뿐이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CI로서 ‘무예’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브랜드의 가치 향상을 기해야 한다. 태권도는 한류의 원조라는 긍지에 걸맞은 행동의 모범을 보일 수 있으면 더욱 좋은 법이다. 전통무예진흥법 또는 태권도특별법 등은 무예진흥을 위한 발판으로 가치 있는 국가적 사업이다. 하지만 그 정의에 따른 차이가 혹시 무예 간의 괴리를 드러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을지도? 각별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행여 무엇이 잘못된 점이 없는가도 이참에 살펴보고 역사적 의미의 대미를 위해서 단합과 중지가 ‘무예’라는 하나의 이름아래 성취되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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