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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적군묘지에 벽오동 심은 뜻은?
사드문제 및 한중간의 갈등을 넘어서는 솔루션, 인류보편적 양심에 호소해야!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기사입력  2017/09/05 [09:14]
▲ 신성대 주필     © 한국무예신문
2013년 박근혜 대통령 중국 방문에서 적군묘지 중국군 유해 송환을 제안한 이후 청와대와 경기도가 휴전선 근처에 ‘세계평화공원’만들겠다며 서로 공을 다투듯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있는 그대로 소박하게 ‘한반도평화공원’이나 ‘한국전쟁기념공원’이었으면 좋으련만 아직도 거창하게 뻥 튀기려는 소국근성을 못 버리고 ‘세계’자를 붙여 씁쓸하다. 그렇다고 ‘DMZ평화공원’은 얼핏 그럴 듯하지만 관광상품 같은 이미지를 풍기는 데다 분단을 고착 또는 기념하는 듯한 느낌이어서 논리적으로 안 맞다. 통일 지향적이지도 않을뿐더러 통일 이후까지 내다보는 명칭으론 부적절해 보인다.

  죽은 적(敵)은 없다

  전쟁에 무슨 선악이 있는가? 전사한 장병들에게 무슨 죄가 있는가? 그들에겐 그 순간까지가 그들의 역사다. 적군이건 아군이건, 흉악범이든 거룩한 성자이든, 의로운 사람이든 비겁한 사람이든 그 죽음 앞에선 경건해야 하는 것이 문명인의 도리. 어찌 인간뿐이겠는가? 하찮은 짐승이나 벌레, 심지어 풀 한 포기라도 생명이 있는 그 모든 것의 죽음에 숙연해 지는 것이 살아남은 자의 심정일 것이다.

  하여 죽은 적(敵)은 없다. 죽은 자는 더 이상 적이 아니다. 함께 싸운 용사일 뿐이다. 그들이 죽었기에 우리가 살아있는 거다. 싸울 땐 싸우더라도, 적이라 해도 존중하고 예를 갖추어 주는 것이 참다운 무혼(武魂).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도 않았고, 총부리를 내릴 수도 없는 대치상황이지만, 어쨌든 과거는 과거다. 원치 않은 어쩔 수 없는 전쟁이었다 해도 그건 그것대로 우리 역사다. 수치스러운 전쟁으로 생각할 필요도 없다. 
 
  한국전쟁 당시 수십만 명의 국군, 유엔군, 인민군(북한군), 중공군(중국군)이 대한민국 산야에 잠들었다. 정전 60년에 즈음하여 국군유해발굴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굴된 북한군과 중국군 유해는 따로 휴전선 근처 북녘을 바라보는 언덕에 임시 안장하고 있다. ‘적군묘지’라는 곳이다. 적군이었기에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북녘을 바라보는 외진 언덕에서 돌보는 이도 없이 세월만 흘렀다. 하지만 아직 발굴되지 못했거나 이미 진토가 되어버린 더 많은 전몰용사들은 어쩌나?

  2010년 무렵 필자가 발표한 칼럼 때문에 파주 임진강 근처 외진 언덕에 버려지다시피 한 이 적군묘지를 찾게 되었다. 그 후 도의(道義)를 지닌 주변 지인들과 함께 민간 모임이 만들어져 이 쓸쓸한 묘지를 돌보며, 산야에 흩어져 떠도는 북한군과 중국군 전몰용사들의 영혼을 위령하는 행사를 해오고 있다. 정기적으로 묘지를 찾아 헌화하고 인근의 사찰 금강사(金剛寺)에서 그들의 넋을 달래는 일이다. 이름 하여 <북중군묘지평화포럼>이다.

  원래 이곳 묘지에는 하얀 나무막대 묘비만 세워져 있었고, 봉분(封墳)도 아기 묘처럼 작았다. 군부대 관할인데다 장소도 인근 마을 사람들조차 모를 정도로 후미진 언덕 밑에 감춰지듯 방치되어 있었다. 하여 포럼에서  "향후 적군묘지가 대북·대중 관계 개선의 가교(架橋)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묘지를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고, 국방부가 이를 받아들여 2012년 가을 묘비를 화강암으로 바꾸고 주차장과 진입로를 만들어 재단장 했다.

