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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 남는 아쉬움들
대통령 취임식과 1조 달러 무역대국 대한민국의 국격
 
신성대 주필(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기사입력  2013/03/02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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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대 주필     ©한국무예신문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의 취임식이 검소하면서 무사하게 잘 치렀지만 중간 중간 아쉬움도 많이 남겼다. 이미 지난 일이지만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한번쯤 돌이켜 점검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먼저 아침 일찍 자택을 나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복장이 다소 무리였다. 아무리 추운 날씨라 해도 캐주얼 패딩코트 대신 정격 오버코트를 입어 비즈니스 포멀 정장 차림이 표현해주는 헌법상 직분의 무게와 권위를 살렸어야 했다.
 
현충원에 들러 참배할 적엔 '대개 빈손'이 아니게 꽃을 바쳤어야 했다. 오바마 대통령처럼 자기 손으로 화환을 손수 들고(의장병들의 보조를 받으면서) 헌화를 했더라면 금상첨화였을 텐데 너무 아쉽다. 다행이 이번에는 방명록에 남긴 글이 완벽하게 격식에 맞고 정갈해 그동안 쌓인 내공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연월일도 방점으로 처리하지 않고 정확하게 썼다. 다만 싸구려 수성펜이 아닌 굵은 만년필이나 먹물 붓 또는 최소한 간이 붓펜으로 남겼더라면 더욱 빛날 뻔했다.
 
취임식이 소박한 건 좋았지만, 전체적으로 국가에 대한 존경심,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느낄 만큼 강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유명 가수들로 꾸민 식전행사는 언뜻 전국노래자랑 보는 듯 했다. 고민한 흔적 없이 그저 가수들의 유명세에만 기댄 기획자의 무책임함이 엿보인다. 다행이라면 애국가를 부른 조수미의 태극기를 형상화한 드레스가 그나마 체면을 살린 것이다. 역시 글로벌리하게 활동한 사람답다.
 
공적 의사표시는 일절 의미가 명확히 부여되고 혼선 없이 전달되어야
 
이왕지사 군악대가 아닌 2백 명이 넘는 대규모 궁중음악이나 역시 그만한 규모의 오케스트라가 함께 하여 시각적 압도로 대한민국의 위상과 장엄함을 세계에 자랑했으면 했다. 이런 거국적인 행사에서 아무리 악을 쓰며 노래한들 세계인들의 기억 속에는 각인되지 않는다. 소리는 기억하기도 전달하기도 용이치 않아 소통이 불가능하다. 대신 이미지는 훨씬 강하게 그리고 길게 남는다. 취임식을 디자인 하는 사람은 청각에 의존하는 흥타령보다는 이미지(사진)에 의한 시각적 소통을 먼저 고려했어야 했다.
 
단상의 국민대표 100명도 그냥 한 무더기 100명으로 해석하기는 아쉬운 대목이다. 이왕지사 한 명을 줄여 99명이었으면 동양철학으로 스토리텔링이 가능했을 것이다. “99(久久)! 대한민국이여 영원하라!” 그리고 행사의 마지막에 99명의 무희들이 강강수월래를 돌고, 풍물패들이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어 함께 손잡고 원을 그리는 춤을 추며 대통합의 메시지를 남기는 것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더라면 분명 세계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을 것이다.
 
취임선서를 하는 박근혜 대통령은 카키색 상의에 나비 브로치를 달았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희망’의 메시지라고 해석하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좀 부자연스럽다. 그러려면 새 봄의 전령 노랑나비였어야 했다. 브로치 대신 태극기 배지를 다는 것이 정격이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나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은 취임식은 물론 평소에도 국기 배지를 달고 다닌다. 미국 대통령 경선 TV토론에서는 오바마와 룸니 후보 모두 성조기 배지를 달고 나왔다. 대부분의 국가 대통령은 공식행사에 국기 배지를 달고 나온다. 국가 지도자들에게는 사적인 취향이 들어갈 공간이 없는 것이다! 
 
홍익인간(弘益人間), 이화세계(理化世界)! 
 
