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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라 霞修羅 HUSTLER - 021
부제: 비리아도(秘理雅道) 비밀스런 이치를 간직한 우아한 길
 
한국무예신문 기사입력  2013/02/1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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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구 레이싱걸.(사진출처:다빈치당구클럽, Naver)
지존유상유신수(至尊有相唯神手)
지존의 상대는 오직 신수뿐이로다

양봉환의 이야기는 다음날에도 계속되었다. 어제보다는 한결 나아졌지만 내상이 완치(完治)되지는 않았는지 그는 연신 기침을 했고, 이야기 도중에 잠시 숨을 고르기도 했다.  

상천이 밤을 새워 들은 이야기를 정리하면 대략 다음과 같았다.
 
흔히 중국무술을 우슈 또는 쿵푸라고 한다. 우슈란 무술(武術)의, 쿵푸는 공부(工夫)의 중국어 발음이다. 그런데 쿵푸에는 무술 외에도 틈이나 여가라는 뜻이 담겨 있다. 수련을 할 수 있는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무술을 익힐 수 있는 때문이다. 간혹 공부(功夫)라고도 하는데, 많은 공을 들여야 수준에 오르는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당무 역시 초창기에는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수련장이 손꼽을 정도로 적은 것은 물론 수련비 또한 무척이나 비싸서 일반인들은 엄두도 내지 못 할 정도였다. 그래서 당무는 귀족이나 일부 부유층 또는 유학생들만이 즐기는 고급 기예(技藝)였다. 

하지만 세월이 지남에 따라 점차 많은 무관이 생겨 수련생도 늘어났고, 해동은 당무의 본산(本山)답게 과거의 화려한 영광을 되찾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무력 1423년인 우남(雩南) 3년, 해동은 전란(戰亂)의 광풍(狂風)에 휩싸였다.
 
통탄할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 동족을 오랑캐[夷]로 잘 못 알고[誤] 서로 죽고 죽이는[戮] 싸움인 육이오(戮夷誤 6․25)가 일어난 것이다.

전화(戰火)로 인해 수련의 터전을 잃은 구술인들은 야인(野人)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고, 겨우 다시 싹을 틔우려던 당무의 맥도 끊어질 것처럼 보였다.

다행히 하늘도 무심하지만은 않았던지, 무력 1426년에 전쟁이 끝나고 나라가 점차 안정을 찾아가면서부터 당무도 다시 활기를 띠게 되었다. 구술(球術)을 수련하는 많은 무관이 새로이 생겼고, 착실히 내공을 닦은 고수들이 나타난 것이다.

우남 연간이 끝나고 혁명기를 거쳐 시작된 유신(維新) 연간, 문화적으로는 암울한 시기였음에도 당무사(撞武史)에 획을 그을 만큼 혁혁한 무명(武名)을 떨친 두 명의 초절정고수가 나타났다.

삼구 비무에서는 당할 자가 없다고 해서 삼구선인(三球仙人) 또는 삼구지존(三球至尊)이라는 별호로 불린 이만청(李萬靑)과 일월신수(日月神手) 양기문(梁基文)이 바로 그들이다.

특히 양기문은 개화기 한성의 중심가인 밝은골[明洞]에서 활약을 하며 무명(武名)을 얻었기에 별호도 명(明) 자를 쪼갠 일월(日月)로 정했고, 자신의 명호(名號)를 딴 일월문을 창건하여 초대 문주(門主)가 되었다.

정사(正邪)의 구분이 모호했던 당사(撞史) 초창기, 삼구지존과 일월신수는 강호 구림(球林)의 정신적 지주이자 구술(球術)의 양대산맥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따라서 세인들은 곧잘 술자리에서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를 즐겨 했다.

“당무의 절정고수는 대체 내공 수위가 얼마나 될까?”

“고수들 사이에서는 칠 갑자가 넘어야 비로소 입문한 것으로 여긴다는군. 절정은 삼십삼 갑자로 보고… 하지만 그 이상은 단지 명예일 뿐 큰 의미는 없다고 봐.”

“삼십삼 갑자… 정말 꿈같은 이야기로군. 그런데 최고수는 누굴까?”

“강호에서는 삼구지존 이만청과 일월신수 양기문을 꼽지.” 

“만약 삼구지존과 일월신수가 겨룬다면 누가 이길 것 같은가?”

“별호(別號)에서도 알 수 있잖아. 지존이란 말이 왜 붙었겠어. 그야말로 초식과 내공이 지고(至高)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거 아냐?”

“허어! 신의 손이라는 신수는 괜히 붙은 이름인가? 신이야말로 완벽한 존재지.”

사람들은 이처럼 서로 말다툼을 하다가 결판이 나지 않으면 취기(醉氣) 반 객기(客氣) 반으로 근처의 무관으로 가서 손속을 겨뤄 보곤 했는데… 그것은 두 사람의 명망이 높음을 반증(反證)하는 일이었고, 그만큼 당무 수련자도 많았다는 얘기였다.

그런데 얼마 후, 세인들의 의문을 풀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구예의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며, 구림의 기강(紀綱)을 바로 세우고자 원로(元老) 구술인들이 중심이 되어 결성한 구림맹(球林盟)이 주최하는 공식 비무대회가 개최된 것이다.

당무의 창시자인 다마조사(多磨祖師)를 기리는 이 대회는 유신 3년인 무력 1449년에 열렸고, 강호의 많은 구술인들이 입추(立錐)의 여지없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수많은 고수들이 저마다의 기량을 뽐내는 중에도 일월신수와 삼구지존은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두 사람은 모두 노화순청(爐火純靑)에 이른 내력과 더할 나위 없이 정교한 초식으로 연승(連勝)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지존이냐 아니면 신의 손이냐?

모든 사람들이 품었던 의문이 속시원하게 풀릴 기회가 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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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2/13 [13:12]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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