  그러다가 2013년 중국을 방문한 박 대통령이 베이징(北京) 칭화대에서 류옌둥(劉延東) 중국 부총리 겸 국무위원에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께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빠진 것이 조금 있다. 올해가 정전 60주년이다. 중국 군인 유해가 한국에 360구가 있다. 유해를 송환해드리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말했다. 이에 류 부총리는 “박 대통령께 너무 감사하다. 제가 바로 시 주석께 보고 드리겠다."고 말했다. 하여 중국군 무명용사들은 모두 고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박 대통령의 제안이 아름다운 뜻으로 이루어진 것이지만, 자칫 외교적 결례가 될 수도 있었다. 사전에 합의된 것도 아니고, 그것도 지나는 말로 주석에게 전하라는 모양새가 어색했다. 한국인으로서야 저들의 유해를 고국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당연하다 여기겠지만, 중국의 입장에선 참전 당시의 불편한 배경 스토리와 여러 이유로 상당히 난감하고 민감한 일임을 감안했더라면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

  물론 이번에 송환된 4백여 기는 극히 일부분으로 앞으로도 계속 발굴될 것이다. 비록 뼈 몇 점 찾았다 하나 그들 육신은 이미 이 땅의 일부가 되었으며 티끌은 들꽃이 되어 천지사방으로 펴져나갔다. 게다가 중국은 전통적으로 전몰 용사를 현지에 묻었는데, 간혹 혼인을 한 직급이 높은 용사들의 유해에 한하여 고향으로 데려갔다. 나라마다 관습이 다른 것이다.
 
▲ 적군묘지(제2묘역)의 본래 모습. 모두 ‘무명인’이다. 처음 이곳은 1968년 1월 21일 청와대를 습격하려 내려왔다가 사살된 ‘김신조부대’로 알려진 북한 124군부대 무장공비들의 가묘가 있던 곳이다. 이후 울진 삼척 등에서 사살된 공비들과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 중 함께 출토된 북한군과 중국군 유해를 이곳에 임시 안장하면서 지금과 같은 묘역이 만들어졌다. 제1묘역의 계급과 이름이 있는 몇 기는 무장공비들로 우리 정부에서는 북한으로 돌려보내려 했으나 침투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북한이 받지 않고 있다. 결국 남북 양쪽에서 버림받은 분단의 희생자들이다. 통일이 되면 그 가족들이 찾을 것이다.     © 한국무예신문

  국립묘지에 대한 중국의 고민

  전몰 용사 국립묘지 문제에 대해 그동안 중국 정부도 나름 고심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예전에 시진핑이 미국 방문 중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았다가 미국인의 애국심이 바로 그런 데서 나온다는 점에 착안하여 중국에도 인민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고자 국립묘지 제도를 본받을 것을 검토했다가 덮어버린 일이 있었다.
 
  죽은 자를 챙기는 일이 결국은 인권문제로 귀결될 것이라는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칫하면 지난 날 단순 실종 처리한 한국전쟁과 중월전쟁의 수십만 전사자에 대한 명예회복과 유족들의 물질적 보상 요구로까지 확산될 것이기에 중국으로선 난데없는 박대통령의 유해송환 제안에 감사한다고는 했지만 기실 남감하기 짝이 없었을 것이다.

  아무튼 중국군 유해는 2014년 3월 28일 거창한 송환식과 함께 중국으로 인도되어 선양(瀋陽) ‘항미원조열사능원(抗美援朝烈士陵園)에 안장되었다. 물론 일반인들 접근 금지된 상태에서 조용히 간결하게 치러졌다. 또 앞으로 발굴되는 유해들도 매년 춘양절에 중국 측에 인도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동안 묘지를 관리해온 국방부로서는 귀찮은 것 돌려줘서 개운하고, 대부분의 국민들도 간만에 중국이란 대국을 상대로 착한 일 했다고 흡족해 하는 것 같다.