그리고 이번 대통령 취임사는 세계를 향한 메시지가 뚜렷하지 못했다. 당장 닥친 실업과 복지, 북핵 등 우리만의 당면 문제에 치중된 느낌이다. 좀 더 멀리 넓게 내다보고 1조 달러 무역대국다운 위상에 걸맞은 글로벌 아젠다를 내놓지 못해 허전했다. 우리만의 복지도 중요하지만 '홍익인간 이화세계'와 같은 메시지를 던져 세계 속의 대한민국의 위상을 선언하고 인류 보편적인 의무와 봉사, 그리고 세계 평화와 공동번영에 헌신하겠다는 의지를 표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무엇보다 48%의 국민들과 방관자들의 동참을 호소하는 울림이 없었던 게 못내 섭섭했다.
 
▲ 박근혜 대통령 패션.(사진출처:머니투데이, Naver)
이어서 광화문에서 가진 '희망이 열리는 나무'에 걸려있는 365개의 작은 복주머니에서 국민들이 보낸 희망메시지를 꺼내 읽는 행사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참신한 아이디어였다. 다만 이왕지사 희망편지를 3개만 읽을 것이 아니라, 지켜보는 국민들이 다소 지루한 감을 느낄 만큼 20여개 정도 ‘충분한 분량으로’ 읽었더라면 진정성이 보다 돋보이는 것은 물론 이번 취임식 행사에 ‘박근혜 브랜드’ 여성대통령으로서 전인격적 터치 방점을 찍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적당한 시간 분배, 나열식 행사 진행, 상투적인 기획이 결국 어느 하나에 대표 악센트를 주지 못한 것이다.
 
일부 언론의 취재 시각도 문제가 있었다. ‘33년만의 귀환’ 어쩌구 하는 감상적이고 왕정복고식 시대착오적인 보도로 새로운 리더십에 초점을 맞추지 못했다. 대신 지나치게 대통령의 의상에 관심을 쏟았다. 물론 의욕이 지나쳐 옷을 여러 번 바꿔 입는 바람에 일관된 메시지를 전하기보다는 혼란스런 이미지를 남긴 미숙함도 있다. 게다가 의상이 모두 비즈니스 포멀 수트(정장)가 아니다. 캐주얼 모드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에 배석한 미성년 두 딸들의 옷과 비슷하다. 공적 목적의 공공 공간에서는 맞지 않는다. 이젠 편의를 우선시하는 선거전의 전투 모드를 풀고 예전의 정장 모드로 돌아가야 한다.
 
과욕과 절제 사이에서!
 
역시나 청와대 들어가면서 입은 한복 두루마기도 매우 위험했다. 전통을 소중히 하고 강한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서라지만 형태는 분명 고유한 한복이나 색과 문양이 자칫 세계인들에게 중국 치아파오풍, 일본 기모노풍으로 비칠 뻔했다. 만찬장에서의 한복 역시 그랬다. 온통 짙은 붉은 색에다 하필 사진에는 저고리 목깃부분에 다섯 개의 노란 무궁화 모양의 문양이 별처럼 뚜렷하게 찍혔다. 중국의 오성홍기를 연상케 하는 아찔한 디자인이었다.
 
여성대통령이다 보니 앞으로도 어쩔 수 없이 그가 착용하는 의상은 물론 각종 액세서리들이 세간의 입방아에 오를 수밖에 없다. 혹자는 독일의 메르켈 총리나 다른 세계적인 여성 리더들과 비교하면서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비즈니스 포멀 정장 범주내에 있으면서 자신과 나라의 품격을 견지시키고 있었지 한국의 경우처럼 아무런 자기관리 필터링 없이 사적인 캐주얼풍으로 빠지지는 않았다. 더구나 그들은 모두 대통령이 아닌 수상이나 영부인, 장관들이었다. 박근혜는 대통령이다. 그러니 품격에서 그들보다 좀 더 엄격해질 필요가 있다.
 
단순히 옷만 만드는 장인에게 폭넓은 인문학적 지식과 글로벌 상식까지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니 곁에서 보좌하는 전문가가 어느 때보다도 더 세심해져야 할 것이다. 지난 대선 때 참여했던 김성주 회장 같은 분의 조언을 받거나 그런 분들에게서 풍부한 글로벌 경험을 가진 전문 코디네이터를 추천 받았으면 좋을 듯 싶다. 그리고 그런 면에서는 대통령이 자기 고집을 버리고 꼭두각시가 되어야 한다.
 
소국적 조급함을 버리고 담대하게!
 
