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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라 霞修羅 HUSTLER - 001
부제: 비리아도(秘理雅道) 비밀스런 이치를 간직한 우아한 길
 
한국무예신문 기사입력  2012/11/26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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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서장(序章) I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고 피가 끓는 강호(江湖)! 그곳에는 비단 무림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셀 수 없이 많은 기인들이 활동하는 무림 속의 무림. 혹자는 비림(秘林)이라 일컫고 있으니 바로 구림(球林)이다.

그들은 간(杆, Cue)이라는 공통된 무기를 사용하며, 녹색의 비무대에서 서로의 초식을 겨루기에 강호에서는 구술인(球術人) 또는 구림인(球林人)이라 칭했다.

구림인은 구예(球藝)를 생계의 수단으로 삼는 이들부터 심심풀이 파적으로 즐기는 부류까지 다양한데, 그래도 왕년에 간 깨나 잡아 보았다는 이들 사이에 회자(膾炙)되는 시가 한 편 있다.

당시(唐詩)와 발음은 같으나 뜻은 다른 당시(撞詩)라는 제목의 시로 작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긴 세월이 지났음에도 사람들에게 널리 애송되고 있음은, 시가 지어진 연유에 얽힌 비사(秘史)와 하수라(霞修羅, Hustler)라는 별호로 불리며 구림의 전설을 만든 한 사내의 경천동지할 무위(武威)에 대한 경외 때문이리라.

한 번 그 시를 읊어 보자. 단 그 오의(奧義)를 곱씹으면서.
 
당시(撞詩)
 
타후전진즉 오시(打後前進卽奧施)  친 후 전진하니 오묘함을 펼친 것이요,
타후후진즉 희기(打後後進則稀技)  친 후 후진하니 희귀한 기술이라.
타후집구 가얘시(打後集球可愛時) 친 후 공이 모이니 가히 사랑스런 때요,
일간삼구 마와시(一杆三球磨訛示) 한 큐에 세 공이 묻어나니 그릇됨을 보였구나.
구로반향 희가게(球路反向稀佳揭) 공 길이 반대로 향하니 드물고 아름답게 건 것이고,
구박로변 후록구(球撲路變厚祿救) 공이 부딪혀 길이 변하니 두터운 행운을 얻은 것이다.
간립구곡왈 마세(杆立球曲曰魔勢)  큐를 세우고 공이 휘니 마귀의 기세라 일컫는 것이고,
초공후득 가락구(初空後得可樂球) 처음에는 없으나 나중에 얻으니 가히 즐거운 공이라.
 
서장(序章) II

마치 깊은 산에서나 볼 수 있는 새벽안개처럼 희뿌연 연무(煙霧)가 자욱한 무관(武館) 안은, 이제 막 들어선 사람이라면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누구랄 것도 없이 줄기차게 연초를 피워댔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불평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견디기 힘든 팽팽한 긴장감을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연초에 손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모든 이의 시선은 작은 잔디밭을 연상시키는 녹색의 비무대에 고정되어 있었다.

이미 무관 안에서 꽤나 오랜 시간을 보낸 듯, 사람들의 눈가에는 짙은 피로의 기색이 서려 있었다.

비록 직접 비무(比武)를 하는 것은 단 두 사람뿐이지만, 그들 각각은 무림을 대표하는 양대 거파(巨派)의 수뇌였기에, 그들의 일전은 소규모의 정사대전(正邪對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무관 안에 홀로 우뚝 서서 비무대를 마주하고 선 황색 금포(錦袍)의 장한(壯漢).

팔 척(尺)이 넘는 거구에 금빛 구레나룻, 푸른 눈과 두툼한 턱의 중년 사내가 음험하게 웃으며 말했다. 

“후후후-! 이제 승부가 거의 난 듯싶소만… 위 대협(衛大俠), 약속은 틀림없이 지키실 테지요?”

위 대협이라 불린 사내, 위자운(衛子雲)은 침중한 그러나 굳은 의지가 담긴 음성으로 답했다.

“장부일언중천금(丈夫一言重千金)! 이 사람 위 모(衛某)는 반드시 약속을 지킬 것이오.”

하지만 말과는 달리 그는 초조한 심경을 감추지 못 하고 손에 들고 있던 연초를 입으로 가져가 한 모금 깊게 빨았다. 연기를 들이마심에 따라 연초 끝을 태우는 빨간 불이 빛을 더하는 짧은 동안에도 그의 손끝은 가볍게 떨리고 있었다.

위자운의 대답을 들은 금포인은 잠시 그를 바라보고는 검은 빛을 발하는 육중한 간(杆)을 들어 간두(杆頭)를 왼 손등 위에 걸쳤다. 자신만만한 표정과는 다르게 겨냥은 무척이나 신중하게. 

“하압-!”

그의 입에서 일갈(一喝)이 터져 나오는 순간,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쾌속한 초식이 펼쳐졌다.

-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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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11/26 [07:52]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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