  헌데 과연 한국 정부가 이제 와서 중국군 유해를 송환하는 것이 최선책일까? 부산 <유엔군묘지>처럼 휴전선 부근에 <북중군묘지>를 새로 조성하여 한반도평화공원으로 만드는 것은 어떨지? 북한인이든 중국인이든 고향의 흙 한 줌 가져와 무덤을 덮을 수 있도록 하여 서로의 상처를 쓰다듬는 화해의 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면 싶다. 언젠가 통일이 되면 그곳에다 남북한에 흩어져 있는 모든 참전 전몰용사들의 유해를 함께 안장했으면 좋겠다. 그 영령들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과연 유해 송환이 최선책이고 창조적인가?

  적군묘지에 안장되어 있던 중국군은 모두 무명용사들이다. 설사 고국으로 돌아간다 한들 중국인들은 그런 일에 별로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중국인들은 병사를 창이나 총알처럼 소모품으로 인식해왔다. 종교가 부정되고 있는 사회주의 국가인데다 합리적인 민족이라 사후세계의 영령 따위에는 관심도 없다. 죽고 나면 그뿐, 어디에 묻히든 상관치 않는다. 분명 금방 잊혀질 것이다.

  필자는 유해 송환 이전에 한국을 찾은 중국 손님들을 적군묘지로 안내했었다. 미처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그곳에서 그들은 목이 메어 말도 못하고 눈물을 쏟으며 수도 없이 고맙다는 말을 되뇌었다. 헌데 그 묘지가 중국에 있다면 과연 중국인들이 그렇게 찾아가 감격해 눈물을 흘렸을까? 한국 땅 적군묘지이기에 감동한 것이다. 만약 베트남에 적군묘지와 같은 한국군묘지가 있다면? 서울 시민 중 단 한 번이라도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중국인들 역시 마찬가지다. 국가가 알아서 챙겼니 그만으로 더 이상 관심 가질 리가 없다.
 
  그 무엇보다 중국군 유해 송환이 마땅하고 옳은 일이라면 부산 유엔묘지에 묻힌 각국 전몰용사들의 유해도 진즉에 본국으로 돌려보냈어야 하지 않은가? 그 나라들은 왜 돌려달라고 하지 않을까? 그 나라에는 국립묘지가 없나? 가져갈 비용이 없거나 귀찮아서일까?

  남해 거문도에는 지금도 영국군묘지가 남아 있어 거문도를 찾는 관광객들은 반드시 찾는다. 해마다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찾아 와 참배를 하고 동네 학교에 장학금도 보태고 있다. 한 세기를 훌쩍 넘겼지만 그들은 왜 유해를 본국으로 데려가지 않고 굳이 그 먼 곳까지 힘들게 찾아가 참배를 할까?

  서울 남산에 안중근기념관이 있는지조차 모르면서 중국 하얼빈 안중근기념관에는 반색이다. 예전에 임진외란 때 전리품으로 가져갔던 12만 6천 명의 원혼이 서린 일본 교토‘귀무덤’을 돌려받은 적이 있지만 지금 그 일을 기억하는 한국인 거의 없다. 지금도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 합장된 조선인 위패를 돌려달라고 떼를 쓰지만 막상 돌려받으면 어쩔 것인가? 국립현충원에 모실 건가? 아니면 귀무덤처럼 아무 사찰에 떠넘기고 손 털 건가? 일본에는 임진왜란 때 가져간 조선 막사발이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만약 그 사발이 조선에 그대로 있었다면 한국의 국보가 되었을까? 진즉에 사금파리가 되었을 것이다. 뒷일은 나몰라 하는 한건주의 한탕주의 버릇 고치지 못하면 결코 주인의식 못 가진다.
▲ 중국군묘지석. 2013년 1월. ©글로벌리더십아카데미 

