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대   이경명   김정록   김혁출   고성규   김용철   이호철   이지성   이송학   이창후   고영정   기고   역사산책   무협소설   무예이야기   축사
편집 2024.05.10 [14:52]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
섹션이미지
신성대
이경명
김정록
김혁출
고성규
김용철
이호철
이지성
이송학
이창후
고영정
기고
역사산책
무협소설
무예이야기
축사
공지사항
회사소개
광고/제휴 안내
개인보호정책
청소년보호정책
기사제보
HOME > 칼럼 > 이호철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밴드 네이버
21세기의 무예의 위상에 대한 재조명과 성찰
 
이호철 박사 기사입력  2015/06/05 [23:19]
광고
▲ 이호철 박사     ©한국무예신문
급속도로 첨단화되어가는 정보화시대에 스마트폰은 우리의 삶의 큰 변화를 가져온 혁신적인 디지털 경제화를 가져왔다. 더 나아가서 의류, 신발, 차량, 집까지 원하는 디자인으로 짧은 기간 안에 저렴한 가격으로 언제든지 생산과 재생까지도 가능하게 하는 3D 프린터의 출현으로 실물 경제에도 대변혁이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인간의 인지적인 능력 발달의 무한한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무예(武藝)와 같은 인간의 신체적인 능력의 발달에 대한 한계성과 상대적 박탈감은 더 커지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의 무예의 위상은 여전히 주류가 아닌 주변적이다. 그러기에 무예에 관한 개념의 정립이나 인식제고의 노력이 제한적이고 주요 관심을 끌지 못하는 현실이다. 더욱이 동양 무예의 수련은 단순한 전통의 맥(脈)을 이어가려는 시대에 뒤떨어진 시간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인 문화적 삶의 방식으로 전락하고 있다. 가령 무예 동작의 이치를 깨달으며 수련하는 방식이나 과학적으로나 실증적으로 검증되지 않는 불명확한 무예의 효율성이나 관련 동작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이 요구되는 무예의 수련은 시대착오적이며 심지어는 무모한 일로 인식될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무예의 스포츠화로 인해서 기술적인 측면만을 강조하고 문화적 정신적 측면을 무시하는 풍조를 지닌 경기지상주의의 스포츠화가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도 전통적인 무예방식의 정신수련의 중요성을 더 강조하고 유지하려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무예의 오랜 수련을 통해 신체문화적인 이해와 무예의 철학적 통합을 결합시키는 전통적인 무예의 관점은 더 이상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가령 수십 년을 수련한 무예의 대가(大家)와 기량이 뛰어난 실력을 가진 젊은 무예인과의 생각에는 큰 차이가 있다. 격투의 효율성과 효과성에만 치중하는 젊은 무예인의 눈에는 시간 낭비와 같은 오랜 수련을 통한 무형적인 성취감이나 정신적인 고수(高手)를 주장하는 노년의 무예인의 모습은 하나의 허상(虛像)으로 보일뿐이다.
 
 또한 오랜 세월의 반복적인 동작 수련을 통해 고수의 경지(境地)에 오르는 전통 무예방식은 바쁜 생활의 현대인들에게 매력적이지도 않고 심지어 외면을 당하고 있다. 왜냐하면 단기간의 무예 수련을 통해 가시적인 효과 및 결과와 즉각적인 만족감을 기대하는 현대인들에게 장기간의 고통과 인내심에서 나오는 성취감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옛날의 군사 격투훈련의 형태로 사용된 무예는 오늘날에는 효과적인 자기방어 방법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전통의 중요성을 고집하면서 여전히 원시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기술과 훈련도구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맨손무예는 효과적인 호신이 될 수 있지만 완전히 숙달하는데 장기간의 수련기간을 요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양 무예가 현대사회의 복잡성과 기술, 그리고 효율성에 맞춰 무예체계를 정비하지 않고 있는 점이 독특하기도 하면서 의외롭다. 호신술은 여전히 실전적이지만 현대식 군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 서양 무예연구가들은 동양무예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다. 
 