또 박근혜 대통령이 만찬장에 들어설 때 도열해 있던 국군전통의장대가 허리를 굽히고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는데, 어이없는 일이다. 이전에도 누차 지적했지만 이는 우리 전통예법도 아니다. 동서고금에 왕의 호위무사 의장대가 고개 숙이는 법은 없다. 의장대는 왕(대통령)의 분신이나 마찬가지다. 로마 교황청 근위병들도 교황에게 고개 숙이지 않는다. 게다가 국군의장대를 만찬장에까지 세우는 것은 대한민국 국군으로서의 자존심이 달린 문제다. 이전 정권에서부터 내내 해오던 관행이라 하여 무작정 따라 할 것만도 아니다.
 
이어서 대통령이 직접 만찬장 연단에서 제의한 건배도 어색한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만찬은 먼 데서 축하사절로 온 해외귀빈에게 답례로 대통령이 베푸는 것이었다. 자신에 대한 축하는 이미 식장과 접견실에서 다 받았다. 신임 대통령은 만찬의 주최측이지 손님이 아니다. 먼저 좌중의 원로가 나서서 축하의 덕담과 함께 건배를 제의했더라면 보다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건배주도 ‘청도 감그린 아이스와인’이란다. 원래 아이스와인은 식후를 위해 일부러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하여 당도를 높여 만든 것이다. 멋모르고 들이킨 외빈들 상당히 의아해했을 것이고 음식을 준비한 요리사들도 꽤 당황했을 것 같다. 사탕 먹고 식사한 것처럼 음식 맛을 제대로 알 리 없으니 말이다. 원래 식전 건배주는 입맛을 돋우기 위해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으로 하는 것이 기본이다. 요즘은 시중에 스파클링 막걸리도 개발되어 있다. 지나치게 우리 것을 강조하려다보니 생긴 넌센스인 게다. 무역대국도 대국이다. 이젠 우리도 대국답게 조급증을 버려야 할 때가 되었다.
 
사진 한 장이면 국격 수준 짐작한다
 
이웃 동네 마실 나갈 때는 당나귀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천리를 가자면 말로 갈아타야 한다. 국회의원시절 타고 다니던 당나귀로는 천리를 가기엔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는 일. 짧은 기간에 정부 내각을 구성하랴, 온갖 복잡한 의전을 세세하게 챙기기가 여의치 않았을 것은 충분히 짐작 가는 일이다. 두서없는 사소한 실수라고 넘길 수도 있지만, 그런 것들이 반복되면 어글리 코리아의 이미지로 쌓여 국가브랜드 제고에 마이너스가 될 것은 분명한 사실.
 
어느 대통령이나 취임식은 처음이자 한 번 뿐이니 아쉬움과 흠결이 남을 수밖에 없겠다. 굳이 잔치 분위기를 애써 깎아내리자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도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심정으로 우리가 아닌 세계인들은 이번 대통령 취임식을 어찌 보았을까 하는 입장에서 촌평을 남긴다. 하루빨리 내각을 정상적으로 가동시켜 각 분야의 훌륭한 전문가들을 모아 국격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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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3/02 [12:49]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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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경일 2013/03/06 [12:34] 수정 | 삭제
  • 다음엔 이분을 총감독으로 추천하지요!
  • 최연충 2013/03/06 [12:33] 수정 | 삭제
  • 공감합니다. 이젠 디테일이 경쟁력인 시대입니다. 하물며 국가원수가 주인공인 행사라면 더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 쌈지사랑 2013/03/06 [12:33] 수정 | 삭제
  • 건전한 지적은 보다 나은 모양새의 밑거름이 되겠지요. 대한민국 브랜드 대통령의 모습 기대합니다.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 천연수 2013/03/06 [12:33] 수정 | 삭제
  • 천연수 멋지세요~정말 멋진지적이세요~사랑합니다~~~
  • 최병화 2013/03/06 [12:32] 수정 | 삭제
  • 아하! 그렇군요. 취임식은 한 번이지만 그 외에도 참고할 것이 많다고 생각됩니다.
    이 글이 청와대 비서진에게 전달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조성근 2013/03/06 [12:32] 수정 | 삭제
  • 정치의 본질을 알고 계시내요. 글.언변 사고. 사상.미모.완벽하시고^^
  • 최동원 2013/03/06 [12:32] 수정 | 삭제
  • 저도 이날 참석해서 행사를 지켜 보았습니다...지적하신대로 그런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취임식은 끝났지만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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