  지우개로 푸닥거리하는 한(恨)많은 한민족
 
  골을 못 넣는 한국 축구가 그렇듯 한국인의 치명적인 약점 중 하나는 포지션에 대한 감각 부재다. 상대에 대한 인식 부재, 상대방 입장이 되어보는 훈련이 거의 안 되어 있다. 배려심이 없는 것도, 주체적이지도 창의적이지도 못한 것도 그 때문이다. 역사를 가꿀 줄 모르는, 역사지우기만 할 줄 아는 민족의 특징이기도 하다. 한 치 앞도 못 내다보면서 과거사 청산에 그토록 열중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니 제 조상 위한다고 천리 강산을 원형탈모 시키면서도 적군묘지 하나 가꾸어 후손에게 물려줄 발상이 안 되는 것이겠다. 조선총독부 건물도 그래서 자근자근 부수어 내다버린 것이다. 흔적 지우기! 한을 달랜다는 이유로, 실은 부끄럽다는 이유로 조상의 흔적까지 마구 지운다. 사대근성과 피식민지지배 콤플렉스에서 나온 백의민족의 문화적 역사적 순결주의, 결벽증 내지 강박증이다. 당연히 역사에서 교훈도 배우지 못한다. 그리고는 똑같은 일을 또 당하고는 역사는 반복된다느니 하는 헛소리만 해대는 것이다. 지우개문화의 한계이자 숙명이다.

  미국식으로 모든 유해를 고국으로 가져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물론 미국이라고 모든 유해를 다 가져가는 것은 아니다. 부산 유엔묘지에는 미군의 묘 36기도 함께 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대부분의 국가는 숨진 곳에 안장하는 것이 풍습이다. 해서 영국군 885기를 비롯해 영연방 국가들의 묘가 많이 안장되어 있다. 네덜란드군와 터키군도 많이 안장되어 있다. 전사자가 아닌 참전 용사들도 본인이 원하면 사후 유엔묘지에 동지들 곁에 안장하기도 한다.

  진정한 용사라면 고향으로 돌아가 잊어지기보다는 자신의 피가 스민 땅에서 영원히 기억되기를 원할 것이다. 적의 나라에서 위령받고 존중받는다면 용사로서 그보다 더한 영광이 어디 있으랴! 굳이 고국에 가지 않아도 오히려 더 많은 중국인들이 찾아와 추모할 것이고, 또 세계인들이 보기에도 그게 더 감동적이다.
 
▲ 장미꽃잎바구니. 중국인이라면 단박에 자국기 오성홍기(五星紅旗)를 모티브로 한 꽃바구니임을 알아차리고 이에 담긴 은유적 메시지를 읽어낸다. ©글로벌리더십아카데미   

  중국관광객들이 임진각을 찾는 이유

  서울로 오는 중국인 관광객들 중 절반 이상이 임진각을 찾는다. 자유로를 지나는 관광버스는 거의가 중국관광객들이 탔다고 보면 된다. 한국인들도 잘 가지 않는 그곳을 중국인들이 왜? 한국 정부도 경기도청도 모르고 있기에 수년 전 백방으로 그 이유를 알아봤었다.

  중국에서는 한국전쟁을 ‘항미원조전쟁(抗美援朝戰爭)’이라 부른다. 즉 미국에 대항해 조선(북한)을 도운 전쟁이란 말이다. 그리고 그 전쟁에서 미국과 싸워 자신들이 이겼다고 여긴다. 왜냐하면 동부전선에서는 북한군과 한국군이, 서부전선에서는 중국군과 미군이 싸웠는데 동부전선은 38선 위로, 서부전선은 그 아래로 밀렸으니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승전한 전쟁이었다는 논리다. 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중국 역사교과서에 그렇게 실려 있었다. 그리고 전쟁 직후 한국전쟁 승전을 기념하는 영화 《상감령(上甘嶺)》을 만들었는데 그 주제가가 <나의 조국>으로 중국인들이 애국가 다음으로 즐겨 부르는 노래다. 수년전 후진타오 주석이 미국 국빈 방문했을 때 백악관 만찬에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郎朗)이 연주해 화제가 됐던 바로 그 곡이다. 

  그 승전의 현장을 확인하러 중국 관광객들이 통일전망대와 임진각에 오는 것이다. 그 사실도 모르는 한국에선 “참 이상한 사람들이네요. 그곳에 뭐 볼 게 있다고 해마다 수백 만 명이 몰려가는지…?”라며 그들을 상대로 기념품 하나 개발해서 팔지도 못 하고 그저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중국인들을 멀뚱히 바라보며 고개만 갸우뚱거리고 있다. 물론 관광객들은 적군묘지를 알지 못한다. 알았다면 그냥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적군묘지는 임진각에서 고작 10여분밖에 안 걸리는 거리에 있다.

