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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버전이 뭔지나 아는 국회의원 몇이나 될까?
못 말리는 관광성 저질 의원 외교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기사입력  2013/01/12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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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대 주필     ©한국무예신문
어제 오늘 일도 아닌 관행화된 국회의원 외유를 두고 이번에는 유달리 뒷말이 많다. 어디 의원들뿐이랴! 단체장, 지자체 의원, 공무원들의 해외여행에 관한 한심한 이야기는 신물 난 지 오래다. 특히나 국회의원들은 해외여행 가면 반드시 그곳 대사관 직원이나 주재원들을 여행가이드로 부려먹어 원성이 자자하다. 나랏돈으로 가든 제 돈으로 가든, 후진국으로 가든 선진국으로 가든 제발이지 나라 망신시키지 말고 조용히 관광이나 하고 왔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11일자 <조선일보>에, 퇴임하는 미국 헤리티지재단 퓰너 이사장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그는 “개인적으로 박근혜 대통령당선인과 20년 이상 친분이 있어 워싱턴의 자기 집으로 초청해 식사하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며 당당히 “친구로 생각한다”고 했다. 나름 꽤나 글로벌적으로 논다는 한국의 지도자나 엘리트 중 이 말의 엄중한 의미를 알고 기사를 읽은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매년 5월, 노동절이 되면 일본이나 중국은 그 주간을 황금연휴로 보낸다. 이때 일본의 상당수 의원들은 미국 워싱턴으로 달려간다. 물론 자비다. 중진은 중진대로 초선은 초선대로 각자가 이미 오래전에 워싱턴의 이태리 식당을 예약해 두었다. 원래 프랑스식이 정통이긴 하나 이태리식이 일본인들에게 편하기 때문에 그리한다. 미국 상하원의원이나 정계 인물들과의 만찬 혹은 오찬을 하기 위해서다.
 
안철수가 빌 게이츠에게 면박당한 연유도 모른 채!
 
한국인들은 어떤 영향력 있는 사람들과의 인맥을 강조하기 위해 일면식만 있어도 그 사람과 잘 안다고 말하는 습성이 있다. 같이 모임에 참석했다가 명함을 주고받거나 악수를 나눈 것만으로도 친교가 있는 것처럼 떠벌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문제는 이런 한국적인 관행이 해외에서 자칫 망신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해 안철수 원장이 미국의 빌 게이츠를 만나러 갔다가 사진 찍는 것조차 거부당한 것이 그 한 예라 하겠다. 천하의 기부 큰손 빌 게이츠와 기부 얘기를 꺼내려면 사무실서의 업무협의 이전에 서로 교분을 여는 식사 초대를 미리 거치는 것이 문명인이라면 당연지사인데, 식사 한 끼도 안 나눈 그냥 일방통행식 ‘방문(visit)’을 상호 긴밀한 ‘만남(meeting)’인 양 지레 떠벌리다 망신당한 것이다.
 
그게 왜 망신이냐? 한때 미국에서 공부했다는 안철수인데 설마 그런 걸 몰랐을 리 있겠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비단 안철수만의 문제가 아니다. 거의 모든 해외 유학생, 연구원, 주재원, 기관원은 물론 업무차 해외 출장을 가는 한국 회사원들이 허구한 날 저지르는 공통적인 실수다.
 
한국적 관행에서는 아무나가 아무 때, 아무 곳에서 악수만 나눠도 만났다고 한다. 하지만 밖으로 나가면, 그 만남의 형태와 의미를 확실하게 구분하지 않으면 낭패당하기 십상이다. 업무적인 미팅이 아닌 개인적인 친교로 만났다고 할 적엔 최소한 정규 오찬(luncheon)을 함께하고서야 만났다는 표현을 할 수 있고, 그 만남이 서너 번 이루어진 후에야 비로소 ‘누구를 안다’는 표현을 쓸 수 있다. 그리되면 다음 단계로 비교적 고급 식당에서의 푸근한 만찬(dinner)으로 이어진다.
 
그런 만남이 여러 차례 지속된 후 호감과 신뢰가 쌓이면 상대를 자신의 집 저녁식사에 초대하게 되는데, 이는 앞으로 ‘친구’로서 사귀고 싶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미 몇 번의 만남을 통해 저 정도의 교양, 매너, 품격이면 친구로 삼아도 되겠다는 자신이 생겼을 때 최종적으로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서 함께 저녁을 먹으며 가족들의 평가와 의사를 묻는 것이다. 물론 이때 합격점을 받지 못하면 다시는 초대받지 못한다. 더 이상 진전 없이 그냥 ‘아는 사이’로 머물고 만다.
 
글로벌 소사이어티에서 피드백 못 받는 한국의 엘리트들
 
한국의 수많은 학자나 공무원, 회사의 임직원들이 세미나, 연수 등의 명목으로 해외에 들락거린다. 물론 자기 비용이 아니다. 국가기관이나 기업에서 부담한다. 가난했던 시절과는 달리 지금은 여유 있게 대준다. 그랬으면 남은 돈으로 그들과 오찬이나 만찬을 함께하거나 사무실에서 임시변통 스몰 파티 또는 작은 선물이라도 하면서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어 왔어야 했다. 헌데 대부분 관광 다니거나 제 가족이나 상사들에게 줄 선물 쇼핑에 남긴 돈과 시간을 다 쏟아 붓고 온다.
 