 이러한 동양무예의 비판을 극복하는 움직임으로 무예를 해부학, 운동 생리학, 운동 역학, 스포츠 심리학의 개념체계로 설명하려는 시도로 서구적 세계관에 의한 무예의 재해석이 부각되어졌다. 이는 무예를 서양적 체육관점으로 무도(武道)의 사회적 효용 가치를 재정립하려는 시도로 무예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런데 체육학의 범주에서 이러한 무예의 과학화가 주요한 화두로 추구되어지고 있는 반면, 무예인들은 여전히 ‘무예의 전통성 확보’를 위한 근거 마련을 더욱 시급한 과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기존의 많은 동양무예의 연구들도 대부분이 연구자의 자의적 해석이 개입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가령 한 특정 개인의 지나친 편견이나 무협지사관에 매몰되어 타당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문제점들이 아직 많이 산재되어 있다. 1990년대에 들어와 무예와 관련된 연구물들은 주목할 만한 양적인 증가를 가져왔지만 연구문제가 대부분 ‘전통무예에 대한 관심’과 ‘전통무예’에 대한 논쟁을 통해 전통성을 찾기 위한 연구들이 주를 이루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예의 전통성을 논할 때는 실증문헌적 자료의 빈약성으로 인한 고증의 어려움의 정당화를 위해 근대화 이전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거나 있었더라도 매우 사소하고 주변적인 무예문화를 그 당시에 주류적인 것으로 위조하는 역사의 왜곡의 과오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바른 무예역사 연구의 방향성은 첫째, 태권도나 합기도 등의 각각의 근대 무예사(武藝史)는 근대 이전에는 총괄적인 한국의 무예사로 접근하고 근대이후에는 각 무예의 역사를 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각 무예의 기술적 발전 과정을 역사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가령 각 근대무예들이 이룩한 술기의 기술적 발전은 무술사적 보편가치라는 점에서 무술 유파에서 이룩한 기술적 성취에도 뒤지지 않는 양적, 질적, 그리고 이론적인 것이란 인식을 가져야한다.
    
 또한 서구문화에 대한 전통문화의 상대적 비하경향과 결부하여 신체문화의 경시와 더불어 무예문화를 주변문화 또는 하류문화로 인식하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한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동양무예를 교육적 입장에서 서구체육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인식하는 서구체육 전체에 대한 대항적 개념으로서의 해석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동양무예 수련이 신체단련뿐만 아니라 수련자의 인격조화와 예의 교육적 가능성을 전제하는 것이다.
 
 현대사회 스포츠가 안고 있는 승리지상주의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도덕성과 인성적인 문제에 대한 대안적인 해결을 무예에서 찾으려는 노력도 엿보인다. 특히 수련연령이 낮아지면서 무예수련이 신체기능적인 단련에 그치지 않고 정신적이고 인격적이며 전인적(全人的)인 인격을 완성하는 역할과 인성교육 담당 등의 전통무예의 과정에서 강조되는 예절교육이나, 끊임없이 몸과 마음을 수련하게 하여 궁극적으로 전인적인 인격을 형성해 내려는 무예의 현대적 역할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무예가 가지는 다양한 문화적 역할을 생각할 때, 전통성과 역사성만 강조하는 것에서 벗어난 적극적인 노력과 전향적 시각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무예를 오늘날 시대적 상황에 맞게 좀 더 세련되고 전문화된 형태로 발전시키려는 무예의 현대화적인 시도들이 많이 행해져 오고 있다. 예컨대, 무예대련을 스포츠 형태로, 형(形)을 무용이나 기타 예술 형태로, 명상을 종교적 수행 혹은 카운슬링으로 대체하는 방법 등이다. 이러한 경향으로 인해 무예는 세분화되고 전문화시켜서 이를테면 무예스포츠, 가라테 댄스, 에어로빅 킥복싱, 검도 같은 명상무예나 치료요법무예 등이 등장했다.
 