  아무튼 2011년 겨울 첫 위령제를 지내고부터 이런저런 분들의 오해와 항의를 받았다. 심지어 일본의 어느 신문기자는 뼈를 갈아 마셔도 시원찮을 적군의 묘지를 돌보고 위령하다니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는 말도 했었다. 그때마다 이런 얘기를 해주며 모임이 하는 일에 정당성을 주장했지만 실은 인간존엄성 확보을 위해서였다.

  적군묘지 설명을 들은 한 유명 원로학자는 “아이쿠 이런! 국보 백 개를 그냥 넘겨주고 말았구나! 없는 것도 만들어내야 할 판에 ….”라며 탄식을 내뱉었다. 그게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이고, 한중친선에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소재, 수억의 중국인들은 물론 세계인들이 찾아 묵념하고 감동의 눈물을 흘릴 더 없이 훌륭한 문화 상품인줄을 단박에 알아차린 것이다.
 
  기껏 기존의 유무형문화재를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한다고 난리법석이지만 정작 우리가 ‘문화’, ‘창조’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나 있는지 의심스럽다. 찬란한 문화유산? ‘자랑’은 문화융성도 문화창조도 아니다. 지우개 근성으로는 결코 문화 창조 못 한다. 

  적군묘지는 세계 유일의 문화유산 

  오랜 사대(事大)에 찌든 한국인들은 스스로 주인이 되는 법을 모른다. 주인의식, 좀 더 거창하게 말하자면 주체의식(주체사상이 아닌)이겠다. 하여 감히 중국인들더러 적군묘지에 찾아와 고개 숙이게 하는 일이 가당치가 않은 것이겠다. 대국의 것이니 대국에 돌려줘서 동방예의지국의 착한 어린이(오랑캐)란 소리를 듣고 싶은 게다. 그 착한 단세포 민족의 운명이 어떤 건지는 한국인들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 같지만 기실 가장 모른다.

  베트남이나 필리핀에 씨 뿌려 놓고는 나 몰라 하고 내빼는 한국남자들, 고아 수출하는 나라가 OECD, G20회원국이라니! 책임감? 수치심? 북한 동포의 인권? 순백의 지우개역사관으로 짐짓 모른 척 하는 것이겠다. 

  그러니 야스쿠니 신사에 조선인 위패를 함께 모셔놓고 한국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굳이 치우지 않는 일본인들의 심사를 한국인들은 절대 이해 못한다. 6자회담에서 주도적 역할을 못하는 것도, 독도 문제에서 일본의 매뉴얼대로 끌려가는 것도 그저 우리가 힘이 없으니까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받아들인다. 그게 다 주인의식을 가지지 못한 때문임은 깨닫지 못한다. 그저 악쓰는 것으로 주인임을 주장하려든다.

  중국군 유해를 돌려주고 한국이 뭘 얻었나? 2014년 3월 네덜란드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여 중국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은 중국군 유해를 돌려준 것에 감사표시를 하고 박대통령이 부탁한 시안시 광복군 표지석은 세워주겠다고 했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협조 요구에 대해 중국식대로 노력하고 있다는 원론적 답변만 했다. 더 이상 상관 말라는 얘기다.

  물론 그랬을 리도 없지만 설사 중국에서 먼저 적군묘지의 중국군 유해를 돌려달라고 했더라도 아직 휴전 중이라는 핑계를 대서 거절했어야 했다. 정히 돌려받고 싶으면 당연히 그만한 대가가 있어야겠다. 휴전이 끝나면, 다시 말해 통일되면 돌려줄 테니 통일에 협조하라고 했어야 했다.