이 나라 아무개 전 총리는 7년간 미국에서 박사 후 조교수 봉급의 호시절 보내는 동안 단 한번도 같은 동에 있는 노벨경제학상 수상 다른 교수들을 정규 레스토랑에 초대해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적지 않은 월급 받은 걸로 뭘 했냐고 물었더니 알뜰살뜰 모았다가 방학 때마다 디즈니랜드, 옐로스톤공원 등 가족들과 관광했노라고 자랑스레 말하더란다. 그런 사람이 총리를 했으니 작은 나라 외국정부 수반을 총리공관에서 접대할 때 그 꼴불견이란! 하긴 그런들 어떠하리. 그 꼴불견조차 이 나라에선 극히 몇몇 사람을 제외하면 알아차릴 사람도 없으니 말이다.
 
다른 선진국과 달리 한국의 역대 대통령은 물론 그 많은 총리, 장관들이 퇴임 후 외유할 데가 없어 고작 동네에서 후배나 졸개들과 잡담이나 하며 세월을 죽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현직에 있을 때에야 마지못해 상대했지만 퇴직하고 나면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왜? 진즉 밥맛없는 인간임을 확인했으니 그 누구도 놀러오란 소리를 안 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남유럽, 중남미 심지어 아시아의 빈국 네팔에서도 4시간 걸리는 디너가 드물지 않는데 동물에 가까운 화상(畫像)과 그 긴 시간 마주해야 하는 고통을 누가 겪으려 하겠는가? 선진국에 나갔다가 저녁 만찬에 초대받지 못했다면 자신이 “인간 대접 못 받고 있구나!”를 깨닫기라도 하면 다행이겠다.
 
밥 한 끼라도 다시 함께 나누려면 정품격 식탁매너를 갖추어야
 
그깟 밥 한 끼 먹는 게 뭔 대수라고, 또 프랑스 식당은 뭐고 이태리 식당은 뭐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법하다. 오찬이라 해서 그냥 밥만 먹는 일이 아니다. 오찬이면 최소한 한 시간을, 만찬이면 서너 시간을 상대와 자연스럽게 즐거운 담소를 나누며 상호교감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 자세한 대답은 다음 기회에 하기로 하고, 오래전 국내 대기업에서 있었던 일화 하나를 소개한다.
 
▲ <사진설명> 대우그룹에서 초청한 키신저를 식사응대하고 있는 수출입은행 이선호 부장.     © 한국무예신문
 
한창 잘 나갈 때 대우그룹이 미국의 키신저를 초청한 적이 있었다. 그 중 어느 날 김우중 회장은 바쁜 일로 출장을 가 버렸고 마침 식사 때가 되었는데, 이 거물과 식사를 함께할 만한 임직원이 없어 때 아닌 해프닝이 벌어졌었다. 대우그룹을 다 뒤져도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하자, 부랴부랴 수소문하여 당시 대우빌딩에 세들어 있던 수출입은행 모 부장을 긴급 초청(?)하여 키신저와 함께 식사하게 함으로써 무사히 위기(?)를 넘긴 사건 아닌 사건이 있었다.
 
더 안타까운 일은 그때나 지금이나 한국의 글로벌 응대 수준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다. 지금 다시 키신저가 한국에 온다면 그와 함께 식사를 할 만한 내공을 지닌 인물이 기껏 열 손가락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나름 외교에서는 자신한다던 현 대통령조차 언제부턴가 해외 순방국들이 환영만찬을 열어주지 않고 있다. 요리의 나라 프랑스에 가서도 만찬은커녕 오찬도 정규로 못 얻어먹고 제발 햄버거 스타일 약식이라도 좋습니다! 대통령 순방업적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구걸외교로 얻어먹고 오니 말이다.
 
정품격 식사 호스트 능력이 진짜 의원 외교!
 
해외에서는 고사하고 국내 몇 안 되는 프랑스 식당에서나마 호스트로서 오찬이나 만찬을 주재해 본 의원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글로벌 소사이어티 경험을 가진 인물이 아닌 고작 방자, 향단이류의 servants 계층에게서 배운 하위 기능직 시각의 순짝퉁 식탁매너를 무기로 무리지어 후진국으로 몰려가는 의원 외교? 선진국으로 안 가서 차라리 다행이겠다.
 
우선 급한 대로 국비로 출장 혹은 연수 나가는 국회의원, 지방의원, 공무원부터 제대로 된 글로벌 매너 교육을 강제해야 한다. 그리고 현지 평판 조회 등 사후 결과 보고를 철저히 검사해서 헛짓 헛돈 쓰고 온 자들은 비용 다 물게 하고, 다시는 못나가게 감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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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1/12 [22:35]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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