 현대사회에서의 동양무예의 위치는 단순히 격투술와 호신술에 치중한 제한적이고 주변적인 신체문화에만 머물러 있지 않음을 인식해야 한다. 오늘날 시대가 요구하는 무예의 역할성 위치는 승패중심의 서구의 스포츠와는 달리 경쟁적 놀이문화로 발전하지 않고 심신수양을 통한 수행문화로서의 체육교육적 위치, 책임윤리 실천과 함께 살아가는 공존윤리의 실천적 단련의 장과 도덕적 행위의 실천적인 단련의 장을 제공하는 윤리적 위치, 개인적인 차원이 아닌 사회적인 차원에서의 공동체의 화합과 번영을 위한 기능과 원만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인간을 변화시키는 교육적 기능을 사회교육적인 위치 등이다.  
 
 따라서 21세기가 요구하는 무예의 역할과 위상에 부응하기 위해서 무예지도자들과 특히 무예관련 협회 관계자들은 국수적이고 전통지향적이고 자기무예의 보호적 의식에서 과감히 탈피하고 명예와 물욕의 집착을 버리는 환골탈퇴적인 의식개혁과 자구적인 성찰과 개선의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밴드 네이버
기사입력: 2015/06/05 [23:19]  최종편집: ⓒ 한국무예신문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이호철칼럼] 합기도의 세계화 시리즈(1): 합기도 세계화의 특징들 이호철 박사 2016/06/12/
[이호철칼럼] 도장 경영난 타개를 위한 조언(1) 이호철 박사 2016/05/29/
[이호철칼럼] ‘합기도’ 무명(武名) 개명 논란, 이젠 종식시켜야 한다 이호철 박사 2016/05/14/
[이호철칼럼] 합기도 수련 이념과 원리의 올바른 정립(3) 이호철 박사 2016/05/09/
[이호철칼럼] 합기도 수련의 이념과 원리의 올바른 정립(2) 이호철 박사 2016/04/23/
[이호철칼럼] 인도 무예에 대한 고찰 (A) 이호철 박사 2016/04/10/
[이호철칼럼] 합기도 수련의 이념과 원리의 올바른 정립(1) 이호철 박사 2016/04/01/
[이호철칼럼] 무예의 현대적 개념에 대한 전환적 인식과 태도의 필요성 이호철 박사 2016/03/16/
[이호철칼럼] 합기도의 호신술기 체계의 확립(3) 이호철 박사 2016/02/01/
[이호철칼럼] 무예수련이념의 바람직한 인간관계의 적용(1) 이호철 박사 2015/12/23/
[이호철칼럼] 합기도의 호신술기 체계의 확립(2) 이호철 박사 2015/11/11/
[이호철칼럼] 합기도의 호신술기 체계의 확립(1) 이호철 박사 2015/10/26/
[이호철칼럼] 합기도 역사적 정립의 올바른 방향 제시(7) 이호철 박사 2015/10/11/
[이호철칼럼] 합기도 역사적 정립의 올바른 방향 제시(6) 이호철 박사 2015/09/06/
[이호철칼럼] 합기도 역사적 정립의 올바른 방향 제시(4) 이호철 박사 2015/08/09/
[이호철칼럼] 합기도 역사적 정립의 올바른 방향 제시(3) 이호철 박사 2015/07/30/
[이호철칼럼] 합기도 역사적 정립의 올바른 방향 제시(2) 이호철 박사 2015/07/15/
[이호철칼럼] 합기도 역사적 정립의 올바른 방향 제시 이호철 박사 2015/07/03/
[이호철칼럼] 무예 서적(武藝書籍)의 여전히 서글픈 자화상(自畵像) 이호철 박사 2015/06/18/
[이호철칼럼] 21세기의 무예의 위상에 대한 재조명과 성찰 이호철 박사 2015/06/05/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최근 인기기사
광고
광고
광고
  회사소개광고/제휴 안내개인보호정책청소년보호정책기사제보보도자료기사검색