  이왕 돌려주더라도 착한 일 했으니 잘 봐달라거나 선물을 달라고 할 게 아니라 주인의식을 가지고 당당하게 거래를 했어야 했다는 말이다. 무엇보다도 이 땅에 혹여 또 전쟁이 발발하더라도 중국군은 다시는 개입하지 말라는 의미의 상징으로서 중국인은 물론 전 세계인들에게 보란 듯이 휴전선 부근에다 세계 그 어떤 묘지보다 장엄하게 꾸며 놓았어야 했다. 아군이든 적군이든 이들 전몰 용사들이 빠진 평화공원은 그냥 놀이공원일 뿐이다.
▲ 2017년 8월 28일, 한중수교 25주년을 맞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부친인 시중쉰(습중훈)의 서북국(연안)에서의 투쟁과 혁명 활동을 함께했던 동지들의 구술을 통해 정리한 《시중쉰, 서북국에서의 나날들》이란 책의 한국어판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추궈홍(邱國洪) 주한 중국대사 등 한중문화계 인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 동영상을 함께 감상하였다. 추궈홍 대사는 박근혜 정부에서 그냥 돌려준 줄 알았지 민간에서의 그 같은 추모사업이 있었는지를 전혀 몰랐었다고 놀라워하였다.     © 북중군묘지평화포럼

  세계 유일한 적군묘지!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잤더니… 아뿔사! 뱁새 한 마리도 구경 못하고 높으신 분의 말 한 마디에 그만 뿌리째 뽑혀 나가버렸다. 잠시나마 한국이 중국에 대해 도의적 우월감을 가졌었다는 점에 자기 만족할 수밖에 없겠다. 그렇지만 이 나라에서 13억 중국 인구를 두고두고 감동시킬 수 있는 일이 이것 말고 어디 또 있을까 하고 생각하니 너무 아쉽기만 하다.
 
  주인 되는 연습이라도 하자

  인간존엄성, 자기존엄성에 대한 성찰 없이는 절대로 주인의식을 못 가진다.

  조선 개국 후 수도를 개경(開京)에서 남경(南京)으로 옮기면서 중국[漢]의 일개 성(城), 한성(漢城)이라 낮춰 부른 이래 지금까지 이 민족은 이 땅의 주인이면서도 주인노릇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 언제까지 견습어린이로 살 것인가? 제발 우리도 주인이 한 번 되어보자. 주인 되는 연습이라도 하며 살자. 그게 새 정신이고 새 정치다.

  훗날 우리 세대보다 더 지혜로운 후손들이 적군묘지를 어떤 카드로 활용할지는 알 수 없는 일. 비록 대통령이 꺼낸 약속이어서 번복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다시 한 번 재고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송환은 그만했으면 한다. 부디 글로벌 매너, 글로벌 마인드로써 세계인들과 소통하는 솔루션으로서의 적군묘지, 평화통일의 시작점으로 삼기를 기원한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들을 요약한 것이니라."
                                                         -마태복음 7장 1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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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9/05 [09:14]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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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무예 전통무예 17/09/06 [09:16]
신성대씨. 요사히 십팔기 협회에 대해서 언급이 적네요. 혹시 문제점이 있나요. 얼마전 십팔기 협회 홈피에 가보니 총재님은 김광석 선생님, 회장님의 이름은 임효덕님으로 되어있네요. 저가 생각에는 신성대씨 회장님이 아니신가요. 의문점이 대두되서 질문해보네요.. 무예의 역사서의 진실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성대씨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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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대칼럼] 무예(武藝)냐 예술(藝術)이냐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6/12/21/
[신성대칼럼] “바보야, 이건 품격의 문제야!”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6/11/27/
[신성대칼럼] 사교(邪敎)라고? 차라리 용서받지 않겠다!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6/11/21/
[신성대칼럼] 대한민국에서 ‘정치’란 무엇인가?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6/10/30/
[신성대칼럼] 주먹질로 날 새는 이상한 나라 코리아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6/08/06/
[신성대칼럼] 북한에 ‘뺏긴’ 조선 국기 십팔기 교본 《무예도보통지》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6/07/24/
[신성대칼럼] 전쟁과 범죄의 경계가 없어졌다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6/07/18/
[신성대칼럼] 전세계에서 한국인들만 삿대질이 중범죄인지도 모른다!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6/07/09/
[신성대칼럼] 놀 줄 모르는 공부벌레, 일벌레들이 한국을 망친다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2016/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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