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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라 霞修羅 HUSTLER - 034
부제: 비리아도(秘理雅道) 비밀스런 이치를 간직한 우아한 길
 
한국무예신문 기사입력  2013/04/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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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구뉴스이미지.(사진출처:고뉴스,Naver) 
용호투양패구상(龍虎相鬪兩敗俱傷)
용과 호랑이가 싸우니 둘 다 상처를 입는다

독비괴사, 그는 유신 연간에 다마조사배 비무대회의 팔강(八强)에까지 진출한 고수로 이름은 황지홍(黃志鴻)이라고 했다.

본래 그는 도창(刀敞)의 장인(匠人)으로, 재야고수를 사사하여 구예를 익혔는데 마치 칼처럼 날카로운 예기(銳氣)를 품은 정확한 타구로 촉망받던 신진고수였다.

비록 팔강 중의 한 명이지만 구림에서의 영예는 대단한 것이었기에, 그는 도창주의 딸과 혼인  약조를 하고 무관을 차릴 꿈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그릇된 운명의 사슬은 그의 발목을 옭아매고 말았다. 

도창을 그만두기 며칠 전, 작업 중에 일어난 불의의 사고로 그는 한 팔을 잃고 만 것이다.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을 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무관을 차려 스스로를 단련하며 후지기수를 양성하겠다는 그의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더더욱 슬픈 일은, 굳게 사랑을 약속했던 약혼녀는 불구자가 된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다른 사내의 품에 안기고 만 것이었다.

그녀와 결혼을 발표한 사내는 그와 함께 도창에서 일하던 동료였으니… 황지홍의 분노와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장자방(將子方)라는 이름의 그 사내는 평소에도 황지홍과는 늘 으르렁대던 숙적과도 같은 사이였는데, 그가 칼날을 가는 회전반(回轉盤)을 조작하여 일부러 사고를 일으켰다는 소문도 들렸다.

모든 것을 잃은 그는 한동안 술에 빠져 폐인지경(廢人之境)에 이르렀으나, 한 고인을 만나 절망의 늪에서 일어서게 되었다.

“나는 두 다리가 없어도 구예를 익혔는데… 자네는 온전한 팔이 하나 남아 있지 않은가? 게다가 과거의 전력도 있고…….”

어릴 적부터 불구가 되어 윤의(輪椅 Wheel Chair) 신세를 지다가 주위의 권유로 구예를 습득, 장애인 비무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던 고인은 그에게 삶의 희망을 불어넣어 주며 다시 간을 잡도록 했다.

그리고 얼마의 세월이 지나 황지홍은 텅 빈 왼쪽 소매를 펄럭이며 간 한 자루를 들고 다시 강호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성내의 무관을 찾아다니며 미친 듯 비무를 하여 독비괴사(獨臂怪士)라는 별호를 얻었다.

한 팔과 목숨보다 사랑하던 여인을 잃은 한(恨)을 담은 황지홍의 간은 잘 드는 칼처럼 날카로웠고, 많은 고수들이 그에게 무릎을 꿇었다.

황지홍의 행패를 보다 못 한 무림맹은 비무대회 우승자인 신림구제 위자운에게 그를 저지하라는 임무를 맡겼다.
 
위자운은 그를 찾아 비무를 청했다.

“나는 위자운이라고 하오. 댁에게 비무를 청하오.”

“흥, 누군가 했더니… 비무대회 우승자로군. 그렇다고 내가 겁먹을 줄 아나? 좋다, 덤벼라.” 

승승장구하던 황지홍이었으나, 그의 실력과 절정과의 차이는 너무도 컸다.

그는 단 세 간만에 위자운에게 패하고 만 것이었다.

“이 이럴 수가……?”

외팔이 사내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위자운을 쳐다보았다.

“당신의 구예는 다듬어지지 않은 검(劍)과도 같소. 날카로운 검은 자칫하면 스스로를 다치게 할 수도 있는 것이오. 살인구(殺人球)를 익히려 들지만 말고 활인구(活人球)를 익히시오.”

위자운에게 패한 뒤, 한동안 오열(嗚咽)을 하던 황지홍은 그 후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구림을 떠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원한과 독기(毒氣)가 더욱 깊어져 홀로 산에 들어가 복수를 다짐하며 절치부심(切齒腐心)으로 수련에 수련을 거듭한 것이었다.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는 십여 년의 혹독한 수련도 수련이었지만, 사람들과 격리되어 외로이 지내는 생활은 그를 더욱 피폐하게 만들어 심성은 더욱 비뚤어졌다.

비록 무공은 절정에 이르렀지만. 가벼운 정신착란 증세까지 갖게 된 그는 구예인 모두를 원수처럼 여기게 되어 패악(悖惡)에 가까운 비무를 계속했다.

상천의 사부 양봉환은, 사형인 위자운이 그와 비무를 할 때 수행(遂行)을 했으므로 황지홍을 비교적 소상히 기억하고 있어 단번에 알아본 것이다.
 
“아직도 예전의 한을 잊지 못 했는가? 그렇다고 잃어 버린 한 팔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흥-! 바로 네녀석이었구나. 회전반의 칼날을 조작하여 내 팔을 잃게 하고, 약혼녀까지 빼앗아 간 천인공노(天人共怒)할 일을 벌인 녀석! 네놈을 갈아 마셔도 시원치 않겠구나.”

자신의 과거를 아는 사람을 만나 충격을 받은 그는 정신착란 증세가 도지고 말았다. 그래서 양봉환을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간 장자방으로 여기는 모양이었다.

“상천아! 저 자는 정상이 아니다. 조용히 말로 타일러 돌려보내기엔 늦은 것 같구나. 내 간을 가져오너라. 할 수 없이 무력(武力)을 쓸 밖에.”

양봉환은 상천이 가져온 간을 들고 비무대를 향해 걸어나갔다.

상천은 가끔씩 사부가 자신을 가르치기 위해 시범을 보이는 것을 보긴 했으나, 실제로 비무에 임하는 것은 처음 보는 터라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랜만에 간을 잡았지만 신촌당왕(新村撞王)의 옛 위용(威容)이 되살아나는 듯, 양봉환의 모습은 태산처럼 거대했고 눈에서는 형형(炯炯)한 광채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무관 안에 있던 모든 수련생들의 눈길이 한 곳에 모였다. 절정고수끼리의 비무는 좀처럼 보기 힘든 것이 아닌가?

한 가지 다행스런 사실은 적어도 비무를 할 동안에는 황지홍이 착란 증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역시 긴장을 했는지, 태도가 여태까지와는 다르게 무척 신중했다.

비무는 독비괴사 황지홍의 선공으로 시작되었다.

딱-!

공이 쪼개질 듯한 굉음(轟音)이 무관을 흔들었다.

광인(狂人)은 정상인 몇 배의 힘을 낼 수 있다던가? 그만큼 독비괴사의 내력은 심후했다.

공은 여지없이 적구들을 맞혔고, 황지홍은 초간에 넉 점을 쳐냈다.

양봉환도 이에 뒤지지 않고 간이 녹슬지 않았음을 보였다. 정확하고 쾌속한 초식으로 다섯 점을 얻은 것이다.

서로 몇 차례의 공방을 주고받으며 두 절정고수의 비무는 점점 열기를 더해갔다.

“하압-!”

독비괴사의 입에서 짧고 우렁찬 기합이 터져 나왔다.

-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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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4/03 [07:00]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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