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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라 霞修羅 HUSTLER - 037
부제: 비리아도(秘理雅道) 비밀스런 이치를 간직한 우아한 길
 
한국무예신문 기사입력  2013/04/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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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구뉴스이미지.레이싱모델 이미정.(사진출처:한경닷컴, Naver)  

무리뫼의 구림에는 기묘한 두 노인이 있었다.

둘은 서로 죽마고우(竹馬故友)였는데, 무료한 나날을 보내다가 우연히 무관을 찾게 되었다.

한 노인은 젊었을 때 수련을 하여 내공 수위가 사 갑자 정도였고, 그의 친구는 난생 처음 무관에 온 것이었다.

경험이 있는 노인은 친구에게 간을 쥐어 주며 구예의 기초를 가르쳐 주었다.

그 후로도 몇 번 무관에 따라오면서 점점 흥미를 가지게 된 친구는 당무에 깊숙이 빠져들었다.

늦게 배운 도둑질에 밤새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뒤늦게 구예의 오묘한 세계를 알게 된 노인은  비서(秘書)를 구해 탐독한 것은 물론 집에 비무대를 설치해 놓고 밤을 새워 연습에 몰두했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강한 집착으로 한 해만에 오 갑자의 내공을 지니게 된 그는 근처의 무관을 찾아 비무를 시작했다.

밤을 세워 초식을 연구할 정도로 당무에 빠진 그는 승부욕 또한 무척 강했다.

그저 친선으로 기량을 비교해 보는 비무임에도 거의 목숨을 건 듯 눈에 불을 켜고 임하는 것이었다.

수련생들은 그의 기세에 눌려 제대로 초식을 펼치지 못 했고, 노인은 연승을 거두었다.

어쩌다가 패하기라도 하면 몇날 며칠을 쫓아다니며 이길 때까지 비무를 했다.

이러한 일이 되풀이되자 사람들은 그를 불패노인(不敗老人)이라 부르게 되었다.

반면에 불패노인에게 구예를 권했던 친구는 늘 그렇듯 아무하고나 어울려 비무를 했고, 이기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에 만패노인(萬敗老人)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었다.  
 
어느 날, 불패노인과 만패노인은 무관에서 우연히 맞닥뜨리게 되었다.

“어이 오랜만일세. 구예는 많이 늘었나? 내공이 엄청나게 증진되었다고 하던데… 오랜만에 나와 한 번 비무를 해보겠나?”

만패노인은 평소처럼 농담을 섞어 가며 친구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불패노인은 쌀쌀한 얼굴로 말했다.

“자네에게 또 한 번의 패배를 안겨 주고 싶지 않네.”

“그게 무슨 소린가? 내 비록 많이 지긴 하지만… 그래도 자네가 처음 간을 잡도록 해준 사람이 아닌가?”

“창피하니… 함부로 입을 나불대지 말게.”

“창피하다니… 그게 대체 무슨 소린가?”

“하는 수 없군. 직접 당해 보면 알 테지. 간을 들게. 왜 내가 자네를 친구로 두었다는 사실이 창피한지 똑똑히 가르쳐줌세.”  
 
“그렇게 두 사람은 간을 마주하고 초식을 겨뤘는데… 과연 누가 이겼을 것 같나?”

사마창의 물음의 상천이 잠시 생각하다가 답했다.

“…만패노인이 이기지 않았나요?”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지?”

“우선, 불패노인이 이겼다면 당연한 것이니 물어볼 까닭이 없겠죠. 둘째, 사람은 자기의 첫 스승 앞에서는 괜시리 주눅이 들게 되지요. 여자가 첫남자를 오래 기억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무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인데… 공력이 높더라도 자신을 처음에 무관에 데려온 사람에게는 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좋아, 그럴 듯한 해석이네. 그러면 셋째는?”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불패노인은 상대를 이기려 했고, 만패노인은 자신을 이기려 한 때문이 아닌가요?”

사마창은 짧은 턱수염을 쓰다듬고는 말했다.

“거의 맞았다고 볼 수 있어. 불패노인은 지나치게 승리에 집착해서 스스로를 옭아맨 거야. 만패노인은 승부로부터 자유로웠고… 그리고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다른 구술인들이 불패노인에게는 일부러 져주었다고 해. 승부에 유난히 집착하는 그의 성격을 알고 있는 만패노인이 사람들에게 부탁을 했다는 게야. 친구가 뒤늦게 당무에 취미를 붙였는데… 비무를 해서 지기만 한다면 당무를 즐기지 않게 될 것이고… 그러면 건강도 더 나빠질지 모른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호의였지.”

“그러면 모든 사람들이 일부러 져주었단 말인가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겠지. 승부에 지나치게 연연하는 노인이 안쓰럽거나 부담을 느껴서 일부러 져준 사람도 있을 것이고… 정말로 패한 이도 있겠지.” 

“하지만 내공 수위가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면 불가능하겠죠.”

상천의 말에 사마창은 수긍한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물론이야. 어느 정도의 차이는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지만… 분명 한계는 있지. 소관주는 젊은 나이지만 생각이 참 깊군.”

“아직 모르는 게 더 많습니다.”

“허허! 겸손하긴… 그리고 보니 또 한 가지 얘기가 생각나는군 그래.”

“마저 이야기해 주세요.”

상천의 눈이 반짝였다. 강호의 고수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지 않은가?

“무리뫼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안마을[裡里]에서 있었던 일이라던데… 나도 그저 이야기로만  전해 들었을 뿐이야.”

“어떤 이야기인데요?”

“시대를 풍미한 절정고수 이리고마라고 있지?”

“네, 이름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내가 불패노인과 만패노인의 비무를 본 때와 비슷한 시기에 이리고마가 누군가와 겨뤘다고 해. 마교의 거두(巨頭)로 이리에서는 거의 신격화(神格化)된 그가 비무를 했으니… 상대 역시 보통 인물은 아니겠지.”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데요?”

상천은 자신과도 관계가 있는 마교 인물의 이야기를 듣자 흥분을 감추지 못 했다.
 
-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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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4/14 [10:30]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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